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젊음의 탄생
취업특강을 모교에서 5년 정도 했었다. '13년 취업시즌에 나는 운 좋게 8곳 정도에 합격했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강의를 계속했고 스터디도 리딩했다. 인사담당자였기 때문에 바뀌는 트렌드에 맞춰서 강의를 했으나, 한결같이 강조한 것은 [일대기 적기]였다. 일대기를 적으면, 취업준비하는 시간이 인생을 통째로 깊이 있게 돌아보며, 현재의 자신을 만든 구체적인 기억들을 꺼내보는 시간이 된다. 자연스럽게 자존감이 높아지고, 어떤 질문에도 답변이 쉬워진다. 취업준비도 결국 '성장'하는 시간이다.
결혼할 때, 나는 아내에게 똑같이 '일대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당시 아내는 석사 중 MBTI 강사자격증을 따면서, 일대기와 MBTI 성격을 매칭하며 각자의 삶에 대해 아주 깊게 이해할 수 있었고, 결혼 전에 가장 중요한 시간이 되었다. 그래서 결혼 후에, 일대기와 MBTI분석을 통한 예비 신랑/신부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지인들과 친구들의 신청을 받아 40커플정도 운영했다.
책 젊음의 탄생에서는, 개미들이 이리저리 목표없이 '곡선'으로 다니다가, 먹이를 찾으면 집까지 가장 짧은 '직선'으로 돌아오는 이야기가 나온다. 즉 방황을 하다가, 목표가 생기면 최선을 다해 간다는 내용이다. 나에게 일대기를 적는 것은, 나의 방황을 기록하고 더 나은 목표로 가는 행위이다.
연말이 되면, 3일 정도 휴가를 내어 1년 동안의 나의 발자취를 모두 담는다. 읽은 책, 만난 사람, 여행지, 매일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어떤 글들을 썼는지, 무슨 공부를 했는지 등 모두 정리한다.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으로, 이 시간을 보내고 나면 연말/연초가 아주 단단한 자존감과 행복으로 가득해진다. 이렇게 13년부터 22년까지 딱 10년을 했다.
매년 내 삶의 10대 키워드를 뽑아놓은 덕분에, 10년간 모인 100개의 키워드를 보고 있자니 놀랄 때가 있다. 잊혔던 소중한 기억들이, 이 글들을 통해 계속 반복된다. 그때의 설렘과 기쁨이 다시 살아난다. 번아웃과 통증 등으로 한 해가 암울했다고 생각할 때에도, 일대기를 적고 나면 '그럼에도 잘했구나', '많이 고생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많은 것을 했잖아?!" 라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대견해하기도 한다. 그렇게 모든 연도가 각자의 의미로 삶에 기록된다.
많은 키워드가 당연히 아들들과의 추억들로 채워진다. 아들들이 글을 쓸 때까지는 더 기다려야겠지만, 29개월이던 아들에게는 22년 12월에, 올 한 해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10가지를 동영상으로 정리해서 보여줬다.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한 것, 산에서 열매를 딴 날, 처음으로 키즈카페 간 날, 무지개를 본 날 등. 그리고 너무나 놀랍게도 아들은 그날들을 나보다 더 생생하게 기억한다. 틈만 나면 다시 보여달라고 하니, 아들에게도 그때의 생생했던 기쁜 감정들이 떠오르나 보다.
좋은 감정들을 잘 정리해 둬서, 자주 꺼내볼 수 있는 것. 내가 10년 동안 해왔던 일대기처럼, 아들들이 크면서 이런 연습들이 자연스럽게 되길 준비한다.
Action
1. 매년 일대기를 적어보자.
무엇을 했는지, 어디로 여행을 갔었는지, 가족에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등 최대한 많은 것을 적어보자.
2. 일대기를 보면서, 그 해를 대표하는 10가지 키워드를 뽑아놓자.
제가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뭐냐고 묻는다면, 매년 일대기를 쓰는 것이라고 바로 답변합니다. 자존감을 만드는 일, 스스로를 위로하고 기록하는 일, 기쁜 감정들을 다시 꺼내 느껴볼 수 있게 미래의 나를 위해 준비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 과정을 자연스럽게 아들들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들들이 글을 쓸 때가 되면, 일대기를 적는 여행을 매년 루틴으로 만들 준비를 합니다. 스케치북과 매직, 그리고 핸드폰 사진첩만 있다면 언제든지 어디에서든지 할 수 있는 최고의 여행이 될 것이라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