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 이별의 공통점
사랑은 에스프레소처럼 시작되네.
짧고 강렬하게 한 모금만으로도
밤이 깊어지네
너무 진해서 우유처럼 나를 섞었지
부드러워야 사랑인 줄 알았거든
달콤한 시럽 같은 말들은
생각보다 유통기한이 짧더라
이별은
쿠키를 굽다 태운 냄새 같아
처음엔 달콤했는데 결국 창문을 열어야만
사라지네.
커피는 식고 그의 말은 남았지
쓴맛 속에서도 잊히지 않던 향기처럼
잔 위엔 거품만 남고
이별 위엔 추억만 남는다
사랑은 에스프레소처럼 시작되고
이별은 블랙처럼 솔직하며
추억은 라떼의 향처럼 조용히 스며드는 것
너 없는 하루는
카페인 빠진 디카페인
심장은 덜 뛰는데
습관은 여전히 설렌다.
쓴 기억 위에
거품 같은 하루를 얹고
오늘을 부드럽게 마셔
사랑이 떠난 자리에서
이별의 온도는 36.5도
그 아래로 내려가면
사람도, 커피도, 맛이 달라지네
식고 나서야 진짜 맛이 느껴지지
뜨거울 때가 전부는 아닌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