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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lia Jo Oct 11. 2023

공모전 2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글에서 빠진 부분이 있어서 그 내용부터 시작해야겠다. 사진반 선생님의 수업을 경험하긴 했지만 어느 부분만 가르치시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카메라 장비와 여러 명의 회원들을 혼자 다 감당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그런데 예을 들면 "사과가 있다 하면서 한입 베어서 먹을 수 있다. " 또 다른 사진반 선생님은 "사과가 있다 칼로 반을 잘라서 먹을 수 있다." 또 다른 선생님은 " 그냥 찍으시면 돼요."

답답함이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되었었다. 회원을 이끌고 유지하려고만 하시는 선생님도 있었다. 예를 들면 이쪽 지역 저쪽 지역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강원도 제주도로 몇 명을 데리고 다니며 사진 찍기도 하는 듯했다.  내 생각에 멀리 다니느라 시간을 다 허비하는 듯했다. 마치 여행사를 하시는 듯 이익을 바라는 게 보였다.


그런데 2022 하반기에 문화원에 새로운 사진반 선생님이 오셨는데, 수업을 한번 들으니 예를 들면 " 사과가 있다 이쪽에서도 볼 수 있고 저쪽에서도 볼 수 있다 이렇게 칼로 깎아 먹을 수도 있고 그냥 입으로 베어서 먹을 수도 있다 그리고 이렇게 또 저렇게 갈아서 먹을 수도 있다."

사진에 관한 총괄적인 부분으로 탄탄한 사진 수업을 하셨다. 또 그 선생님이 직접 찍은 사진 자료와 함께 직접 쓰신 두꺼운 책이 수업을 확실하게 보조해 주었다. 덧붙여서 카메라와 삼각대를 수업 시간에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면서 연습을 시키시곤 했다.

이 부분은 사진반 경험이 있었지만 처음으로 배우는 부분이었다. 이 글을 통해서 정말 감사드린다. 탄탄한 기초뿐만 아니라 사진에 이런저런 부분을 모두 수업에서 설명하시고 실습했다. 어떤 상비약이 카메라 배낭에 있어야 하는지도  알려주셨다. 4개월 만에 안타깝게 문화원의 일정대로 모두들 좋아하던 수업은 아쉽게도 마무리되었다.



이제는 혼자서 감당하며 해야 했다. 겨울 동안 그 두꺼운 5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조금씩 읽었다.




아직 추운 2023. 2월부터 공모전 사진을 준비했다. 마음속에는 용감함이 자리 잡았다. 전국공모전에 도전했지만 결과를 보니 입이 떡 벌어졌다. 어떻게 저런 사진을 찍을 수가 있을까? 하는 놀랄만한 사진들이 수상작들이 되었다. 그래서 다시 도전을 해야 했다.

서울의 한 지역에서 문화 관광사진 공모전이 있었는데 그 지역을 작년부터 알던 곳이었다. 얇은 패딩을 입을 때부터 그곳을 카메라장비를 가지고 다녔다. 한옥마을과 가까운 곳에 천년고찰이라는 절도 있었다. 가까운 지역에 북한산도 보이는 정갈한 동네 모습을 사진으로 찍었다. 또 가서 이곳저곳을 걸어서 다니면서 집중해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는 공모전서류를 작성하는데 인터넷이 접속이 계속해서 안되었다. 전화를 해서 들은 사실은 < 접수합니다. / 접수합니다 >의 차이로 안되었던걸 알고서는 어렵사리 사진을 2장 접수했다. 결과는 아주 근소한 차이로 내가 접수했던 사진과 거의 비슷한 사진이 수상이 되었다. 또 미역국을 따뜻하게 먹은 셈이 되었다. 그렇치만 배운 것도 있었으니 스스로 위로했다.




올해 2023은 여름이 정말 더웠다. 거의 3주를 카메라 작업을 못할 정도였다. 그 더운 여름의 끝자락에 다른 공모전의 소식을 들었다. 사진접수기간까지는 시간이 한 3주 정도 남아있는 상태였다.

