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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튜던트 비 Nov 06. 2024

Chapter 7-2  작  전

P A R T  1   공 부 의  시 작


기린은 사자의 말대로 팀원들을 긴급히 소집했다. 기절해서 며칠간 깨어나지 않는 사자 때문에 좌절하고 있던 팀원들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 사자를 보고서 안심했다.


"버니가 잡혀갔다는 이야기 들었지? 이건 비상사태야."


사자가 동물들에게 말했다.  


"버니가 사진을 찍기 위해 가져간 스마트 폰도 문제예요. 거기에 우리 단체 사진이 들어있어요."


기린의 말대로 버니에게 준 스마트 폰도 걱정거리였다. 폰의 안에 있는 사진뿐 아니라 여러 저장물이 문제가 될 수 있었다.  


"맙소사. 우린 모두 동물원에 잡혀가게 될 거야!” 파랑새가 좌절하며 말했다.


"아니, 그럴 일은 없어. 우리가 버니를 구출할 테니까. 다람쥐, 대영박물관에 대해 조사한 것을 설명해 줘."


사자의 지시에 지휘봉을 들고 서 있던 다람쥐가 위성사진을 동물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자신이 박물관에 대해 조사해 온 내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1)



"내가 대영박물관에 대해 알아보았어. 너희도 알겠지만, 박물관은 오래된 책이나 석상 그리고 보석과 같은 인간들의 오래된 보물을 보관하는 곳이야. 버니는 유물들을 보관하는 창고 건물 안에 있을 가능성이 높아. 나쁜 뉴스는 창고로 접근하려면 정문밖에 통로가 없다는 점하고, 밤에는 레이저 감시 시설이 작동하기 때문에 낮에 들어가서 구출해와야 한다는 점이야. 게다가 창고 건물의 문은 두껍고 무거워서 힘센 동물이 가야만 열 수 있어.” 1)


"인간의 문을 여는 것은 정말 어려워. 아마 우리 중에 손잡이를 돌릴 수 있는 동물은 없을걸?"


인간의 문에 대해 좀 아는 강아지의 지적에 동물들은 조용해졌다. 인간 세계에서 조금이라도 생활을 해 본 너구리나 고양이 모두 강아지의 말에 공감하고 있었다.


"내가 직접 갈 거야.”


사자의 말에 동물들이 눈이 휘둥레져서 사자를 쳐다보았다. 사자가 직접 나선다고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왕세자가 직접 가는 건 반대예요."


같이 있던 흑표범이 사자를 말리려고 하자 사자가 흑표범의 입에 앞발을 대고서는 말했다.


"이번 일만큼은 왠지 내가 해결해야 된다는 예감이 들었어요. 한 번만 믿어줘요."


"사람들의 시선은 어떻게 피할 거야? 대낮에 사자가 고양이, 개 하고 나란히 손잡고 박물관에 들어간다? 가관이겠네."


카피바라가 옆에서 한 마디 하자, 동물들은 다시금 침묵에 빠졌다. 하지만 사자는 잠시 고심하더니 자신 있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 박물관에 석상이 많이 있다고 했지? 내가 석상으로 분장해서 들어갈 거야."


젊은 사자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아버지 궁전에서 보았던 선대 사자의 조각상이었다. 자신과 닮은 선대 사자의 포즈를 따라 하면 인간들의 눈을 완벽하게 속일 수 있다고 확신했다.


"강아지는 사람들의 시선을 분산시켜 주면, 그 틈을 타서 고양이가 나하고 같이 들어가 주었으면 해. "


"나도 갈래!"  


갑자기 거북이가 외쳤다. 모두가 의외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거북이가 다시 말했다. 2)


"버니를 구해내서 끝장을 볼 거야."


거북이도 같이 가겠다는 이야기에 사자는 승낙의 뜻으로 고개를 끄떡였다. 그리고 더 자세한 계획에 대해서 말하려던 때에, 옆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기린이 말을 꺼냈다.


"사자, 몸 정말 괜찮은 게 맞나요?"


"그래, 괜찮은 것 같아."


"알겠어요. 저도 이번 구출이 차질 없이 이루어지도록 가장 최신의 장비로 지원을 해드릴게요. 그리고 해킹의 전문가인 여우를 사 올 거예요. 여우라면 분명 인간들의 보안 시스템을 해킹할 수 있을 거예요."


기린이 언급한 여우는 일전에 사자 일행이 사하라 사막에서 만났던 그 이상한 여우였다. 여우가 원했던 것은 사실 비트코인이었는데, 지금 상황이 긴급한 만큼 기린은 그 요구를 들어주고 여우를 데리고 올 생각이었다.


"완벽해. 오라클과 너구리는 본부에서 지휘를 맡아주고 다람쥐는 여우와 함께 박물관의 보안시설을 파악해 줘. 나하고 고양이와 거북이가 직접 박물관에 들어갈 거고, 파랑새는 강아지를 같이 가서 지원해 줘. 카피바라는 장비들을 준비해 주고. 준비 시작하자.”


동물들은 역할 분담에 동의했고 알아들었다는 표시로 동시에 고개를 끄떡였다.





1) 다람쥐는 인간 시설 침투 전문이다. 최근 카피바라를 구출 계획을 세우면서 경험이 더욱 축적되었다.  


2) 버니와 거북이는 오랜 갈등 관계가 있다. 이솝우화에서는 거북이가 경주에서 승리했지만, 한국의 별주부전에서는 토끼가 거북이보다 재치면에 있어 훨씬 뛰어난 것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이 둘은 서로 밉기는 해도 자신이 주목받기 위해서는 상대가 꼭 존재해야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그기에 위급한 상황에서 서로를 도우려 한다.


3) 동물세계에는 거북이, 여우 말고도 컴퓨터 전문가가 더 존재한다. 이에 대해서는 <부록: 여우와 IT 거장 4인방>을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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