고졸이 스타트업에서 억대보상을 받는 임원이 되기까지#11
최종적으로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까?
창업을 해야겠다는 목표만 가지고 있었지,
막상 창업을 통해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최종적으로 어떤 것을 이루고 싶은지 생각을 한 적은 없었다.
20대 내내 일을 하며 고생했던 내 인생을 한번 돌아보고,
30대의 목표를 넘어 인생에 대한 목표를 세울 필요가 있었다.
퇴사도 했겠다, 한번 길게 여행을 하며 내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기로 결정했다.
내가 성공하였을 때,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상상을 해봤다.
'바다가 보이는, 저택에서 살면서 서핑과 낚시를 즐기고 소중한 사람들과 저녁마다 파티를 하는 삶'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였다.
30대가 된 첫 여행의 콘셉트는, 낭만 있는 미래의 삶을 경험해보는 것으로 잡았다.
이 경험이 앞으로 창업을 하는 데 있어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제주도 애월 쪽에 바닷가가 보이는 50평짜리 2층 펜션을 통으로 한 달을 빌렸다.
차량은 스포츠카를 빌려보고 싶었지만, 코로나 때문에국내여행객들이 제주도로 몰려 차량이 없었다.
(그나마 빌릴 수 있는 게 모닝과 레이였는데 하루에 12만 원 ~ 13만 원이라는 정신 나간 금액을 받았다. 한 달 살이에 차량을 필수이기에, 모닝과 레이를 번갈아 빌려서 탔었다)
그렇게 제주도를 떠났고,
바다를 보며 매일 명상하고 러닝 하고, 낚시도 하고, 서핑도 하며, 친구들을 불러 매일 저녁마다 신나게 놀았다.
3주가 되자, 갑자기 재미가 없어지기 시작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었던 삶이었는데 막상 현실이 되니 나랑은 맞지 않았다.
이전에, 스타트업에서 불가능한 목표를 팀원들과 의샤의샤 하며 달성했던 경험들이 떠올랐다
스타트업에서의 삶이 제주도의 삶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설레었던 경험이라는 걸 깨달았다.
내가 있어야 하는 자리가 어디인지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인생의 목표를 정했다.
"죽을 때까지, 평생 일하기"
내 삶에서 나는 언제나 항상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문장만 보면 너무 슬픈 것 같은데, 나름의 철학이 있다. )
어떤 일을 할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반드시 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 과정에서 부를 쌓는다면, 나는 하고 싶은 일들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고 그 일들을 통해 또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추상적이지만, 충분히 나에게 동기가 될 수 있는 목표를 잡고 나는 다시 서울에 올라왔다.
서울에 올라오고, 링크드인 프로필에서 까먹고 안 하고 있던 큐피스트 퇴사 업데이트를 했다.
링크드인 알림이 뜬 것일까?
여러 대표님과 리크루터들에게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목적은 불 보듯 뻔하기에, 바쁘다고 하며 만남을 모두 거절하였다. (조직에 다시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았음)
친분이 있었던 단 미소와 교육회사인 T사를 제외하고,
T사의 대표님은, 항상 도움을 많이 주셨어서 한번 만나보자는 생각으로 만났고,
미소 대표님은, 안 본 지 6개월이 넘었으니 오랜만에 보자는 생각으로 만났었다.
오랜만에 만나 근황토크를 하며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결국, 두 곳 모두 예상한 대로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각각 다른 방식으로 오퍼를 전달했다. (아직 30살밖에 안되었으니, 딱 1년 ~ 2년만 본인들의 사업을 도와 달라는 이야기를 하며)
취업에 정말 생각이 없어지만, 나를 이렇게 강력하게 필요로 하는 대표님들 때문에 마음이 크게 흔들렸었다.
T사는 나에게 7년 동안 3번의 매력적인 오퍼를 줬지만 3번이나 거절을 했던 기업이었다.
미소 같은 경우,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들어줬던 조직이라 애착이 꽤 컸던 기업이었다.
창업은 아직 젊으니 1년만 미뤄도 괜찮이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고, 그들의 간절한 부탁은 나를 갈등하게 만들었고, 결국 다시 선택하게 만들었다.
"사업 아이템을 찾을 때까지, 1년 동안 도와드릴게요"
미소를 선택했다.
T사는 오퍼는 미소보다 파격적이었으나,
(높은 기본급 + 2년 안에 성과에 따라 현금 10억을 순차적으로 받을 수 있는 플랜으로 제안)
나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기쁜 순간을 만들어줬던 미소에 은혜를 갚고 싶은 마음이 더 컸었다.
(또한, 그동안 미소를 나오고 성장을 한 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였고, 마치 무사수행을 하고 돌아오는 캐릭터처럼)
그렇게, 나는 내 인생의 마지막 직장생활을 미소에서 임원으로서 1년 동안 근무를 하고,
빅터의 요청에 6개월을 추가 더 근무하며 마무리를 하였다.
(미소의 2회 차 이야기는 추후 인사이트 에피소드로 풀어내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긴 글을 태어나서 처음 써봤습니다.
원래는 간단하게 3편 정도로만 쓰려고 했지만, 글을 쓰다 보니 욕심이 생겨 자꾸 늘리고 또 늘리다가 11편까지 쓰게 되었네요.
인사이트가 듬뿍 담긴 글을 써야 할까, 나의 이야기를 써야 할까...
글 쓰는 중간중간마다 참 많은 고민들을 했습니다.
인사이트가 담긴 글들을 쓰자고 하니, 스토리가 너무 길어질 것 같고 스토리만 쓰자고 하니, 뭔가 글 제목처럼 억대보상을 받았던 근거가 너무 빠지는 것 같아...
계속 고민을 하다 핵심적인 두 가지 정도의 인사이트가 있는 내용들만 쓰면서 스토리를 넘기자는 생각으로 글을 쓰는 걸로 정했습니다.
(각 스타트업에서 경험한 에피소드별 인사이트풀 한 글들은 추후에 정리를 하는 방향으로)
글을 쓰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높은 조회수와 라이킷 그리고 댓글을 보며, 스타트업에서 폭발적인 성과를 만들었던 것과 같은 기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1)창업을 도전하고 있는 저의 생생한 이야기들과 2)저를 억대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만들어줬던 인사이트위주로 정리하는 글들을 정리해서 올리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