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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 Jul 11. 2024

엄마가 된다는 것

내 아이의 최애가 된다는 것

  태어나고 한달까지 보통 신생아라고 하는데, 신생아 시기에 아기는 누가 엄마인지, 누가 아빠인지 알아보지 못한다. 그저 내가 울면 지금 내게 먹을 것을 주고, 내가 졸리면 나를 재워주는 그런 사람이라면 누구든 상관없다. 아무나 나의 불편함을 해소해주고, 나의 주린 배를 채워주기만 하면 된다고 한단다.


 그러다 보통 6개월이 되면 애착형성 시기가 시작되어, 낯을 가리고 엄마를 알아본다. 그리고 이때부터 엄마는 자유를 잃는다. 화장실만 가도 빽빽 울어대는 존재, 식사는 물론이요, 인간의 가장 개인적인 업무인 용변조차 마음껏 보지 못하는 그런 삶이 시작 되는 것이다.


 조금 일찍 결혼한 친구네 집에 놀러갔다. 아이들이 엄마 화장실앞에서 문을 벅벅 긁으며 우는 것을 보고, 너무 놀랐던적이 있는데, 우리 아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았다. 우리아이는 심지어 이 낯가리는 시기마저 조금 빨리와서 100일이 조금 지난 후부터 엄마를 조금씩 찾기 시작했다. 마트에 잠깐 먹을것을 사러갈때도 마음이 조마조마, 집에서 단둘이 있을때는 당연히 화장실 또한 마음껏 가지 못하고, 씻을때 조차 문을 열어놓고 씻어야 했다.


 그런데 이런 엄마의 삶이 마냥 힘들기만 한것은 아니었다. 한편으로는 이 세상에서 이렇게 나만 좋아해주는, 아무것도 필요없고 오로지 나만 있으면 된다고 하는 존재가 우리 아이말고 또 있을까 싶기 때문이다.


나의 부모도 나를 사랑했지만 어쩃든 어른의 삶에는 다른 신경쓸것들이 많지 않은가? 우리남편도 나를 사랑하지만 그에게는 본인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고 회사도 가야하고 아무튼 신경쓸것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 아기는 아무것도 신경쓸것도 없이 오로지 '엄마'만을 원한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한때는 엄마 껌딱지에 모든것은 엄마가 해줘병이 걸려서 밥도 오로지 엄마가 줘야하고, 목욕도 오로지 엄마가 시켜줘야 하는 그런 무시무시한 증상을 앓았는데, 몸이 부서져라 너무 힘들기도 했지만 또 이렇게 나를 원하고 사랑하는 존재가 또 있을까? 엄마란 행복한 존재구나 아이가 이렇게나 많이 사랑해 준다니 라고 생각하곤 했다.

 

 명품도 비싼 집도, 옷도 그 어떤것도 필요없다 오직 내겐 엄마만이 필요할 뿐이라는 아기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는가, 이렇게 무조건적인 사랑이 지구상에 어디에 또 존재할까?  


아이의 이런 무조건적인 엄마사랑은 점점 줄어들것이다. 어느날 나를 덜 필요로 할것이고, 어느날 엄마보다는 친구가 좋다고 할것이며 그리고 어느날 나를 영영 떠나서 혼자 또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것이라고 할것이다.


그래도 나에게는 이 잠깐의 내가 아이의 전부였던 시기가 평생의 행복으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지난 주말 나는 일이있어 지방에 다녀왔다. 그래도 가끔은 남편에게 아이를 맡겨두고 볼일을 보거나, 개인시간을 가지긴 했는데 이렇게 오랜기간 하루종일 내가 자리를 비웠던적은 처음이라 걱정을 많이 했었다. 다행히 아이와 아빠는 무탈히 시간을 잘 보냈고, 나는 자기전의 잠깐의 모습이라도 보고싶어 부랴부랴 집으로 돌아와 자기전의 잠깐동안 아이를 보았다. 아직 말을 잘 못하는 우리아이는, 종일 엄마가 보고싶었다는 듯이 꽤나 오랫동안 나를 안아주었다. 그 시간이 요근래 보냈던 시간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내 아이의 최애가 된다는것,  살면서 경험해보지 못한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는 것이다.

매일매일 사랑을 받기에 힘들어도 나는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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