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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단 Nathan 조형권 Mar 11. 2023

케냐 사파리 : 행운의 상징, 빅 파이브를 만나다

칠십에 떠난 아프리카 배낭 여행기

이 이야기(2013년 배경)는 저희 아버지인 조승옥 님이 쓰신 글을 제 브런치에 올린 것이니, 미리 양해 부탁 드립니다. 앞으로 10회 정도 연재 계획입니다. 아프리카 배낭 여행 계획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침 8시 30분 게임 드라이브 출발. 두 명의 대만 여성이 우리 일행에 합류했다. 대학교 다닐 나이인데 직장에 다닌다고 했다. 이렇게 해서 우리 일행은 8명으로 불어났다. 


오늘은 '빅 파이브'(Big Five)를 찾아 마사이 마라 평원을 누비는 날이다. 빅 파이브를 모두 만나면 행운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보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여기에 먹이와 물을 찾아 이동하는 동물들의 민족대행진 장면을 볼 수 있다. 


빅 파이브는 사자(lion), 표범(leopard), 코뿔소(rhino), 물소(buffalo), 코끼리(elephant)를 지칭한다. 


코끼리와 사자는 이미 어제 보았는데, 오늘도 어제 본 그 자리 부근에서 다시 사자들을 보았다. 아마 사자가 서식하는데 좋은 조건을 갖춘 모양이다. 오늘 코끼리는 보이지 않았다. 보이지 않은 것이 아니라 가이드인 운전기사가 코끼리 있는 곳으로 우리를 데려 가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사자를 만난 부근 잡목이 우거진 숲에서 표범이 발견되었는데 빠르게 숲속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해 아쉬웠다. 일행 중 스웨덴에서 온 핸릭이 소형 카메라로 잘 잡았다. 


여행사에서 추천하는 사파리 준비물로 쌍안경을 들고 있는데, 실제로 현지에서 쌍안경의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 망원 렌즈가 달린 카메라를 지참한 관광객은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내가 가지고 간 하이엔드 카메라로도 충분히 잡을 수 있었다. 사진 찍을 동물이 나타나면 차가 가까이 접근해 주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코뿔소와 물소가 많이 보이지 않았다. 코뿔소는 딱 한 마리 그것도 멀리서 보았다. 그래도 내가 찍은 사진은 선명하게 나왔다. 물소도 보기는 했지만 사진은 찍지 못했다. 나중 나쿠루에 가니 곳곳에 물소가 많이 있었다. 타조도 한 마리 보았다. 풀 속에 있는 키가 작은 잡목 그늘에 누워 있는 치타 두 마리도 만났다. 암수 한 쌍인 것 같았다. 치타는 얼른 보아 표범과 외모가 비슷한데 몸집이 표범보다 적고 무엇 보다고 눈 밑에 눈물 흘린 자국 같이 검은 줄이 나있는 것이 치타다.  


오전 게임 드라이브 끝날 때쯤에는 탄자니아 국경 부근까지 진출했다. 커다란 나무 그늘에서 도시락을 들고 오후 게임 드라이브에 나섰다. 오후에는 개울가로 가서 하마와 악어를 보았는데, 하마는 몇 마리가 강의 모래사장에서 자고 있는지 누어있고, 한 마리만 물에 있었다. 악어도 마치 해변에 배를 정박시켜 놓은 것처럼 꼬리 부분은 물 쪽으로 하고 머리 부분은 강가에 턱을 고인 듯이 있었다. 이곳은 폭이 제법 넓고 수량도 적지 않아 개울이라고 하기보다는 강에 가깝다. 


다음으로 우리를 안내한 곳은 기린이 있는 곳이다. 키가 큰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곳인데 여기서 기린 대여섯 마라가 나뭇잎을 따먹고 있었다. 