우선 날씨를 확인하고 오후에 그곳을 그 도시를 갔다. 운전해서 30~40분이 소요되는 거리였다. 주차장도 잘 되어있는 청라호수공원이었다. 답사로 여기저기를 이리보고 저리보고 비 온 뒤의 일몰을 배경으로 아파트의 모습도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는 돌아온 후에 최근 3년간의 수상작들을 인터넷으로 찾아서 보았다. 사진을 찍은 사람들이 같은 포인트를 볼 수 있기에 확인했다. 비슷한 장면은 피해야 했다.

그리고 그 넓은 호수 공원을 다 걸어  다니며 사진을 담을 수는 없겠다 생각하고 절반만 구역으로 설정했다. 눈으로 보기에는 평화롭고 깨끗하게 정리된 그곳을 어떻게 카메라에 담아야 할까 숙제였다. 그다음은 이른 아침 7시에  가서 보았다. 구름들이 마치 그림처럼 예쁜 날이었다.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3차례 방문했을 때쯤 찍은 사진의 숫자 늘어난 채 사진작품에 어울리는 구상이 애매하기만 했다. 그런데 바로 그날 편의점에 음료수를 사러 갔는데 오리들이 3마리가 꿱꿱거리면서 지나갔다. 그 순간 저 오리들을 내 사진 속 주인공으로 하면 되겠다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 그때부터 문제였다. ---

오리들이 물에서 수영을 하던지 물밖에서 걷던지 가만히 있지를 않으니 사진으로 찍는 것도 문제였다.

4차례 방문에서 오리들이 오리배를 타는 사람들이 주는 먹이를 먹으려고 그 배를 따라서 수영하며 다니는 걸 발견했다. 재빠르게 카메라에 그 장면을 어렵게 어렵게 여러 장 담았다. 집으로 돌아와서 사진들을 큰 모니터에서 보니 미흡했다.


답이 없었다. 그런데 일단 그 장면을 하기로 내가 스스로 시나리오를 썼으니 그대로 밀고 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접수시간이 2~3일 남아있는 정도였다.

그런 생각을 한 그날 내 예상구도 예상시나리오에 오리들이 들어왔다. 오리들의 움직임에 따라서 이리저리 찍고 카메라에 담았다. 휴! 되었다 하며 돌아와서는, 다시 큰 모니터로 사진을 확인했다. 정말 다 좋았는데... 크게도 보았다가 자르고도 보았지만 하늘색이 마음에 안 들었다. P.S. 포토샵으로도 후보정도 했지만 미흡했다.


다시 다음날 비 온 뒤 갬이라는 일기 예보를 확인 후 운전해서 도착했다. 늦은 오후 살짝 아주 잠깐 환해지는 하늘을 보였다. 그때였다. 오리배의 옆을 따라다니던 오리들이 내 사진 구도에 들어왔다.

혼신을 다해 ㅡ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마치 장총을 장전한 사람 같았다. 찍고 하늘을 보니 유후~ ~됐다! 카메라 모니터에서 확인하니 하늘의 색이 어제사진보다 더 좋았다. 돌아와서 P.S. 아주 살짝만 후보정을 한 후에 이 사진을 사진 공모전에 e-mail 이메일로 보냈다. 몇 시간 후 '참여에 감사합니다' 답장을 받았다.




결과는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상은 아니지만 심사하던 작가님이 다들 잘 찍은 사진 중에 심사를 하려니 너무 어려웠다고 얘기하시는 글을 보았다. 이번 연휴가 길었기에 남해로 다랭이 마을, 보리암, 독일 마을등으로 사진 여행을 가려던 걸 취소했다. 같은 날 바로 시상식이 오후 5시에 있다는 글을 문자로 받아서였다.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기분이 정말로 날아갈 듯 좋아졌다. 가을 음악회 식전행사로 시상식에 가서 다른 작가님들도 만나고 얘기할 그 시간이 지금 기다려진다. 앞으로도 이야기가 담겨있는 사진을 찍고 싶다.


제6회 청라국제도시 사진공모전 수상작품  -  공익을 목적으로만 사용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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