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lia Jo Nov 03. 2021

이 책을 읽다.

(내가 쓰려고 했던 콘셉트 concept)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유현준 지음


brunch에 글을 쓰기 시작하며 기획했던 콘셉트 concept 도시에 대한 글이었다. 책을 읽기에 알맞은 계절이었다. 강력한 나의 서포터 supporter가 내손에 읽으라며 책을 준 날부터 몇 날 며칠이 지나서 드디어 정독할 기회가 찾아왔다. 이른 아침 이 책을 읽으려 작정하고 드 넓은 카페를 찾았다.


옆 좌석에 마치 작가 포스의 여성분이 컴퓨터와 함께 커다란 키보드도 챙겨 와서 작업하는 모습도 보였다. 뒤쪽 좌석에서는 큰 목소리의 대화도 들렸다. 아랑곳하지 않고 읽기 시작하자마자 나와 같은 생각이 책에 , , , 있었다. 제1장/ 왜 어떤 거리는 걷고 싶은가.


도시이던지 아니던지 유독 걷고 싶은 길을 발견할 때가 있다. 와! 길 정말 좋다. 줄 서있는 것 같은 나무들도 한몫을 하지만 풍수지리도 연관 있는 듯했다. 다시 또 가보고 싶은 길도 있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길도 있다. 감성이 모두들 똑같다고  할 수는 없다지만 마음이 쓰이는 곳이 있다.


그런데 건축사의 시선으로 바라본 도시는 필자가 밀도를 계산했다. 거리를 구성하는 단위 건물의 규모도 크고 작음도 선정했다. 그리고 걷고 싶은 거리가 되는 조건도 폭이 몇 미터와 보행자 거리등 수학적인 능력도 필요한 듯했다.


각각의 도시마다 성향이 다르다는 이야기도 읽었다. 젊은이들이 넘치는 거리와 더불어 상가가 즐비한 모습들도 필자의 표현이었다. 격자형, 방사형, 구불구불한, 도시의 도로들에 대한 이야기도 읽었다. 그런 이유도 잘 설명되어 있었다.


방문했던 나라의 도시를 그냥 여정의 느낌만 보았던 나와 다르게 건축 전문가의 시선으로 본 것은 사뭇 달랐다. 쉽지 않기에 어떤 문장은 다시 읽어야 했다. 또 쉬었다가 읽어야 했다. 읽으려면 에너지가 필요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 대한 글이 이렇게 있었다.


알고 보면 우리가 좋다고 그렇게 비행기까지 타고 가서 구경하는 파리도 수백 년 전 당시에 유행하던 집합 주거로 채워진 도시일 뿐이다. 지금 보기에 끔찍한 판상형(성냥갑 같은 형태) 아파트로 가득 찬 강남의 한강변도 100년, 200년 지나고 나면 전 세계에서 비행기를 타고 구경하러 올 20세기를 대표하는 도시가 될지 누가 알겠는가?..... 그렇기에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는 철거해야 마땅한 환멸의 대상이 아니라 약간은 인내심을 가지고 바라보아야 할 보존의 대상일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계속 아파트를 짓자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흉측한 것들도 시간이 지나면 시대를 대표하는 아름다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때때로 시간은 사춘기의 가슴 아픈 실연의 기억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만들어 준다. 건축물 역시 그렇다.


한옥에 대한 글도 읽으며 건축물에 대한 눈높이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제 여행길에 보는 건물도 예사로이 보지는 않을 것 같았다. 이 책의 마무리는 건축이 자연을 대하는 방식이라는 소제목을 보았다. 건축물이 자연을 극복의 대상으로 자연을 이용할 대상으로 자연을 동등한 대화의 상대로 보는 방식에 대하여 읽었다. 또한 예로 우리나라의 정자가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건축물이라는 글도 읽었다.



휴식하거나 전망을 감상하기 위해서 그리고 대화를 위해서 예전부터 요즘까지 알맞은 장소에 정자를 건축했을까?


책을 읽으면서 무엇인가를 얻었다.

글 읽는 동안에는 몰두하느라 잡념도 없어졌다.

그런 이유로 종종 다른 종류의 책을 읽기도 했다.


이전 06화 웰빙댄스 입문하기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