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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희동 김작가 Mar 06. 2024

설렘 가득한 봄날입니다



봄입니다. 봄 입니다만 오늘은 참 특별한 봄날입니다. 올해 중학교에 들어간 손녀가 입학을 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처음으로 교복을 입게 될 것이고 처음과 마주하는

모든 것들과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될 것입니다.


아이의 첫 발걸음을 응원해 주려고 새벽에 꽃시장에 나가서 싱싱한 꽃을 샀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을 떤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학교에 입학하는 새내기 자녀들을  위해 꽃다발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꽃향기로  가득 찬 꽃시장에는 장미, 안개꽃, 노란 프리지어 말고도 이름 모를 꽃들이 풍성하였습니다. 그중 마음에 드는 꽂을 사서 옆 가게에 있는 플로리스트에게 가져가면 예쁜 꽃다발을  만들어 준답니다, 금손이군요 한 다발 뭉텅이 꽃이 몇 번의 쓰다듬만으로 아기자기 오손도손 귀여운 꽃다발로 탄생합니다.


겨우내  온실 안에서 자란 꽃들이 이른 봄 찬 공기에 놀라지 않도록 소중하게 가슴에 안고 오면서 나는 어느새 중학생이 되는 아이를 생각합니다.  


할머니의 사랑이란 지니고 있는 원래의 모성 인자함과 너그러움을 옵션으로 품고 있는 듯합니다.  


할머니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부여받은 그날부터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아이와 함께 나의 마음도 자라고 있었습니다. 손녀를 향한 마음은 더욱 인자하고 너그러워졌으며 더욱 지극해졌습니다. 낯설었던 이름, 할머니라는 고유명사가 이젠 완전히 내 것이 되었습니다. 딸아이를 키울 땐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사랑이  안에 있는 줄 나조차 몰랐답니다.


입학식을 마치고 새로 배정받은 교실에서 담임선생님과 친구들의 첫 만남이 이루어지는 동안

학부모들은 복도에서 아이들보다 더 설레고 있습니다. 올해만 해도 150 여 개교가 넘는 학교는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부족으로 인해 입학식을 치르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이런 풍경조차 귀한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입학식을 마친 아이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새로 맞춘 교복은 모두 넉넉합니다. 초딩에서 중딩으로 승격했지만 아직은 어린때를 벗지 못한 중학생 새내기들, 어색한 몸짓과 수줍은 미소가 여전히 귀여울 뿐입니다.

 

학교 교문을 배경으로 아이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공부에 지치지 않기를, 많은 친구들과 사귀기를,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새 봄, 첫날, 설렘...


오늘은 오래 기억될 봄날입니다.  나는 이제 점점 여물어 가는 아이의 모습을 한 발짝 뒤에서 바라볼 것입니다.

1학년 새내기 한개의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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