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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배의 사랑이 담긴 한약

by 페르세우스 Feb 0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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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얼마 전 저는 겨울을 싫어하는 이유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를 들었지만 한 가지 이유가 더 있습니다. 바로 아토피 피부염 때문인데요. 이 골치 아픈 아토피가 이제는 저만 괴롭힐 뿐만 아니라 건강이도 괴롭히는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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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되어서인지 여드름은 물론 아토피까지 심해졌는데 얼굴과 손에 집중적으로 나타나서 아이의 스트레스가 상당했죠. 처음에는 피부과에서 스테로이드 연고와 약을 처방받는 방법을 썼습니다. 고육지책이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효과가 나지 않는 듯해 보였죠. 내성이 생겼을 수도 있기에 계속 스테로이드 연고를 쓰기에도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염증을 억제하기 위해 이 성분을 오래 쓰면 되려 가려움증은 물론 피부를 얇게 만들고 보호 기능을 약화되게 만들기도 합니다. 거기에 하얀 색소침착(피부가 좀 하얘지는 느낌)이나 입술 포진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가볍게 넘기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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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아토피 전문 한의원이 집 근처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게 되었습니다. 한 시간이 넘도록 상담을 하고 약을 짓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약재비가 만만치 않았지만 아이의 피부건강을 양방으로 해결하기는 힘든 상황이었기에 그렇게 결정했죠.


건강이도 그 부담을 아는지 시키지 않아도 약을 잘 챙겨 먹으려고 합니다. 한의원에서 먹지 말아야 할 음식들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들도 알려줬는데 그 부분 또한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하는 중이죠. 밀가루, 합성첨가물, 과일, 튀긴 음식, 구운 육고기나 생선 등 꽤 가짓수가 많은데 의지가 기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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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와중에 친가에서도 건강이를 위해 무언가를 챙겨서 보내주셨습니다. 우연히 알게 된 중국 한의사 분께 아토피에 좋은 방법을 들으셨다고 합니다. 녹차가루(티백도 가능)와 편백잎과 나무 그리고 도꼬마리를 물에 넣어서 끓입니다. 그 물을 아토피가 심한 부위에 닿게 하면 한결 나아질 거라고 하셨다더군요.


그 말을 들으시고는 그 재료들을 구한 뒤 직접 달여서 보내주셨습니다. 일명 피부에 직접 쓰는 한약인 셈이었죠. 택배로 왔길래 들어서 베란다로 옮기는데 엄청 무겁습니다. 커다란 통에 담아서 직접 제조하신 한약을 꽁꽁 싸매서 챙겨주신 정성을 보니 감탄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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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를 구하는 데도 애를 쓰셨을 텐데

끓여서 달이고

통에 담고

테이프로 포장하고

택배로 보내는 과정도 꽤 힘드셨을 듯해 보였죠.

거기에 따로 재료도 보내주셨습니다. 지금 통에 담긴 물을 다 쓰고 나면 집에서도 직접 달일 수 있게 말이죠.


덕분에 도꼬마리라는 식물에 대해서도 배웁니다. 국화과의 한해살이 풀인데 찍찍이라고 불리는 '벨크로'를 만드는데 영감을 준 식물이기도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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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형태의 한약에 아니라 피부에 직접 닿게 해서 치료하는 방식이다 보니 처방받은 한약과 함께 병행할 수 있어서 꾸준히 해보려고 하는 중입니다. 할배가 이렇게까지 해주시는데 하지 않을 수 없죠.


어른도 아이도 복용하는 한약처럼 잊지 않고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넓은 대야에 손을 10여 분 정도 넣고 있는데 딱히 따갑지는 않다고 합니다. 아이도 심했을 때와 비교하면 한결 나아졌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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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과 생활습관의 변화도 한몫했겠지만 거기에는 할배의 정성과 사랑이 담긴 선물도 큰 역할을 했을 테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염원이 함께 하고 있으니 차도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저는 아직까지 달고 살아서 고생하고 있는 아토피 피부염을 아들만큼은 이번 기회를 통해서 평생 멀리하고 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눈에 띄는 효과를 보면 다시 한 번 공유해드리겠습니다.


한 줄 요약 : 이번에 다시 한번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을 기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 둥이들에게만 남기는 추신 :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너희들을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지를 기억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글을 남김! 꼭 기억하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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