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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더이상 숫자가 아니다?

by 우창균

1. 부동산에서 숫자의 의미


부동산하면 ‘돈’이 떠오르는 이유를 이전 글 ‘부동산의 새로운 패러다임. 왜 콘텐츠인가?’에서 살펴봤죠?

그때 부동산을 처음 접하는 단계가 여러가지가 있었습니다.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부동산 계약을 하기 위한 임대차계약, 부동산 매입을 하기 위한 매매계약이 대표적일 것 같네요.

이때 2가지 모두 부동산을 사용하기 위해 빌려서 사용하거나(Rent), 직접 매입해(Buy) 사용할 수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엔 직접 사용하지 않더라도 투자의 목적으로 매입 후 빌려주는 경우의 수도 있죠.


그럼 결국 빌려서 사용할때는 ‘임대료’ 지불이 필요하고, 직접 매입하기 위해선 매입가격의 지불이 필요합니다. 결국 ‘돈’이라는 재화를 지불하고 사용하거나 소유할 수 있는 것이 부동산인 것이죠.


하나씩 구분지어 생각해볼까요?


- 빌려서 사용할 경우 특정 목적을 갖게 됩니다. 거주의 목적이 될 수 있고, 수익 창출이 목적이 될 수도 있고, 홍보의 수단이 될 수도 있죠. 이러한 대가를 임대료로 지불하는 것입니다.

- 매입해 사용할 경우도 마찬가지 입니다. 거주의 목적이 될 수도 있고, 수익 창출이 목적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홍보를 위할 수도 있겠죠.


여기까지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처럼 보이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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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자동차와 한번 비교해 볼까요?


자동차는 어떻게 이용하나요? 구매 후 사용하거나, 빌려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때 주요한 목적은 무엇일까요? 당연히 ‘이동수단’으로서의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물론, 래핑Wrapping 를 하여 홍보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배달/운송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자동차를 수익 창출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특정 직군에 한합니다. 오히려 이동수단으로 사용함과 동시에 해당 자동차를 소유한다는 만족감이 더 크죠.


부동산과 자동차를 비교해보면, 감가상각적 측면에서 자동차는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부동산은 오히려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큽니다. 또한 소유를 한다는 개념에서부터 차이가 있습니다. 부동산은 보다 더 큰 수익을 기대하고 투자를 한다는 개념이라면, 자동차는 소유에 대한 만족감와 편리함을 위해 소비한다는 개념이 강합니다.


세계 최대 부동산 투자회사 중 하나인 Equity Group Investments의 설립자 Sam Zell은 저서 《Am I Being Too Subtle?》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I’m a professional opportunist. I don’t buy real estate because I like it — I buy because the numbers tell me to.”


"나는 기회를 포착하는 전문가다. 부동산이 마음에 들어서 사는 게 아니라, 숫자가 사라고 말하기 때문에 산다.”


세계적인 투자가의 말이기도 하고, 부동산의 수익률을 나타내는 지표도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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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부동산은 ‘투자 of 투자’ 입니다. 결국 숫자가 정말로 중요한 영역임에는 확실합니다.

근데 왜 제가 부동산은 더이상 숫자가 아니라는 얼토당토 않는 말을 한걸까요?



2. 부동산 그 끝에는 결국?


모든 상품을 개발할때 마진을 생각합니다. 수익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상품을 만들 이유가 없겠죠.

부동산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동산을 개발한다면, 당연히 수익률을 생각합니다. IRR이 몇 프로이고, 자본금Equity 대비 CoC가 얼마이고, Multiple이 얼마 등을 생각합니다. 그러한 수치를 얻기 위해서 부동산 총 투자비 계산이 필요하고, 예상 임대료가 얼마나 되고 향후 부동산 매각 금액 예상이 필요합니다.


그럼 여기서 한번 생각해볼까요?

