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이 깨닫게 해 준 리더십에 대한 생각
Leader가 무능하면 Follower는 지친다.
새해 정초부터 리더십 논란이 한창이다. 설 연휴에는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아시안컵 결승전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깨졌다. 반면, 국가대표팀의 패배에도 연신 미소를 잃지 않은 감독이 대화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번 클린스만이 이끄는 축구경기를 보고, 축구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답답함을 많이 느꼈다. 축구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의 문제점을 이야기한다.
1. 전술의 부재. 2. 인재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한 것.
그의 경기를 향한 분석을 보자니, 회사에서 무능하다 평가되는 리더와 꼭 닮아 있었다.
첫 번째, 무능한 리더들은 전략이 부재하다. 전략은 거시, 미시 전락으로 나눌 수 있겠다. 전략적 접근으로 조직을 끌고 가려면 먼저 나아갈 방향, 목표를 설정해야 하고 그곳을 향해가는 길에 있는 변수에 대응하는 세부 전략을 마련해놔야 한다.
클린스만에게 거시 목표가 8강까지였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 뒤에는 손을 놓고 세부 전략이 없었던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된다. 그는 이번 아시안 월드컵 최근 몇 차례의 경기에서 중간중간 발 빠르게 전술을 변경하지 않고, 관망의 자세로 서 있었다. 처음부터 전략이 없었거나 세운 전략이 아예 잘못된 것이리라.
회사에서 각 조직의 리더들도 연초에 조직의 방향과 전략을 세운다. 각 부서의 브레인들을 모아두고 전략적 방향을 고민하고 시무식과 함께 조직에 공유한다. 하지만, 간혹 전략방향 설정을 소홀히 하는 리더들이 있다. 그렇게 되면 그 밑에 있는 조직원의 일 년이 고달파질 확률은 꽤 높아진다. 중구난방 던져지는 일을 방향성 없게 하게 될 거다. 그럼 아사인 컵 경기 운동장 위에서 연장전을 하며 지친 얼굴의 선수들의 모습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두 번째, 인재를 보는 눈이 없고 활용하지 못한다. 요르단과의 경기만 보아도, 개인 선수 기량은 우리가 훨씬 우수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선수들은 힘겹게 싸우는 것처럼 보였다. 선수들의 실책도 종종 보였고, 한 곳이 뚫리자 역습을 당해 페이스가 무너졌다. 클린스만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선수들의 역량진단을 했는지, 그들의 강점과 단점을 알고 있었는지. 이제 와서 손흥민과 황희찬, 이강인 등 해외파 선수들의 경기를 보러 간다고 했으니, 이렇게 명백한 사후약방문도 없다. 이는 선수파악이 사전에 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다.
회사에서는 특히, MM(Man Month)이 중요하다. 바로 인력관리 측면이다. 한 해동안 해야 할 일들의 규모를 알아야 하고, 투입할 인력들의 역량도 알아야 인력관리, 운영을 할 수 있다. 개개인의 역량파악은 조직운영의 가장 기초가 된다. 하지만, 무능한 리더들은 친분과 사심으로 일을 배정하기도 하고 개인의 역량, 성장과 상관없이 일을 일.단. 시킨다. 그럼 여기저기 비효율과 불만의 목소리가 아우성칠 것은 명명백백하다. 기량이 뛰어난 사람들 마저도 의욕을 잃고 만다. 경기에 패배한 후 손흥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많은 걸 추측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국가대표팀 감독의 자리는 리더십이란 무엇인지를 공부하지 좋은 예가 된다. 성공했던 리더들에게는 반드시 이유가 있었고 실패한 리더들에게도 그러했다. 클리스만의 리더십을 보자니, 전략방향 없이 2024년을 시작한 우리 조직의 모습이 떠오른다. 2024년이 어떨지 쉽게 예측이 되는 이유 중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