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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비건의 야채 쇼핑

몸에 하는 진정한 투자

by 구월애

내가 사는 동네 근처에 토요일마다 마켓이 열린다.

인스타에서 봤던 오가닉 야채를 이마켓에서 팔고 있다고 하길래 마켓을 가보자 맘을 먹었다.

직접 얼마 이상이면 매주 배달을 해준다고 인스타에서 광고를 하는데 그냥 시켜 먹을까 하다가

직접 가서 보고 싶었다.

우리 동네에서 차로 10분 정도의 거리여서

토요일 오전에 갔다.

난 이 동네에 22년을 넘도록 오래 살았는데 왜 이런 곳 한번 맘 편히 다니지 못했을까?

너무 살아남기에만 바빴나 보다.


22년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이제야 동네 마켓을 찾아가다니 참

인생이 이렇게 달라지는 건가? 아님 이제야 마음의 여유가 생긴 건가…

코비드 때문에 거리가 아니라 학교에서 작게 마켓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얼마나 반가운지… 사람들도 시장바구니를 들고 동네 초등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초유기농 계란(풀어서 키운 유기농 닭들의 달걀) 12개 호주 돈으로 10불


뭐든지 슈퍼에서 파는 것보다 오가닉 야채와 과일은 두세배 정도 더 비싸다.

꽃을 좋아하는 나는 그냥 지나칠 수가 없으니 눈 구경이라도 해야지.

호주의 야생화들은 언제 봐도 멋지고 근사하면서 이국적이다. 저런 꽃들을 볼 때마다 아 내가 이국에서 살고 있구나 실감한다. (한국에 가고 싶다. 코비드19 때문에 몇 년째 못 갔다ㅠㅠ)

마켓이다 보니 이것저것 많이 팔고 있지만. 빨리 유기농 야채와 과일을 파는 곳으로 발걸음을 서둘렀다. 오후 2시에 닫으니 서둘러야 했다.

건강한 아보카도

색깔이 진한 케일을 한 줌 담고 6불

벅 쵸이와 초이 섬도 사고 4불씩

생강저만큼 이 11불, 세상에 한국돈으로 거의 만원 정도? 아까워서 다 먹을 생각이다.

마늘도 한 개에 2천 원($2.50) 세상에 세상에나

우와 도넛

간식!

근데 글루텐 프리 도넛이란다

일단 애들이 소시지처럼 줄을 섰으니 나도 뒤에 섰다. 줄 선 곳은 맛나다는 이야기라고 믿어 본다.

그리고 이런데 오면 반드시 해야 하는 군것질!

글루텐 프리 도넛이란다

10개에 16불

설탕을 묻혀 주는데 와구와구 한 개를 사자마자 먹었다 ㅎㅎㅎ(설탕 금지로 살고 있지만 군것질은 반칙하는 거지 뭐. 너무 나를 완벽한 규칙에 집어넣고 싶지 않다. 숨통은 트이고 살아가는 것으로)

나머지는 집에 가져가서 냉동고 안에도 넣고 하우스메이트도 두어 개 주었다.

정말 맛있어 보이는 빵이지만 밀가루로 만든 거라 패스 ㅠㅠ 당분간은 밀가루는 안되니까( 밀가루 음식 안 먹기 챌린지 중이다)


유기농 야채를 집에 오자마자 조금씩 꺼내서 잘 씻고, 마늘도 넣고, 생강도 채쳐서 넣고

올리브 오일 ( 볶음 가능용으로) 볶아서 잡곡밥을 조금 섞어서 점심으로 먹었다.

근사하지 않은가?


*내 몸에 농약이 아주 적게 들어간 야채를 주었다는 기쁨.

*좋은 음식을 내 몸에 주자는 노력.

그리고 그것에 대한 돈을 아낌없이 사용하는 것.

나는 이게 명품백을 사는 것보다 더 나은 소비 같다고 믿는다.

명품가방 하나면,

일 년을 유기농 야채와 과일을 먹고살 수 있을 것 같다. 내 몸속을 명품으로 만들려고 노력한다.

좋은 유기농 음식을 꾸준히 먹으면 장도 좋아지고 장이 좋으면 뇌도 좋아지고 건강해 지니까.

아 유기농 감자는 삶아서 껍질째 먹었다.

감자 고구마는 아주 좋은 음식이라고 한다.

아 한 가지 더

아일랜드 나라에서 만든다는 글루텐 프리 소다 브래드(soda bread)

이스트 대신 베이킹 소다를 넣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왜? 베이킹 소다를 넣으면 이스트를 넣은 것보다 발효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되어서?라고 한다. 그렇군 하면서 먹어봤는데

음~~~ 바나나 브래드랑 조금 비슷했다.

많이 먹을 건 아니라서 냉동고에 잘라서 넣어두고 하우스메이트도 주었다.

모든 작은 경험은 나누면 좋으니까( 나중에 시드니 오면 우리 집에 와서 세워하세요 얼마든지 조금씩 경험을 나누어 줄 테니 ㅎ)


비건으로 유기농 야채와 과일을 먹고사는 방법은

로컬 마켓에 가서 유기농 야채와 과일을 사면서 고르는 즐거움을 느끼면 되지 않을까?


다음엔 좀 구체적으로 유기농 과일을 사보고 기록을 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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