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엔 여행을 다녀와 수련을 두 번 밖에 하지 못했다. 바쁜 일정도 아니었고 숙소에 주로 머물며 쉬다 왔는데도 몸은 찌뿌둥하고 비가 무섭게 쏟아져 수련 중 이게 땀인지 습도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였다.
더구나 첫 수련부터 아쉬탕가라니! 이 상태로 가능하려나 싶었지만 5일이나 쉬었으니 당연하지, 그냥 지금 할 수 있는 데까지만 해보자 하는 자포자기 심정이 되어 도리어 용감하게 수련실 문을 열었다.
역시나 시르사 아사나에서 팔에 도무지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혼자 낑낑거리는 걸 지켜보시던 원장님께서 다가와 다리를 살짝 붙잡아 주셨지만 혼자 버티기엔 팔꿈치가 영 안정적이지 않았다. 오늘은 몸에 힘이 너무 들어간 날이네. 원장님은 아기 자세로 엎드려 좌절하고 있는 나를 가볍게 다독여주셨다.
당신도 시르사 아사나를 완성하는 것도 오래 걸렸지만 잘못된 습관이 들어 늘 수련 후 허리가 아팠고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야 한 다리로 차올리는 작은 습관이 좌우 불균형을 가져왔었다는 걸 깨달으셨다고. 그리고 그 습관을 고치는데 또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하신다. 그러니 지금 잘 안되더라도 기초를 잘 다지는 건 중요하다고 격려해주셨다.
원장님의 응원에 힘이 나기도 하고 문득 나도 그렇구나 싶었다. 약간의 반동을 주어야 몸을 들어 올리기 수월하다 보니 한 발로 차 올리는 버릇이 생겼고 그래서 좌우 불균형이 느껴졌구나. 나도 모르게 잘못된 습관이 생겨 버렸는데 그걸 눈치 채지 못하고 계속 완성할 욕심만 부렸다.
요가를 하면서 나를 세심하게 살필 수 있게 되었다 믿었는데 여전히 한번 보이지 않는 건 내내 모른다. 특히 목표가 있었고 거의 다 왔다고 생각하니 다른 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조금만 더 어찌해보면 될 것만 같았기 때문에.
하지만 잘못된 방법이었고 그렇게 완성한다 한들 그건 속임수였다. 어차피 오류가 있었으니 완성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다시 처음부터 해보자 마음을 비웠다.
다음 날 하타에서 머리 서기 관련 동작들을 집중 수련해서 전 날의 흐름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다른 분들이 받다 하스타 시르사 아사나처럼 변형 동작들을 계속해나가는 동안 난 기본 머리 서기만 집중적으로 계속 수련했다. 습관대로 하지 않고 마치 처음 해보는 듯한 마음으로 천천히 발을 얼굴 가까이 가져갔다. 그리고 배에 힘을 주고 되도록 두 다리를 함께 들어 올리려 했다. 서두르지 않고 다리를 배 가까이, 그리고 멈추고 상태 확인. 조금 안정적일 때 다시 천천히 끌어올리기.
아, 되나? 와, 해냈다!
부동자세로 오래 있었던 건 아니지만 분명 안정적으로 유지했고 이때 몸이 가벼웠다. 절대 안 될 것만 같던 머리 서기를 드디어 해내다니! 4년 넘게 이 순간을 고대해왔던 나에겐 꿈만 같은 순간이었다.
결국 진작 조금 더 몸도 마음도 가벼워야 했다. 너무나 간절하고 절박한 마음은 때론 독이 된다. 목표에 압도되면 다른 것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결과에만 집착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압박감이 도리어 스스로를 옴짝달싹 못하게 몸과 마음을 짓누른다. 이러다 자칫 잘못된 습관이 생기거나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고.
이번 주는 계획대로 주 3회 수련을 하지도 못했고 어쩌면 다음 주엔 단 꿈에서 확 깨듯 다시 시르사 아사나가 잘 안 되어 또 처음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 주 수련에 최선을 다했고 분명 진척이 있었고 할 수 있단 감을 잡았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이 순간이 황홀하다.
목표나 계획에 지나치게 압도되지 않도록 가볍게, 더 기쁘게 살리. 결국 시르사 아사나를 해보고자 했던 나의 목적도 매일 조금 더 즐겁게 수련하고 살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더 가뿐하게 몸을 세울 그 날까지, 이번 주도 나마스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