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시간의 힘

by againJ

이번 주는 어린이날, 어버이날에 대부분의 학교가 그 사이 금요일도 대체 휴일로 쉬었던 황금 연휴였다. 솔직히 양가 부모님들과 아이를 챙겨야 하는 입장에선 연휴라기보다는 분주하거나 부담스럽기도 한 시간들. 그 사이 마지막 녹색어머니 활동도 있었고 시댁이 멀어 왕복 이동 시간만 10시간이었지만 도리어 수련 시간을 늘렸으니 나름의 최선을 다한 한 주였다.


한 주 건너뛰고 다시 돌아온 월요일 힐랙스는 일상으로의 평화로운 복귀. 지난주 토요일도 수련을 한 상태라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고 혼돈의 밤 요가 후 맞이한 아침 요가는 한결 편안하고 차분했다. 완전한 사이드 플랭크 자세를 집중 수련했던 화요일 빈야사도 호흡과 힘 모두 필요해서 쉽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끊기지 않고 부드럽게 진행된 편이었다.


오랜만이었던 수요일 80분 아쉬탕가 수련 또한 도전 자세들이 있었지만 지난번 수련에 비해 여러모로 나았다. 부자피다사나처럼 처음 시도해보는 자세도 있었고 좌우 불균형 때문인지 유달리 잘 안 되는 마르치아사나B나 목과 어깨가 약한 나에겐 살람바 사르방가사나(물구나무서기)에서 다리를 가부좌하고 받쳐주는 우르드바 파드마사나를 거쳐 두 팔로 완전히 다리를 감싸는 핀다아사나에 이르는 과정에서 여전히 한계를 느꼈지만 숩타 파당구쉬타아사나(누워서 엄지발가락 잡기 자세)나 우트플루티히 같은 동작들은 확실히 편안해졌다.


그러므로 토요일 하타에서 평소 좌우 방향이 바뀌면 차이가 컸던 완전한 하누만아사나(원숭이자세)를 온전히 해낸 건 모두 이번 주에 차곡차곡 쌓인 240분 수련 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수련실에 사람도 많았고 전 날 교통 체증에 시달려 컨디션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었음에도 몸과 마음을 충분히 이완시키며 한 주를 마무리했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의 힘을 진심으로 믿게 된다. 시간은 모든 것을 시나브로 변화시킨다, 그게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수련 시간이 쌓이는만큼 몸은 아주 미세하게 변한다. 동시에 아무리 애를 써도 나는 이제 점점 노화의 과정에 있는 게 분명하고. 결국 그 여정 위의 시간들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만 선택 가능 옵션인 셈.


사실 이번 주는 아이와 나 모두 각자의 도전에서 실패를 경험한 시간이기도 했다. 잠시 실망했지만 오래 아파하진 않았다. 최선을 다한다는 건 결과에 따른 감정을 겪어 내는 것까지 모두 포함한다는 오은영 박사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우리의 이 작은 실패가 열등감이나 좌절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의 증표로 남길 바라니까.


우리는 아이가 좋아하는 부대찌개를 먹으며 함께 작은 실패 파티를 했다. 계속해서 매일의 도전을 통해 쌓여가는 실패와 성취의 시간을 믿어보자 했다.


막막한 시간 속에서 애를 쓰다보면 어떤 식으로든 흔적을 남기고 그 흔적은 교훈이 되어 무언가를 배울 수 있을테니까. 그런 시간이 점점 구체적인 하나의 형상이 되어 우리를 새로운 곳으로 인도하리라 믿으며 이번 주도 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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