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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ia Nov 10. 2023

Prologue

최소 한 10년 정도부터, 영어로 무언가를 작성할 때 전체를 소문자로 작성하는 게 멋진 것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서 음식점 이름을 


Park Avenue 172라고 짓는 대신

park avenue 172라고 짓는 식이다.

(여기서 좀 더 나가면 그냥 172, 거기서 더 나가면 one seventy two)


아무래도 소문자가 감정이입이 좀 적어 보이고, 뭔가 좀 대충 한 바이브가 있기 때문에 무심한 듯한 감성이 있어서 인기가 있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는 요즘 트렌드의 유튜브 예능을 보다가, 오랜만에 지상파 예능을 보면 억텐이 느껴지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그래서 소문자 선호 트렌드의 미래를 예측해 보면, 아무리 유행이 돌고 돈다고 해도 전부 대문자로 작성하는,

PARK AVENUE 172가 간지인 시대는 최소 30년간은 돌아오지 않지 않을까 한다.


이 정도까지의 생각이 제목을 적으면서 든 생각이다.


처음에는 prologue로 적고 싶었는데, 앞서 얘기했듯, 이 트렌드가 시작된 지 최소 10년은 된 것 같다. 즉, 이미 옛날 감성이란 말이다.


그래서 클래식으로 접근했다. Prologue로.


근데 왜 한국어가 아니라 영어로? 에 대해서는, 프롤로그라는 말을 한글로 적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같고, 아니면 그냥 내 마음속 어딘가에 저장되어 있는 사대주의의 발현일 수도 있는 것 같다.


"들어가며"라든지, 뭔가 멋진 한글로 작성하면 더 좋았겠다 싶지만, 이미 이만큼을 적고 난 뒤에야 드는 생각이라, 제목을 바꾸기는 또 귀찮은 마음이 있다. 제목을 바꾸면 지금까지 쓴 글이 의미가 없어지니까.



브런치가 드디어 창작자에게 수익을 얻을 수 있게 하는 모델을 시작했다.


이미 유튜브가 새로운 시장을 제시해서 틱톡 등이 올라타서 시장을 다 먹어버린 지 최소 5년은 된 것 같은데, 어째서 이렇게 오래 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래도 지금이라도 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모델은 유튜브처럼 뷰 수에 적용하는 게 아니라 아프리카처럼 독자들이 자진해서 지원하는 형식이다. 아마도 뷰 수에 기반하면 똥글이 너무 넘쳐날 걸 우려한 것 같지만, 아프리카라고 똥비디오가 없나? 를 생각해 보면 뭐 꼭 똥글 제어 목적만은 아닌 것도 같다.


뷰수에 기반해서 광고수익을 배분하는 로직을 짜자니 광고 지면 판매부터 수익 배분 로직까지 치밀하게 만들 자신이 없었을 수도 있고, 그냥 대표님이 어느 날 꿈에서 음성을 듣고 결정했을 수도 있고...


아무튼 필자는 살면서 위키피디아 말고는 "무료로 봐도 되는데 굳이 돈을 내고 보는" 행동을 해 본 적이 없어서, 과연 이걸로 아기 기저귀 한 봉지 값이라도 벌 수 있을지 굉장한 의구심이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태껏 이왕 글 쓰던 거, 좀 더 체계적으로 연재라는 형태로 글을 작성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의욕이 좀 더 생기기는 한다.



고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글 쓰는 일을 멈추지 않았던 것 같다.


싸이월드 게시판에 연재하는 형식으로 썼던 꿍시렁,

페이스북에 사진과 함께 연재했던 근황토크,

인스타그램에 연재 중인 a.foodie.elia 포스팅,

그리고 브런치 글들까지. 거의 20년째 꾸준히 무언가를 쓰고 있다.


예전처럼 글을 자주 쓰지는 않는데, 예전처럼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 건 아니지만, 스스로 필터 해버리는 게 많은 것 같다. 이런 건 너무 자극적이라서 필터, 이런 건 너무 무의미해서 필터.


그래도 연재라는 형태를 갖게 됐으니 필터링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좀 덜 하게 될 것이라 생각되니 기쁜 마음이 든다.



마지막으로,

글을 쓰게 될 주제는 지금까지와 같을 것 같다. 맛집 공유하기, 여행 후기 공유하기, 육아일기, 그리고 잡설.


돈을 받아도 괜찮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대단하게 희생하며 쓰는 것도 아니기에, 딱히 돈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독자들과 교감하면서 꾸준히 글을 작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


우선은 최소 1년간 1주일 1글을 지켜보자는 원원원 계획이 있다.


아무쪼록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거의 20년째 필자의 글을 읽어주는 남모 군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남기며, 연재 책의 첫 번째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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