결국 ‘수익률’을 계산하기 위해선 ‘In put’ 대비 ‘Out put’이 얼마나 되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In put은 투자금이라고 치고 그럼 Out put은 매출이겠죠? 부동산 매각 금액이 될 수도 있고, 임대료 수익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이 중 임대료 수익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요? 당연히 임차인이 필요합니다.


그럼, 임차인의 관점에서 생각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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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여러분은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님입니다. 원하는 장소를 찾았고, 부동산 중개사를 통해서 임대차계약을 맺었습니다. 어느정도 유동인구가 있는 위치라 객단가 10,000원으로 하루 평균 100명, 월 3,000만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체결한 임대차계약서의 임대료는 400만원입니다. 예상 매출의 약 13%를 임대료로 잡았죠. 운영이 용이하면 임대료를 지불하는데 큰 문제가 없습니다. 향후 시간이 지나 임대인이 임대료를 높이더라도 장사가 더 잘되면 그 또한 거뜬히 가능하죠. 결국, 임대료를 잘 지불하기 위해선 카페의 원활한 운영이 중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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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여러분은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사장님입니다. 직원 10명과 함께 사용할 사무실을 찾고 있습니다. 30평 정도 되는 월세 600만원에 지하철역에도 어느정도 인접한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온라인 쇼핑몰 운영이 원활하니, 임대료 지불하는데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쇼핑몰이 더 잘 된다면, 옆 사무실도 확장해서 사용할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결국, 임대료를 잘 지불하기 위해선 쇼핑몰 운영이 중요합니다.


어떠신가요? 당연한 얘기인가요?


보통의 부동산의 수익률을 산정하는 중요 요소인 ‘임대료’를 산정하는 방식은 대동소이합니다. 인근의 시세활용법을 이용합니다. 유사한 건물의 실제 사례를 근거로 임대료를 산정하죠. 가장 합리적인 방법일 수 있습니다. 실제 임차인도 임대료를 계산할때 인근과 비교할 수 밖에 없죠.


하지만 이 임대료를 지불하기 위한 개별 기업의 수익 창출 방식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기업마다 총 매출에서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위의 카페 사장님은 해당 공간을 임차하면서 발생되는 매출 대비 임대료를 생각합니다. 바로 해당 공간의 직접적인 활용성, 소비자와의 접점을 생각하죠. 반면에 쇼핑몰 사장님은 해당 사무실을 사용하면서 발생되는 매출도 생각하지만 이는 고객 접점이라기보다 직원들의 편의를 더 우선적으로 생각합니다. (좋은 사장님이라면..?) 합리적인 사무실 이용료로 최대의 매출이 나오는 걸 기대하겠죠.


그럼 각각의 기업에 대해 조금 더 이해를 하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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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을 개발하는데 2년 정도 시간이 걸리는데, 1층에 카페를 넣고 싶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때 어떤 카페를 넣을지 생각해보겠죠? 대부분… 스타벅스를 넣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만이죠. 실제 스타벅스가 해당 공간에 들어올지도 의문이지만, 적어도 상업시설 유치를 목적으로 한다면, 그곳에서 얼만큼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지 예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오프라인 시설을 운영하는 업체라면 해당 공간의 임대료는 당연히 그곳에서 발생되는 매출로 감당하기 때문입니다. 고정 임대료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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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나의 꿈 스타벅스 건물주)


그럼 오피스는 어떨까요? 사무실을 만들거고, 인근의 시세가 전용평당 20만원이니깐, 2년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서 21만원 정도 받으면 되겠다. 가 맞을까요? 물론 금액적으로는 유사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실제로 어떤 기업 군에서 몇명의 직원이 근무할때, 나아가 현금흐름이 어떠한 기업이 타겟으로 하는 금액을 지불할 수 있는지 가늠해 봐야합니다. 가장 쉽게는 바로 인근의 건물을 이용하고 있는 회사 정보를 조회해보면 되겠죠?


예를 들어 기업 정보 조회 사이트(유료)를 통해서 아래와 같은 정보를 조회할 수 있습니다. 물론 Dart에 공시 되어 있는 곳도 얻을 수 있겠죠. (그 정도로 큰 규모의 부동산 건물이라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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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타겟에 대한 이해’ 가 필요합니다.


