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아픔을 읽는 방법

몸이 보내는 신호는 늘 세 방향에서 온다.

by 조자연


스트레스성이라는 진단은

원인을 몰라서가 아니라,


지금의 과학이 아직 다 설명할 수 없는

'정신-신경-면역 연결의 복잡성'을 인정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그렇다면,

정말 스트레스가 병을 만들 수 있을까?


스트레스는

주관적 감정이자,

동시에 생리적 반응이다.


불안, 위협, 무력감 등의 심리적 감정은

실제로 몸 안에서

코르티솔, 아드레날린 분비를 유도하고,

자율신경계를 자극한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건,

염증 증가, 면역 이상, 순환 저하 같은

복합적인 신체 반응이다.


이중 측정가능한 것은

혈중 코르티솔, 심박변이도 정도이다.


다만 이것도 한계가 있다.


개인이 체감하는 스트레스와

생리적 지표는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또한 스트레스는 직접 원인이 아니라

유전, 환경, 생활습관과 얽혀

질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복합적 인자'

작용한다.



나는 오랜시간,

병명 없는 불편을 이야기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몸을 공부하고,

의학의 언어들을 탐색하면서
하나의 흐름을 발견하게 되었다.


몸이 보내는 거의 모든 신호는
결국 세 갈래에서 출발하고 있었다.


염증.

면역.

순환.


이건 단지 의학의 분류가 아니라

진료실에서 수없이 마주한 몸의 이야기들이

조금씩 나를 그 방향으로 이끌어낸 결론이었다.



염증, 몸이 가장 먼저 켜는 알람


염증은 병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몸이 스스로를 지키려는 반응이기도 하다.


갑작스러운 피로,

막연한 근육통,
관절의 묵직한 느낌,

이유 없이 오르는 열감.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몸 안 어딘가에서
조용히 불씨처럼 타오르는 것들이 있다.


그 불씨가 오래되면
우울함이 되고,

통증이 되고,

비만이 되고,

호르몬 문제가 된다.


이건 "지금 무언가 고장 났어요"라고

조용히 말하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면역, 지금도 당신을 지키고 있는 군대


감기에 자주 걸리고,

어딘가 늘 무기력하고,

자잘한 염증이 끊이지 않을 때.


사람들은 말한다.

"저 면역력이 약한가 봐요."


하지만 진짜 문제는

약하나 강하냐가 아니다.


그것이 '균형을 잘 잡고 있느냐'이다.


염증도 면역 반응이고,

순환도 면역의 통로다.


몸은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을 지키려 애쓰고 있다.


다만 조금 어긋나 있을 뿐이다.



순환, 모든 문제의 시작점이자 중심축


어깨가 자주 뭉치고,

손발이 늘 뜨겁거나 차갑고,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은 사람들.


그들이 말에는 늘,

흐름의 막힘이 숨어 있다.


몸은 끊임없이 흐르는 시스템이다.


혈액이

림프가

호르몬이

신경신호가.


그 흐름이 느려지면


통증이 생기고,

붓고,

무겁고,

가라앉는다.


몸의 순환이 느려지면
몸만 아픈 게 아니라
생각도 무거워지고,

감정도 굳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나는 점점 더

염증보다도, 면역보다도

'순환'의 흐름에 귀 기울이게 되었다.



결국은 순환이다.


'염증'은 몸이 위험을 감지할 때 가장 먼저 작동하는 알람이고,

'면역'은 그 위험에 대응하는 군대다.


하지만 그 둘 모두

제자리에, 제때 도달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작용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가 바라보는 몸은
‘병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흐름이 막혔느냐, 어긋났느냐' 여야 한다.


그 흐름을 다시 잡아주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다.


그러니,
당신이 느끼는 ‘이상함’은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니다.


그건 몸이 보내는

아주 정직한 신호일지 모른다.


지금도
이유 없이 피곤하거나,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이 반복되고 있다면,
이제, 몸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자.




다음 편에서는

'이름 없는 병, 핵심은 따로 있다'

로 만나 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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