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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스며드는 찰나들

암이 선물해 준 새로운 일상

by Sonia

아침에 일어나
내게 아직 숨이 붙어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꼭 해야만 하는 일 없이
좋아하는 사람 만날 약속만 있는 날,
바스락거리는 흰 이불에 5분만, 하며
다시 파뭍히는 순간

부스스 일어나
개운하게
세수하고 양치하는 순간

주먹밥을 만들거나
피자빵을 구우며
아니면 파스타나 샐러드를 만들며
얘들아 일어나 얼른 밥 먹자
부르는 순간

좋아하는 카페
구석 자리에서
책을 펴고 읽는 순간

한참 책에 빠져있다
친구가 도착해
야! 오랜만이다, 그대로네! 하고
등을 툭 치는 순간

그리웠던 친구의
시간 담긴 얼굴 보며
야 너도 정말 그대로다
말하는 순간

행복이
차오르는 찰나들의
새로운 일상

빼앗겨보아 알게된
참 행복의 새로운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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