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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현기 Jun 10. 2024

내 삶을 지키는 무기

 ‘운동이 나를 살렸다.’라는 제목을 붙이게 된 이유가 있다. 살면서 사람 마음먹은 대로 되기만 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니까 삶이라는 걸 넘어지면서 배웠다. 독한 감기에 걸려 체온이 내려가지 않아 응급실에 실려 갔을 때, 이혼 후 심각한 우울증에 걸려 알코올 중독까지 겪으며 간신히 버텼을 때, 그 외에도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도, 코로나 19에 걸렸을 때도 늘 건강이 내 발목을 잡았다.


 그런데도 지금 나는 잘살고 있다. 그때만큼은 죽을 것 같은 고통에 몸부림쳤을지 몰라도 오늘의 나는 직장을 잘 다니고 있으며 글도 쓴다. 퇴근 후에는 운동과 독서를 즐기고 사람들과 주기적으로 모여 독서 모임도 한다.


내가 변할 수 있었던 비법, 늘 입버릇처럼 ‘살면서 지금 이 순간이 최고의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된 숨은 비밀은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게끔 해준 나만의 무기 덕분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은 운동이나 건강에 관심이 많을 것이다. 나는 매일 실천만 한다면 분명 내 삶의 ‘질’이 바뀔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알고 있다. 간단하고,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이다. 다만 누구나 할 수 없는 이유는 귀찮고, 피곤하고, 당장 성과가 눈앞에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에이 그건 나도 아는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문제는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의 차이는 비교할 수 없다는 것. 재미없고, 원하는 방향으로 삶이 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이번 한 번쯤은 나도 제대로 해 볼까?’ 하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     


첫째. 규칙적으로 수면 시간을 확보하자.

수면 시간에 대해 개인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수면 시간은 평균 7시간 정도다. 아무리 늦어도 밤 열한 시에는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이유가 있다.

충분한 수면을 하지 않은 사람은 암이라는 무서운 질병에 걸린 사례가 있다. 수면 시간과 질병의 상관관계가 무조건 100% 일치한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지금 곧바로 스마트폰을 열어 ‘잠이 부족하면 어떨까?’라는 짧은 문장을 검색해 본다면 수많은 연구 결과가 의구심을 풀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연구 단체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19년간 20~70세 사이의 성인 남녀 약 2천여 명의 수면 시간 조사 결과 심혈관 질환과 각종 성인 질병의 상관계수가 높게 나왔다고 한다. 마치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내 눈으로 보고 들은 적이 있는 일이 있었다.


 작년부터 빅데이터 관련한 내용에 관심이 있었던 터라 24년 5월 Ai와 빅데이터의 융합 강연에 참석했던 적 있다. 순서에 따라 발표를 맡은 교수님께서 단상 위로 올라오셨고, 본격적인 강연이 시작되는가 했다. 그런데 교수님께서는 발표전 꼭 하고 싶다는 말을 몇 마리 했다. ‘잠을 충분하게 자라’는 말이었다.


무슨 말인가 했다. 장내는 술렁거렸다. 이런 반응을 예상이라도 한 듯 교수님께서는 말을 이어갔다. 연구자, 교수로서 살고 있느라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못한 수십 년. 그 결과 작년 폐암에 걸렸고 지금은 한쪽 폐가 없다고 했다. 부연 설명을 들은 사람들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발표 주제는 분명 첨단 기술에 관한 내용이었건만 본질은 다른 곳에 있었다. 내가 건강해야 Ai 기술도 누릴 수 있다는 것.


 곰곰이 생각해 봤다. ‘나는 몇 시에 잠자리에 들었지?’ 불규칙했다. 퇴근 후에 운동과 독서, 대학교 과제, 글쓰기까지 하면 하루 24시간이 모자랐다. 그러다 보니 새벽에 쪽잠을 자고 출근한 적도 많았다. 물론 그런 날에는 종일 피곤했다. 운동 역시 제대로 수행될 리 없다. 그래서 선택한 건 차라리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 글을 쓰는 일이다.


출근 한 시간 전, 여섯 시 전에는 눈을 떠 물 한잔에 잠을 깨운다. 그리고는 어제 처리하지 못한 분량의 글을 정리하고 출근을 한다. 나에게 있어 하루 중 가장 중요한 루틴이 된 지 오래다.  

    

둘째. 하루의 한 끼는 마음껏 먹는다.

