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두유식빵 Jan 28. 2024

다시 도전하는 편집자

편집하지 못하는 편집자 10

알차게 사는 백수     

 

 11월부터 지금까지 계속 쉬고 있다. 오전 10시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는 날도 많아졌다. 왓챠를 결제해서 한 달 동안 20편 정도의 영화를 보고, 읽고 싶던 책도 구매해서 혹은 도서관에서 빌려서 실컷 읽는다. 혼자 전시도 종종 보러 간다. <스즈메의 문단속> 이후로 영화관에서 영화도 세 편이나 봤다. 인풋 없이 아웃풋만 짜내다 보니 속이 텅텅 비어 가는 느낌이었는데,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양질의 콘텐츠를 많이 접하게 되니 새롭게 알아가고 배워가는 즐거움이 크다.      



재밌게 본 영화 

1. 검사외전 – 이일형 감독

2. 당신의 부탁 – 이동은 감독

3. 괴물 –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재밌게 읽은 책

1. 마음 – 나쓰메 소세키 

2. 공부란 무엇인가 - 김영민

3. 위대한 대화 – 김지수 인터뷰집     


새로 시작한 것

1. 기상 후 30분 요가

2. <종이잡지클럽> 방문해 잡지 읽기

3. 평일 오전 독서모임 참석     



 회사에 다닐 땐 스트레스로 살이 쭉 빠져서 해골 같았는데, 잘 먹고 잘 자니 두 달 동안 3kg이 붙어서 다들 얼굴도 좋아졌다고 한다. 귀여운 퇴직연금을 깨서 생활 중이라 고정 수입이 있어야 할 것 같은 불안감이 마음 한편에서 자라고 있지만 동시에 사람 사이의 스트레스가 없으니 편안함을 느낀다.      


 무엇을 하며 먹고살아야 할까도 계속 생각하며 자기소개서도 다듬어 본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책이나 콘텐츠를 일로써 다뤄보고 싶은 소망을 간직한 채로. 그래서 계속 찾아보고 조금씩 지원해 본다. 그리고 작은 일이라도 재미없는 일이라도 더 열심히 해야 했다고 지난날의 내 모습을 반성한다. 당시 만나던 친구에게도 직장생활 힘들다고 불만을 많이 토로했는데, 그것도 사과한다. 이제 30대니까 일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사람과의 사이에서도 좀 더 성숙해져야 한다. 날이 풀릴 때 나도 다시 어딘가에 소속되어 출근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이전 09화 개정판 담당 편집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