보통 이런 관점은 B to C 즉, 소비자를 대상으로 할때 많이 사용됩니다. 어떤 소비자를 타겟으로 할 건지 페르소나를 정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죠. 최종 소비자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내 제품을 사줄 사람이 누구인지 그리고 어떻게 노출하고 판매해야 될지에 대한 감을 잡겠죠?


3. 사용자가 누구인가


어쩌면 당연한 생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상대하는 대상이 결국 고객이니 다른 ‘먼’ 관점을 굳이 생각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자동차 타이어를 만드는 회사에서는 우리 타이어를 사줄 자동차 제조 업체가 가장 중요한 고객입니다. 해당자동차 회사에서 원하는 가격, 수량, 퀄리티 등의 제품을 만들어서 제 시간에 납품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중요한 롤Roll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타이어 그 이상의 기업이자 브랜드가 되고자 한다면, 적어도 최종 결과물인 ‘자동차’에 대해 생각해야 되는게 아닐까요? 어떤 사람이 어떤 자동차를 소비하고, 그 속에서 타이어의 역할은 어떠해야되는가? 라는 고민이 합치될때, 단순히 타이거를 납품하는 회사가아니라 사람들의 공감을 사고 모빌리티를 만들어내는 위대한 회사이자 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부동산을 매입하고 개발하는 사람의 one o one은 수익입니다. 결국 돈을 벌기 위해서 부동산 투자를 하죠. 하지만 위의 타이어 업체는 다를까요?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모든 시작은 돈을 벌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 타이거를 팔기 시작하면 원가 절감, 마진 최대화의 관점을 가져갈 수 밖에 없습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겠죠. 최대한 저렴한 공사비로 건물을 짓고, 최대한 용적률을 다 찾아서 높은 임대료를 받는게 one o one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좋은 타이어를 만들고 이 시대의 새로운 모빌리티 개발에 일조한다는 생각과 유용하고 효율적인 공간을 만들어서 그곳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최상의 퍼포먼스를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은 시작점부터 다릅니다. 관점의 시작 자체가 다르면 결국 다른 기업을 만들 수 있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1997년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다음과 같은 발언을 했습니다:

“You’ve got to start with the customer experience and work backwards to the technology. You can’t start with the technology and try to figure out where you’re going to try to sell it.”



말 그대로 기술로 시작해서 소비자에게 무언갈 판매하려 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애플처럼 뛰어난 기술을 갖춘 기업을 만든 창업자가 기술보다 ‘소비자 경험’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하는 것에는 분명 시사점이 있습니다.


기업의 뜻은 무엇인가요? 이윤(이익)을 목적으로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판매하는 경제 주체를 말합니다. 기업이 제공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에는 이윤의 목적이 있습니다. (물론 선량한 봉사활동을 제외하고 말이죠)


부동산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연히 이윤을 위한 목적을 갖고 생겨나고 있죠. 하지만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가치를 제공해야 그에 합당한 비용을 지불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아무도 찾지 않는 도태되는 기업이 파산하듯, 공실로 남겨지고 결국 경공매로 넘어가게 되겠죠.


이제 관점을 바꿔야 합니다. 가장 보수적인 집단이자 매체인 부동산이기에 모든 시점에서 가장 늦게 바뀌곤 합니다. AI가 활발히 발전하여 우리의 인터넷 이용의 효율이 늘었고, 문서 작업의 속도가 급속도로 향상되었지만, 물리적 세상 속 부동산에서의 변화는 천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부동산을 공급하는 공급자의 관점 또한 이처럼 늦게 변하고 있거나 멈춰있죠.


이제는 누구보다 빠르게 바껴야 합니다. 소비자를 생각해야 합니다. 결국 소비자를 알아야 부동산을 사용하는 기업을 알게 되고, 자연스럽게 부동산의 수익을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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