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정말로 실력을 쌓아보려고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고, 꾸준히 생각하는 내 적성에 맞는 컴퓨터 공학과 프로그래밍 공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
"우리가 여기 온 이유는 ‘동물들을 공부시키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팀원을 모으기 위해서야. 흰 기린이 가장 먼저 너를 찾으라고 했어.”
거북이가 사자의 말을 듣더니 흥미롭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왜 날 찾는지 알 것 같은데? GPT같은 언어모형을 만들어 달라는 거네? 맞지?” 1)
거북이는 기린이 왜 자신을 찾는지 알겠다는 듯이 말했다. 하지만, 사자가 처음 듣는 전문 용어를 알아듣지 못해 고개를 기우뚱거리자 거북이가 다시 설명했다.
"나는 동물들이 책을 읽을 수 있게 할 번역 장치를 어떻게 만드는지 알고 있어. 내 생각에는 그것 때문에 기린이 나를 찾는 것 같은데?”
거북이의 말을 개략적으로 이해한 사자가 신이 나서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거북아, 우리 목표는 동물들이 공부하는 세상을 만드는 거야. 우리를 따라와.”
"그래... 근데 나는 사실 재택근무만 해. 행운을 빌께.”
거북이는 사자의 제안을 바로 거절했다. 사자를 따라가면 왠지 자신이 엄청나게 많은 일들을 떠맡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순간 사자는 자신의 설득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을 눈치챘다. 자유로운 영혼이자 차가운 피를 가진 파충류를 '우리'라는 감성으로는 설득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2) 사자는 바로 전략을 바꾸어 다시 말했다.
"나를 따라오면 해초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게 해 줄게. 평생 말이야.”
“평생?”
“그래. 평생.”
사자의 제안에 등껍질 밖으로 머리를 최대한 내밀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요즘 바다의 온도가 바뀐 탓인지 생태 천국이라 불리는 코스타리카에서 조차 거북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해초 찾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사자의 제안이 제대로 먹혀들었다. 3)
"그래. 대신 약속은 지켜야 해.”
거북이가 사자 일행을 따라나서며 말하자, 사자는 신이 났다. 의외로 소소한 제안으로 거북이를 설득할 수 있게 된 것이 너무도 좋았던 것이다.
(주석)
1) 동물 GPT를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하면 <부록: 동물 GPT는 어떻게 만드나>를 참고하자.
2) 정확히 말하자면 거북이는 환경에 따라 피의 온도가 변하는 '변온동물'이다. 이는 따뜻한 감성이나 열정이 담긴 말로는 바로 설득이 어려울 수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조건만 맞으면 말도 안 되게 열정적이고 감성 충만하게 돌변할 수도 있다.
3)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지구 곳곳의 해초 서식지가 감소하거나 변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생태의 보고로 알려진 코스타리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