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 만든 세상은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사랑을 하다 보면 가끔은 상대의 마음을 확인해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이 사람은 과연 나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을까? 사랑의 크기가 같음을 공유함으로써 다시 한번 처음의 달콤함을 느끼고 싶을 때.
“자기는 나 얼마나 사랑해?, 내 어디가 그렇게 좋아?”
질문만 들어도 왠지 식은땀이 나는 것만 같다. 답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며 심지어 주관식이다. 하지만 이 질문이 어려운 이유가 내가 사랑하지 않아서, 좋아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 마음을 정확하게 표현해줄 말이 없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이라는 단어보다 더 사랑스러운 단어 표현이 있다면 무조건 그 단어를 쓸 테지만 그 단어 또한 여전히 만족시키지 못하고 부족한 것은 같다.
“많이 사랑해~”는 맞는 말이지만 너무나 식상한 대답이고, 그렇다고 신선한 표현도 딱히 생각나지 않아 골치다. 내 속에 손을 집어넣고 꺼내어 보여줄 수만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사실 이 질문에서 들을 대답들은 대부분 유치하고 오글거리는 말이다. 장난스럽게 서로 깔깔대며 웃고 넘어가는 농담 비슷한 것이지만 그 속에서 마음은 따뜻한 불씨로 데워진다. 남이 보면 꼴불견이지만 이미 그들에겐 현실과 단절된 그들만의 세상에 존재하기 때문에 아무런 상관하지 않는다.
사랑을 시작한 순간, 모든 것들에 새로움이 하나씩 생겨난다. 나에게 없던 표정이 그녀를 볼 때만 새롭게 지어지고, 별것 아닌 거에 질투하는 찌질함이 생겨나기도 한다. 그 외에도 변화는 수없이 일어나지만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오로지 그녀와 나 둘만이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에서만 존재한다.
그곳은 정상인 것이 하나도 없다. 그곳에서의 겨울은 춥지만 따뜻하고, 여름은 뜨겁지만 덥지는 않다. 항상 봄의 향기로 싱그럽고 가을과 같은 낭만이 가득하다. 광활하지만 안락함이 있는 그곳은 늘 상 변화되는 그 신비로움에 취해서 하루도 지루할 틈이 없다. 우리는 소중한 그 영역들을 넓히기 위해서 노력한다.
항상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한다면 세상에 사랑 안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은 사랑도 포함이 된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뜨겁고 가슴 설레며 아름다운 빛을 품고 있지만 자세하게 들여다본다면 항상 그렇지만은 않다. 서로를 구속하기도, 질투하기도 한다. 서로 다르게 살아왔던 환경 탓에 잦은 부딪힘으로 수없는 감정소비를 하게 되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화창한 봄에 오는 황사처럼, 여름에 오는 장마처럼. 우리의 사랑에도 찬바람이 불어, 둘만의 세상에도 위기가 찾아오겠지만 결코 쓰러지진 않을 것이다. 그대와 내가 피운 꽃은 우리 둘 품에서 영원히 향기로 남을 것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