마사이 마라 평원에서 무리를 지어 풀을 뜯거나 이동하는 대표적인 동물로는 임팔라(impala) 가젤(gazelle) 와일드비스트(wildebeest) 하테비스트(hartebeest) 토피(topi) 얼룩말 등이 있다. 얼룩말을 제외한 동물들은 생소하여 이름을 몰랐는데, 일행으로 함께 게임 드라이브를 하는 서양 친구들이 열심히 책을 들여다보는데 거기 사진과 함께 이런 동물들이 소개되어 있었다. 사실 여행 떠나기 전에 관련 자료도 수집하고 연구해야 하는데 나는 준비를 하지 않은 것이다.  


그들이 보는 책자는 세계 여행가들의 바이블이라 할 수 있는 <론리 플라넷(Lonely Planet>)이라는 여행전문 서적의 동아프리카 편이었다. 나도 배낭여행을 한 젊은이들이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책 이름은 보아서 알고 있었다. 이 책은 교통, 숙박, 지리 등 여행에 관련 된 정보가 상세히 수록되어 있어 여행 떠나기 전에 읽어보고 여행 때 지참하는 것이 보다 알찬 여행을 하는데 무척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임팔라영양(antelope)이라고 부르는 임팔라는 양처럼 생겼는데 몸집은 우리나라 어린 송아지 정도로 크며 수컷은 U자 모양의 뿔이 나있고, 암컷은 뿔이 없으며 수컷보다 몸집도 작다. 맹수의 공격을 받을 때처럼 위급할 때는 3m 높이로 한 걸음에 약 9m의 거리를 뛸 수 있다. 주로 적갈색을 띠며, 복부는 희다. 넓적다리에 검은 줄이 수직으로 하나 있으며, 각 뒷발굽의 뒤쪽에는 검은 털 다발이 있다. 표범 사자 치타의 먹잇감이다. 


임팔라와 같이 영양류에 속하는 가젤은 임팔라 보다 체구가 적고 암수 모두 테가 있는 뿔을 가지고 있는데 천적은 치타다. Gazelle이라는 이름은 아라비아어 가젤에서 유래되었는데, beautiful(아름다운), grace(우아한)의 의미이다. 달리는 속도가 빠르며, 한배에 1마리를 낳는다. 고기 맛이 좋아 식용한다. 가젤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마사이 마라에서 본 것은 톰슨가젤(영어: Thomson's Gazelle)인 것 같다.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가젤의 하나이다. 몸길이 85~170cm이고, 몸무게는 12~85kg이다. 성질이 순해 동물원에서 기르기 쉽다.


하테비스트는 고기가 육질이 좋고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밀렵꾼들이 선호하는 사냥감이 되어 아프리카 슈퍼마켓에서 다른 고기로 속여 팔고 있는 실정이다. 사람이 좋아하니 다른 야생동물들도 예외가 아닌 듯 사자 표범 하이에나 치타 자칼 들개의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 그러니 멸종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와일드비스트는 영한사전에 그냥 누(gnu)라고 번역되어 있고, 아프리카산 큰 영양의 일종이라는 설명이 있다. 누는 아프리카 토속어다. '동물의 왕국'과 같은 TV 프로그램에서 큰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누떼를 흔히 볼 수 있다. 


건기인 8월에 탄자니아의 세렝게티로부터 케냐의 마사이 마라로 대이동을 하며, 10월에는 다시 세렝게티로 돌아간다. 대이동할 때는 수만 마리의 큰 무리를 이루는데, 보통의 경우에는 20∼50마리씩 무리를 이룬다. 누 130만 마리, 가젤 36만 마리, 얼룩말 19만 마리가 이 대이동 대열에 참여한다. 천적은 사자 치타 표범 하이에나 등이며, 마사이 마라에서는 사자의 주요 먹이가 된다. 얼룩말과 함께 어울려 풀을 뜯는 것을 보면 식성이 같은 모양이다. 


토피는 하테비스트와 비슷하나 뿔이 곧고, 적갈색의 털이 반들반들하며, 다리 윗부분에 짙은 보라색의 큰 반점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토피도 발이 빨라 시속 80킬로미터로 달릴 수 있다. 밀렵꾼들이 선호하는 사냥감이며, 천적은 사자와 하이에나. 특히 하이에나의 밥이다. 자칼은 호피의 세끼를 잡아먹는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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