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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학 Jun 24. 2019

변화의 두려움을 벗는 법

사람은 언제나 변한다는 것을 인정하기

누군가 그랬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고. 사람이 잠시 변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는 있어도 그것은 연기에 불과할 뿐, 그 성격과 성향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그럴싸해 보일지 몰라도 그것은 변함이 아닌 숨김이며, 결국 가면을 쓴 것과 같은 연기라고 한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사실은 고쳐서 쓴다는 말 자체가 모순이다. 고쳐서 사용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도구다. 사람을 도구로 표현한 것만 보아도 말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다. 사람은 고쳐 쓰는 사물이 아니라 변화하는 동물이다. 다만 그 과정이 쉽지 않아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 할 뿐.


흔히들 사랑하는 사람과 반복적인 이별을 하는 연인들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단골 멘트들이 있다.


“내가 그럴 줄 알았어. 걔 저번에도 그러더니 또 그러잖아. 역시 사람은 안 변해.”


상황은 대충 이러하다. 누군가 잘못을 했고, 이별의 순간이 찾아왔다. 자신의 잘못을 깊이 깨달은 누군가는 상대에게 진심 어린 반성의 모습을 보였다. 상대는 그 마음을 읽었고 아직 남은 누군가의 대한 믿음을 믿어보기로 했다. 한동안 변화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누군가의 다짐은 무뎌져만 갔다. 결국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또다시 이별의 순간이 찾아온다.


누군가의 성격이, 혹은 성향이 변함이 없었던 것일까. 그저 이별이 두려워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가식적인 모습이었을까. 나는 이 질문의 답을 과거로 돌아가서 찾아보았다. 사랑하면서 가장 뜨겁고 열정적이었던 적이 언제일까 생각해보니 바로 사랑을 시작할 때였다. 저 사람을 위해서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그때는 나라는 존재에 자존심 따위는 남기지 않고 모조리 녹여 그 사람에게 스며들었다. 시간이 흘러서 감정이 무뎌진다 하더라도 그 사람을 격하게 사랑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편안함에 속아 무심했던 자신에게 이별이 왔음을 실감한 누군가는 자신의 잘못을 크게 깨달았다. 그리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용서를 구했다. 변하겠다는 그 마음은 절대로 누구를 속이려는 검은 속내가 아니었다. 그것은 진심이었고 확신이었으며, 사랑하기에 어떠한 고통이 따르더라도 충분히 견뎌낼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노력을 한 것은 맞으나 그것은 다시 점차 무뎌짐으로 그리고 결국 본인이 지치게 되었다. 연인은 결국 헤어짐을 맞이한다.


이 사람의 본성은 변하지 않았고, 원래 그런 사람인 것이 아니다. 사람은 변화를 추구하는 동물이자 끝없는 진화를 반복한다. 사람을 대하는 모습 또한 변화하며 그에 따른 마음까지도 언제든지 변할 수도 있다. 사랑하는 마음과 노력은 진심이었으나 그 마음이 애석하게도 변한 것이 이유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은 도구는 아니지만 언제든지 변화할 수 있는 존재이다.


다만, 우리는 그 변화들을 두려워한다. 어릴 적에 꿈꾸던 어른이 된 나의 모습은 지금의 모습과 많이 다르고, 그 사실을 알고 있다. 끝없이 도전하던 시절은 지나가고 어느새 남들과 비슷한 삶에 맞추기 위해서 애쓰고 있다. 시간 앞에 무력할 수밖에 없는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나서기보다 묻히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비슷한 생각과 비슷한 모습의 사람들 틈에서 다른 모습을 꿈꾸는 것은 어쩌면 도박과도 같이 느껴진다. 그러한 느낌에 두려움이 들기 시작한 우리는 변화를 꿈꾸지도 노력하지도 않기에 이르렀다.


누구나 생각은 쉼 없이 한다. 남들과는 다른 행동들과 노력들이 나만의 삶을 만들어준다는 것 말이다. 방법은 모두가 알고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남들처럼 무난한 인생의 길을 걸어오지 않았음을. 그럼에도 우리가 시도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두려움이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남들의 삿대질이 두려워 안전을 택했으면서 애꿎은 현실만을 탓한다.


사실은 아직 마음 깊숙한 곳에 버리지 못한 꿈들이 남아있다. 언제까지고 그것들을 안고 살아가지 않을 것이다. 버리지도 못하고 썩히는 것은 싫다. 차라리 이제는 꺼내서 확인하고 싶다. 이 도전과 변화가 가져오는 미래는 두려움도 있지만 설렘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니. 타인이 만들어 놓은 세상이 아닌 이제는 내 세상을 개척해 나아갈 때다. 그러기 위한 가장 첫걸음은 생각의 틀을 깨부수는 것이다.


변화가 무서워 “사람은 변하지 않아!” 핑계만 대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위해서 자신이 다시 태어나기까지 하겠다는 굳은 다짐이 필요할 때다.



어떤 이들은 죽은 후에야 비로소 태어난다.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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