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빼기의 기술

by againJ

"요가 수련의 오십 프로는 힘을 빼기 위한 거예요. 매트 위에서 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불필요한 힘을 빼기 위해 우리는 수련합니다."


이번 주 아쉬탕가 수련 중 원장님의 말씀이 깊숙이 와닿는다.


장바구니만 들어도 팔에 근육통이 생길 정도였던 나는 수련할 때도 늘 힘 부족이 약점이라고 생각했다. 몇십 년 동안 따라주지 않았던 몸을 나름 '깡'으로 버틴 노하우로 수련 중에도 젖 먹던 힘까지 쥐어짜는 심정으로 기를 쓰곤 했다. 수련 초기 부장가 아사나나 플랭크에서 민망할 정도로 후들거리는 팔과 팔꿈치를 먼저 나서 호되게 혼내는 기분으로 온몸에 힘을 잔뜩 주어 멈춰 세우려 했으니 이런 극기 훈련이 또 없었다.


몇 년 동안 고군분투 힘 기르기를 한 덕에 이제 팔에 근육도 붙고 힘이 생겨 조금 더 여유롭게 아사나를 유지할 수 있게 된 것도 인정하지만 몇 년 동안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온 몸에 힘이 너무 들어가서 시르사 아사나에서 헤맸던 것도 분명 사실이다. 무엇보다 몸에 힘이 들어가면 호흡이 불안정해져 분명 수련이 한계에 부딪히는 시점이 온다.


힘을 뺀다는 건 힘을 키우는 것보다 어렵다. 무작정 온몸의 힘을 뺀다는 게 아니라 힘이 꼭 필요한 중심은 그만큼 단단하단 뜻이기도 하니까. 무엇보다 툭 내려놓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당장 이 아사나에서 쓰러지지 않고 버티기에도 급급한데 힘을 빼면 고꾸라지는 건 아닐까 두렵다. 말린 어깨나 약한 팔에 한번 신경이 쓰이면 그 부위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지 힘을 최대한 빼면서 기다리는 건 쉽지 않다.


더 열심히 살아야할 것 같고 모두가 나보다 앞서 나가는 것 같은 너덜해진 일상에서도 가끔 툭 경기 밖으로 벗어난 것처럼 느긋한 삶의 자세를 가진 사람을 만날 때 난 그들이 부럽다. 서두르지 않고 멀리 길게 볼 줄 아는 심미안을 가졌으며 유연하고 열려 있어 이 순간에 충실할 수 있는 진정한 현자들.


그래서 어렵지만 호흡을 가라앉혀 힘을 빼는 수련을 계속하고 있다. 잔뜩 힘이 들어가 움츠러들었던 목과 어깨의 힘이 빠지니 시르사 아사나에서 몸을 거꾸로 세우는 게 덜 부담스러워졌다. 차분히 몸을 살피며 양 쪽 팔꿈치에서 비슷한 힘으로 받칠 수 있도록 가만히 머물러본다. 그렇게 무겁게 느껴지던 다리가 가벼워지며 조금 더 바로 세워진다. 물론 이 모든 건 코어가 조금 더 단단해졌기에 가능해진 일.


단단한 내면을 가지되 불필요한 긴장은 풀고 편안하게 흐름을 타는 인생의 고수가 되는 그날까지 힘 빼기 수련은 주욱 계속된다. 이번 주도 나마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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