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이 비교를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재산, 집, 차, 직업 등 수치화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비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평균’은 각종 수치로 정의된 평균과는 거리가 멀죠.
서른이 넘은 남자라면 차 한 대쯤은 끌고 다녀야 하고, 결혼을 했다면 아파트에서 살아야 한다고 여깁니다. 세후 300 이상의 수입을 가져야 한다고도 생각하죠.
이 '평균’은 수학적인 평균이 아닙니다. 가족, 친구, 사회, 미디어 등 인생의 여러 '시누이들’이 한마디씩 보태 만들어낸 기준입니다. 슬픈 일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평균 이하의 삶을 살고 있다고 느낍니다. 우리는 스스로 만든 기준에 갇혀 자신을 비하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미디어와 소셜 네트워크에서는 금수저들을 동경합니다. 그들의 멋진 모습에 부러움을 느끼고, 우리 자신이 초라해 보여서 그런지 반대되는 삶을 보고 싶어합니다. 연예인들이 TV에 나와 돈자랑을 하면 지겹다고 말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은 그런 모습에 열광합니다. 그들처럼 되고 싶어하죠.
저는 세후 190의 사회복지사입니다. 세후 190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인생이 비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멋진 차도 없고, 매일을 아등바등 살아갑니다. 하지만 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지 않을 겁니다. 재미가 없으니까요. 인스타그램에 올릴 멋진 사진도 없고, 행복해 보이는 모습도 없습니다. 그저 현실일 뿐이죠.
하지만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를 찾을지도 모릅니다. 달지도, 맵지도, 소금기 가득하지도 않지만, 무슨 맛인지 모르지만 먹어본 맛 같은 그런 이야기를요.
우리나라에서 세후 190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낙인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경쟁에서 도태된 자, 실패자, 패배자로 여겨질 수 있죠. 하지만 삶은 그저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위해 존재합니다. 저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