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뭔가요? 배탈 났는데 화장실에 들어가면 행복하고 못 들어가면 불행해요. 막상 나오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니죠. 행복은 지나가는 감정이에요.
그렇다면 어떤 감정이 중요한가요?
편안함과 감사함이죠. 눈떴는데 아직도 하루가 있으면 감사한 거예요. 어떤 일이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편한 세상이 돼요. 매일매일 벌어지는 좋은 일도 안 좋은 일도 수고스럽겠지만 그냥 받아들이세요. 날씨처럼요. 비 오고 바람 분다고 슬퍼하지 말고 해가 뜨겁다고 화내지 말고. (웃음)
화가 노은님 인터뷰 中,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 김지수
김지수 기자의 글과 인터뷰를 좋아한다. 문장이 아름다우면서도 단정하고 심도 있는 인터뷰이와의 대화로 삶의 정수를 꿰뚫는다. 그녀가 연재 중인 인터뷰 시리즈를 정리한 이 책은 70대 이상, 현역으로 여전히 활발히 활동 중인 '어른들' 에게 그분들의 철학과 삶의 태도를 들을 수 있어 고루 좋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화가 노은님 선생님의 인터뷰는 그분의 그림처럼 검박하고 솔직한 매력에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다.
그간 더위에 대한 불평불만이 머쓱해질 정도로 이번 주 서울은 무섭게 비가 내렸고 이어지는 재난 영화 같은 상황과 안타까운 사연들에 마음이 아팠다. 오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뜨겁게 내리쬐고 있지만 더 이상 날씨 불평은 하지 않으리.
이번 주는 수련 중에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목표를 딱히 세우지 않았다. 노은님 선생님의 인터뷰를 읽고 나니 그저 그날 주어진 것에만 충실하고 싶었다. 철저한 계획형, J 성향의 내가 오랜만에 성장이나 발전에 대한 강박 없이 몸을 살피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흘러가는 시간은 한결 가벼웠고 순간 집중력은 높아졌으니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은 시도였던 것 같다.
화요일 하타는 며칠 쉬었던 것에 비하면 컨디션이 그다지 나쁘지 않았기에 그것으로 만족. 수요일 아쉬탕가는 오히려 전 날 수련으로 어깨 근육통이 남아 조금 벅찼지만 그간 80분 아쉬탕가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는지 후반부로 갈수록 몸이 풀렸다. 목요일 빈야사는 오랜만이라 아르다 찬드라 아사나(반달 자세)에서 많이 흔들렸고 여전히 바카사나(까마귀 자세)는 전혀 되지 않았다. 60분 수련임에도 불구하고 전환이 빠른 빈야사 특성상 이번 주 수련 중 가장 땀도 많이 흘렸지만 혼자 시르사 아사나까지 차분하게 수련을 마무리했다. 조금씩이지만 어깨나 목에 힘이 덜 들어가고 조금 더 편안하게 아사나에 머물 수 있다는 그 느낌을 알아챈 것에 만족하면서.
행복해야 한다는 집착을 버리고 매일 벌어지는 모든 일을 날씨처럼 받아들이는 것. 예술도 삶도 결국 경지에 오른 것은 오히려 단순하다. 꾸준히 수련하는 매트 너머의 궁극적인 목표도 결국은 편안하고 감사하게 살고 싶은 단순한 마음 아닌가 깨닫는 이번 주도 나마스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