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이어령 교수의 칼럼에서 '해수는 곧 양수이다'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 후, 순천만을 바라볼 때마다 늘 어머니 뱃속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양수는 어떤 역할을 할까? 궁금했다. 네이버는 알기 쉽게 알려준다. <양수는 어머니 뱃속에서 아이가 자랄 때 태아를 보호하는 양막 속 액체이다. 태아는 양수 안에서 성장하기 때문에 비교적 중력의 영향을 덜 받고, 양수가 일종의 쿠션 역할을 해주어서 외부 충격으로부터 안전하다. 양수는 바닷물의 성분과 비슷하며 태아가 자라는데 필요한 빌리루빈, 알부민, 레시틴이 들어있고, 색과 냄새가 거의 없다. 양수는 태아의 안전과 건강, 성장, 호흡을 도와준다.>
90년대 다툼이 심했던 순천만!
수천 년 이어져 내려온 순천만! 한때는 이곳을 순천시가 하도 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환경단체와 다툼이 컸던 곳이다. 행정은 국비지원으로 추진한 사업이니 중단할 수 없다는 것이고 환경단체는 생태를 훼손할 수 있다면서 중단을 요구했다. 다툼이 길어지면서 민사소송으로 이어졌다. 소송 중인 곳은 방치하게 마련이다. 쓰레기가 쌓이고, 모래채취선이 들어오기도 했다.
90년대 쓰레기와 모래채취선이
2000년대 새롭게 디자인하다.
2006년 '순천만을 새롭게 디자인하라'는 임무를 맡았다. 90년대 투쟁이 심했던 장소를 새롭게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하는 일마다 부딪치면서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었다. 전문가들을 찾아 환경과 생태에 대한 학습과 워크숍, 토론, 자문을 받았다. 중요한 것을 발견했다. 우리나라 하구는 모두 막혀있었다. 유일하게 순천만은 옛 그대로였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어머니 뱃속과 같은 곳 순천만! 보전 의미를 발견했다.
우리나라 하구는 모두 막혀 있다.
흑두루미 눈높이로 디자인하라.
그래서 시작한 것이 순천만 주변 음식점 이전, 순천만 전봇대 제거, 순천만 생태탐조선 개선, 물새쉼터 복원 등으로 보전하고 이전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바다고기가 산란하는 곳이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곳이다. 바로 이곳을 기수 구역이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곳을 다 막아서 없앴다. 마지막 새만금 42킬로를 막으면서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를 막은 나라이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매립 국가라는 이미지를 남겼다.
흑두루미 눈에 거슬리는 것은 제거하다
순천만 보전 이유 _ 지구를 보호하는 일
태아를 보호하는 것이 양수라면 지구를 보호하는 것이 해수이다. 바닷물을 보호하려면 연안이 깨끗해야 한다. 태아의 안전과 건강, 성장, 호흡을 돕는 곳이 양수라면 인간의 안전과 건강, 호흡을 돕는 곳이 바다이다. 순천만을 보전하는 이유이다. 우리나라가 매립 국가가 아니라 보전 국가라는 의미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