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을 쉬지 않고 꼬박 날아런던에 도착한 사자 팀은 대영박물관 근처 공원 숲에 몸을 숨겼다. 새벽에 도착한 그들은긴장된 마음으로 해가 하늘에 뜨는 것을 보며 자리에서 조용히 기다렸다. 작전 개시 시간인 오후 1시가 가까워지자, 사자가 고양이의 얼굴에 흰색페인트를 직접 발라주며 비장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고양이, 무슨 일이 생기면 네가 버니와 애들을 데리고 나가. 넌 고양이니까 웬만한 장애물은 다 통과할 수 있고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문제없지?”
"내가 사실 고양이이긴 한데 공부만 해서...”
고양이가 주저하며 말하자 사자는 한 대 맞은 듯 머리가 띵해졌다. 위급상황에 날렵한 동물이 필요할 것이라는계산으로 자물쇠를 딸 수 있는 손을 가진 너구리 그리고 날렵한 다람쥐를 모두 제치고 고양이를 데리고 왔는데, 고양이가 공부만 해서 둔할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하지 않았던 것이다.
사자가 새로 알게 된 사실에 당황하고 있을 때, 팀원들 귀에 꽂은 무전세트에서 아프리카의 상황 본부에 있는 너구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1)
"여우가 박물관 내부의 CCTV 시야를 확보했다. 나초(Nacho)가 박물관 정문에서 정확히 3분 후에 공연을 시작할 것이니 Student Team은 진입을 준비하기 바란다. 오버. ” 2)
"알았다. 시작해 보자! (let's dance!)” 사자가 말했다.
정확히 오후 1시가 되었고, 해가 중천에 떴을 때 강아지가 홀연히 대영박물관 정문 쪽으로 접근하였다. 그리고 경비원 앞까지 가더니 두 발로 일어나 춤을 추기 시작했다. 춤을 추는 강아지가 어찌나 신기한지 경비원은 강아지를 넋을 놓고 보았으며, 주변의 사람들이 하나둘씩 강아지 주위를 모여들어 에워싸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틈을 타서, 정문까지 접근한 사자와 고양이가 자신들이 가져온 손수레 위에 마치 석상인 척 정지 자세로 있었다.
춤을 마친 강아지가 손가락으로 사자와 고양이 그리고 거북이를 가리키자, 경비원은 사자 석상이 정문 앞에 나와 있음을 알아차리고당황해서 본부로 무전기로 이 사실을 보고 했다. 그리고, 몇 분 뒤 박물관 직원이 황급히 달려 나와 손수레를 끌고 박물관 내부로 가져갔다.
박물관 내부는 더 많은 관람객으로 붐비고 있었지만, 아무도 흰색으로 완벽하게 보디 페인팅 한 사자 일행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렇게 예상대로 박물관 직원은 사자와 고양이가 올라타 있는 손수레를 유물 보관 창고로 밀어 박물관 건물 안의 넓게 열린 공간인 대광장(Great Court)에 까지 진입했다. 한편 이때, 이들을 따라 조용히 박물관 안까지 날아들어온 파랑새가 그들의 모습을 머리에 달린 캠으로 전송하며 말했다.
"체크포인트 통과 완료. 앞으로 3분 내로 더 킹(the King)이 유물 보존 창고 건물로 진입한다. 오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