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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lia Jo Nov 02. 2023

가을 그리고 단풍

(인천대공원)


계절이 바뀌면 어김없이 이곳의 나무들이 옷을 바꿔서 입었다. 봄에는 화사한 분홍색 벚꽃나무들이 예쁜 길을 만들더니 여름에는 초록의 나무들이 눈의 피로를 보듬어주었다. 그리고 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아주 넓은 그늘을 만들어주었다. 그런 나무들이 고맙다고 늘 생각했고 아주 좋아했다. 언제나 나무의 멋진 모습이  내 마음에 남겨지고 너무 좋다.


올해는 늦더위가 있어서 단풍의 시기가 늦고 색도 안 예쁠 거라는 기사를 보긴 했는데...

이른 아침에 이곳에 도착해 보니 살짝 안개가 낀 날씨에 아주 예쁜 단풍나무들이 반겨주었다. 그 나무들이 낙엽을 많이 바닥에 떨어트리고 있었다. 거닐면서 이 계절에 흠뻑 취해 보고도 싶은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있었다.


그런데 카메라를 꺼내서 사진을 먼저 찍었다. 이렇게 멋진 단풍나무들이 계속 기다려 주지는 않을걸 알기에 셔터를 눌러서 사진에 담았다. 삼각대를 세워놓고서도 찍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각도를 바꾸기도 했다.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사진에 담는  이유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시간이기에 가능했다. 

다른 카메라 들고 있는 분들도 사진 찍고 이동하고 사진 찍고 이동하고를 반복하는 모습이 보였다.

또 다른 훌륭한 모습을 찾으려고 계속해서 걷고 걷고 하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카메라 배낭을 메고서 나도 저렇게 하겠지 하며 터벅터벅 만보를 넘게 걸었다.


걷는 중에 감탄사가 나올만한 나무들도 아주 많이 보였다. 그냥 친구와 놀러 왔다면 다른 시간을 보냈을 텐데 사진에 담고 감상하고 한꺼번에 해야 했다. 다음부터 이곳에 올 때는 나도 카메라장비를 다 담을 수 있는 어여쁜 캐리어를 끌고서 와야겠다. 왜냐하면 카메라 장비들의 무게가 만만치 않기에 그런 방법을 해봐야겠다.


편의점에 잠시 들렀다. 이른 아침이라서 한산한 모습이었고 주위는 붉고 노란색의 나무들이 울창했다. 따뜻한 음료수가 달달했다. 다시 렌즈를 망원으로 바꾸어서 카메라 들고서 다른 곳으로 걸어갔다.

또 다른 장면을 사진에 담고 담고 담고...

다시 걸었다. 걷고 걷고 보고 또 보고...

여기까지 하고 나면 머리가 쉬고 싶다고 신호를 줄 때도 있다.  잠시 앉아서 쉬면서 휴식도 취했다.


앉아서 쉬면서 보니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걷기 운동, 자전거 타기, 몇 명이서 단체로 뛰기 등 이 넓은 공원을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한 사람들이었다.

나무가 많은 곳이면 나의 마음이 편안해졌다. 풍부한 나무가 나를 치유해 주나 보다. 나무 보면서 걸어 다녀도 앉아있어도 모두 좋았다.


카메라와 함께 다니다 보면 내가 좋아하는 장소가 있게 마련이었다. 개인의 취향, 선호도가 마음 깊은 곳에서 끌려 나온다고나 할까. 낯선 곳보다는 본인이 편한 곳 동선도 알고 있는 곳이 사진 찍는데 도움을 주었다.

나무들이 옷을 갈아입은 것으로 계절이 바뀌었다는 걸 깊게 심호흡하듯 분명히 느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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