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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무원 덕림씨 Mar 25. 2021

물새들은 30센티 이내의 습지를 좋아해요

순천만에 물새습지를 만든이유가 있었네.

순천만을 물새 천국으로 만들자

생활조건이 물과 관련이 있는 새를 통틀어 '물새'라 한다. 두루미, 오리, 기러기, 왜가리 등 순천만을 찾는 새들이다.  물새는 30센티 이내의 물을 좋아한다. 우리나라에 저수지가 2만 개 넘지만 새들이 없는 이유는 바로 물이 깊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닷가 연안습지는 물새들의 보금자리이다. 안전하고 먹이도 많기 때문이다. 왜 우리는 그 수려한 연안을 없앴을까? 우리만 살자고 모두 제방을 막고 농경지나 산업단지로 바꾸었다. 유일하게 남은 순천만!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물새들의 천국으로 만들고자 했다. 90년대 수많은 반대에 부딪쳤꼬, 소송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순천만 쉼터 앞 주차장을 습지로 개선한 곳 / 1년 만에 복원되었다

유일하게 보존되어 경관이 살아있는 순천만! 바닷물이 하루에 두 번씩 들고 빠진다. 우주의 자연현상이다. 그러나 밀물 때는 육지부로 3미터 이상 물이 들면서 물새들의 쉴 곳이 사라진다. 어미 새들은 다른 장소로 이동할 수 있지만 어린 새들은 힘들어한다. 밀물 때 새들의 안전한 쉼터가 필요했다. 순천만 주변의 잡종지나 강변 둔치를 물새 습지로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특히 강변 둔치는 농사를 짓기 위해 갈대가 나오지 못하도록 제초제를 많이 사용하는 곳이다. 환경도 보전하고 새들의 쉼터도 만들 겸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이다. 

위) 강변둔치 농사짓는 모습. 아래) 물새 습지로 변화된 모습

잡종지나 강변둔치를 물새 습지로

공공의 일은 방향성이 매우 중요하다. 수익을 남기기보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먼저다. 이러한 원칙을 지켜낸 순천만 사례를 살펴보자.


첫번째 사례는 순천만 갯벌 주변 국가 소유 잡종지 7만 평을 습지로 조성하는 일이다. 국가가 소유하고 있는 순천만 갯벌 옆 잡종지를 습지로 조성할 것을 건의했다. 정부는 매입할 것을 요구했다. 국가의 재산을 모두 자산공사라는 곳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부처에서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민간인이 매도하여 바로 건축이 가능한 곳이어서 시급성이 요구되었다. 협의가 안되고 세월만 흘렀다. 결국 순천시가 매입하여 습지로 조성했다. 천연기념물 물새들을 보호할 의무가 지방에만 있을까?  답답하기도 했다. 조성비의 일부를 국비로 지원되었지만 씁쓸하다. 시설비만 지원하고, 부지매입비는 자체 사업비로 하다 보니 전국 곳곳에 건물만 올라간다. 서울, 부산 사람들은 건물보다 자연을 좋아하는데...

국가의 땅을 매입하여 물새 습지로 조성한 현장

겨울이면 철새에게, 여름이면 사람들에게

두 번째 사례는 강변의 둔치를 물새 습지로 조성한 것이다. 우리나라 어느 곳이나 강변둔치가 많다. 농사를 짓거나, 체육시설이나 자전거 도로를 조성한다. 우리 생각은 달랐다. 바다와 가까운 곳이기에 제초제를 많이 사용하는 곳이라 매입하여 강변습지를 조성했다. 사람이 걷는 길은 포장을 하지 않고 흑길을 만들었다. 겨울이면 철새들의 쉼터가 되고, 여름이면 사람들의 오솔길이 되었다. 



코로나 시대 _ 자연을 침범하는 경계선을 넘어 일어난 일 

4대 강을 보자. 강을 살리자고 한 일들이 체육시설과 자전거길 투성이다. 오히려 강이 더 훼손될 것 같다. 공공의 일은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방향성이 중요하다. 어느 선까지 사람이 이용하고 자연으로 보존할 것인지? 가 매우 중요하다. 어느 생태학자의 말이 귓전을 맴돈다. '코로나 시대를 맞는 것은 인간이 자연을 침범하는 경계선을 넘어선 결과'라고... 우리는 서로의 경계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 그 선을 넘어 오늘의 코로나 바이러스 고통을 겪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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