 ‘마음껏’이라는 표현을 쓰긴 했지만, 이 표현을 써도 되나 고민했다. 개인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평소 적은 양의 식사가 습관이 된 사람에게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어도 된다고 한다고 해서 그가 갑자기 정신 나간 사람처럼 먹지는 않는다. 문제는 그 외다. 우스갯소리로 ‘물만 먹어도 살이 쪄요.’라는 말이 있다.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사람들을 풍자하는 말인데 사람들은 안다. ‘물만 먹은 건 아니라는 걸.’


다이어트를 하고 있지 않을 때도 보통 때에는 먹고 싶은 걸 참아야 할 때가 있다. 아침 식사 때다.

 우리 몸은 수면 중에도 끊임없이 신진대사 활동을 한다. 자면서 살이 빠진다는 말이 이때 쓰는 말이다. 공복 상태에 도달한 몸이 아침 식사로 빵이나 즉석 음식을 섭취하면 빠르게 혈당이 오른다. 혈당조절이 필요한 당뇨 환자에게 이런 음식이 해롭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편하다는 이유로 자주 찾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는 수십 년 후에 질병을 얻었을 땐 후회를 한다. 건강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당뇨를 앓고 있는 부모님, 주변 중년의 선배를 보며 드는 생각이다.


하나의 팁을 주자면 아침 식사는 ‘단백질 위주’로 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섭취하는 음식이 단백질일 때 밤사이 고갈된 에너지 저장소에 채우기가 쉽고 뒤이어 섭취하는 음식은 축적되지 않고 소모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렇다면 언제 마음껏 먹으라는 말인가. 점심때다.


 물론 이 역시 과식과 폭식은 금물이다. 이미 오전에 식사한 덕분에 그럴 가능성이 조금은 줄어들었지만 언제든 우리의 뇌는 스트레스와 어젯밤 늦게까지 이어진 회식 자리에 숙취 해소를 기대하며 해장국 한 그릇이 생각날지도 모른다. 그럼 눈치 보지 않고 먹는다. 마음껏이라는 건, 양이 아니라 음식의 종류니까.


 ‘직장인에게 빠질 수 없는 회식 자리가 있지 않은가?’ 반강제적으로 참석해야 하는 자리. 업무의 연장이라고도 하는 회식은 어떻게 해야 할까?. 앞뒤 순서를 바꾸면 된다. 점심에 간단한 음식을 먹는 대신 저녁 식사로 하루에 섭취하는 총열량을 맞추기만 하면 된다. 가령 저녁 회식 메뉴로 삼겹살집이 예약되어 있다면 점심은 간단한 도시락(나는 닭가슴살과 고구마, 우유를 선호한다)으로 이후의 식사를 대비하는 것이다.


 하루의 식사 메뉴와 양을 늘 마음먹은 대로 조절할 수는 없겠지만 일정한 양을, 일정 시간에 섭취할 수 있도록 권하고 싶다. 우리 몸은 밖에서 보면 모르지만 분명 속으로 앓고 있을지도 모른다. 한 참 시간이 흐른 뒤에 후회해 봐야 소용없다. 후회는 세상에서 가장 값비싼 감정이니까.


셋째. 하루 30분 이상을 내 몸을 위해 인내한다..

 무조건 힘들고 어려운 운동을 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물론 제대로운동을 배울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시간도, 그럴만한 경제력이 없는 경우도 많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꼭 어디론가 가 ‘운동을 해야 한다.’라는 말이 아니라 한 번에 10분, 담배 피우는 시간에, 잠시 물을 마시는 시간에, 점심 식사 후에라도 틈틈이 움직이라는 뜻이다.


그중에는 자리에서 일어서하는 스트레칭도 포함되어 있고, 제자리에서 앉았다가 일어나기를 반복하는 맨몸 스쾃,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와 다시 사무실까지 계단을 오르는 방법도 있다. 이런 세부적인 내용은 SNS와 유튜브에 많다. 세상은 의외로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 들의 생각을 빌려 도움을 받으면 된다. 남들의 삶에서 가장 화려한 순간에 부러움의 ‘좋아요’와 ‘하트’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은 어떤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 찾아서 보는 것. 그것이 SNS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이 아닐까.     



이 외에도 하루 10 독서하기, 매일 짧은 글이라도 일기 쓰기,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계획을 알리고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반복하기 등 내 등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무기가 많다. 각자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 것도 있을 테고 더 좋은 방법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하나도 없는 사람과 하나라도 제대로 실천하기를 반복하는 사람의 차이는 각자가 생각하는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거다. 앞서 말한 세 가지의 나만의 무기 중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면 꺼내어 자신만의 칼집에 담는 것도 좋겠다. 단순히 건강을 챙기는 일에서 점차 자신의 삶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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