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듯 요가

by againJ

추석 연휴가 끼여있어 조금 애매하지만 지난주부터 매일 요가를 하고 있다. 그동안 주 3회 80분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 생각했는데 올 상반기 수련 시간을 늘리니 확실히 작년과는 다른 몸의 변화를 느꼈고 어느 순간 스스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확인해 보고픈 도전 의식도 슬그머니 올라왔다.


이런 생각을 한 지 꽤 되었고 이미 요가 중심으로 생활하고 있다 여겼지만 막상 매일 수련을 한다 생각하니 한동안 망설여진 것도 사실. 주말을 제외하고 요가를 가는 3일과 쉬는 2일을 철저히 구분해서 이틀 동안은 죄책감 없이 개인 약속도 잡고 집에서 뒹굴거리기도 했었는데 그 자유 시간의 유혹이 상당히 컸던 탓이다.


달콤한 유혹을 간신히 뿌리치고 일단 저질렀다. 정말이지 오랜 나의 지인들이 알면 깜놀할 소식이다. 움직이는 걸 끔찍이도 싫어하던 집순이가 매일 운동이라니!

첫 2 주를 의도치 않게 주 4회 수련으로 시작했던 워밍업 기간이었으나 확실히 전과는 다른 도전의 시간이기도 했다. 나타라자사나(춤의 여왕 자세)나 브르스치카아사나(전갈 자세) 등 처음 시도해본 아사나도 있었고 중간에 연휴 때문에 쉬어 그런 건지 아니면 발을 차는 습관을 의식하게 되어 그런지 이번 주 시르사 아사나가 전반적으로 다시 불안정해져서 아쉬웠다.


마치 요가를 처음 시작했을 때마냥 매일 아침 근육통으로 영 꼼짝 못 할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그래도 피하지 않고 꾸역꾸역 수련실에 갔다. 이젠 수련을 하다 보면 도리어 몸이 풀린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또 몸 이곳저곳이 아팠지만.


몸으로도 변화를 체감했지만 심리적인 변화 또한 있었다. 제일 큰 수확은 오늘 안돼도 내일 이어서 다시 이어 하면 된다는 느긋한 마음을 갖게 된 것. 주 3회 수련을 할 땐 그 주 목표한 아사나를 두 번째나 세 번째 수련에서 해내거나 완성하지 못하면 초조하곤 했다. 꼭 해내고 싶다 절박해질수록 아사나는 흔들렸고.


매일 수련을 하니 어차피 컨디션이 좋든 나쁘든 수련실에 있어야 했고 그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해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도 요가를 중심으로 생활했다 믿었는데 여하튼 주 3회 요가하는 날은 특별한 시간, 별도의 이벤트였던 거다.


이제 밥 먹듯 요가를 하려 한다. 특별한 게 아니라 당연하게 매일 매트 위에 담담히 서보려는 나 자신에게 응원을 보낸다.



이전 11화보이지 않는 시간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