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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ia Aug 21. 2024

벽제갈비 메뉴 격파 후기

런치코스와 디너 고기구이 도전기

서울을 다녀왔다. 체류하는 내내 집안일을 처리해야 해서 멀리 가진 못하고, 집 근처 식당만 방문하곤 했다.


그리하여, 벽제갈비를 세 번이나 방문하게 되어서, 그때 먹었던 것들 후기를 남겨본다.


벽제갈비는 비싸고 맛있는 걸로 유명하니, 사전설명은 줄이고 사진들과 함께 후기 남긴다.


후기

어렸을 때부터 봐오던 모습인데, 저기에 "세계최고의 맛"이라고 쓰여있는 건 지금 알았다 ㅎㅎ 굉장히 야심 찬 곳이었구먼...
런치 먹는 홀은 느낌은 이런 식.
먼저 1인당 5만 원가량의 런치. 전채 + 소고기 구이 + 식사 + 후식 구성이다.
아기 테이블 세팅은 이런 식이다. 웃긴 게, 바로 옆의 봉피양은 하이체어가 없다. 뭘까? 애기 데리고 오는 가족단위 손님은 봉피양 오지 마라..라는 시그널인 걸까?
웰컴 플레이트는 저녁과 똑같다. 호두강정, 육포, 그리고 김부각(인데 쌀이 더 많은). 육포가 압도적으로 맛있고, 호두도 달달하니 좋다.
저녁엔 안 나왔던 건데, 생선찜이 한입거리로 나온다. 물어보니 숭어라고 한다. 생강을 올려서 광동식 생선찜 맛이 난다.
그리고 나온 전채는 버섯과 새우완자. 이 정도면 그냥 광동식당 아닌가 싶었지만... 맛있게 먹었다. 밑에 레몬이 있어서 산미가 훌륭했다.
전체적인 구성은 이렇다. 깔끔하다. 매실장아찌가 심플해서 좋았다. 반찬보다는 디저트로 좋았다.
그리고 고기! 모든 부위를 물어보진 않았는데, 지금 사진으로 보니 기름기가 제일 많은 부분부터 구워주셨다. 일반적으로는 반대로 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인데.. 뭔가 이유가 있겠지..
굽고 있는 것 외의 나머지 고기들은 이런 정도.. 다 맛있었다. 벽제갈비에서 맛없는 소고기를 먹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떡 구이만큼은 정말 필자 취향이 아니었다.
식사는 물냉면. 물냉과 비냉은 항상 고민하는데, 8:2 정도 비율로 비냉을 더 자주 먹는 것 같다. 평냉은 비냉이죠.
이건 같은 날은 아니고, 따로 방문해서 냉면만 먹었을 때의 비냉.
비냉과 수육을 같이 먹으면 맛이 일품이다. 필자는 고기를 냉면에 싸서 먹는다.
마지막 디저트는 "유기농" 우유맛 아이스크림. 보통 디저트는 잘 안 먹는데, 이 날은 완뚝해버렸다. 매우 훌륭한 한 끼 식사였다.
그리고 이 날은 4인이서 금요일 저녁에 고기를 구워 먹은 날.
저녁 메뉴를 감상해 보자.
미슐랭 가이드 선정 등의 입장에서 한국식 바비큐집이 참 난처한 점은, "요리사"가 없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릴마스터 등의 노력을 하는 거 아닐까.
메뉴판 살벌하다. 근데 최근에 콜레스테롤 검사도 한 마당에 설화라는 이름의 기름을 내 몸속에 넣는 게 옳은 걸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비싸서 못 시켰다.
저 가격이 그럼 뼈 포함 가격이란 말인가..? 암튼 벽제갈비 메뉴판은 여러모로 사람을 놀라게 만든다.
잘 넘기다 보면 작은 글씨로 한우모둠이라고 쓰여 있는데, 800그람에 32만 원이니까, 불고기 다음으로 유일하게 인간적인 메뉴다. 오늘은 이걸로 갔다.
술은 야마자키 100주년 기념 한정판 Yamazaki the first. 일반 야마자키보다 토탄향이 강하다. 물론 야마자키답게 튀는 향 없이 모든 풍미가 둥글둥글하다.
콜키지는 4만 원이었다.
전채는 점심과 동일하다. 육포, 호두강정, 그리고 김부각인데 쌀이 많은 부각...
800그람 자태는 이런 식이다. 우열을 가리기 힘들게 모두 맛있었지만, 제일 만족스러웠던 부위는 치마살이었던 것 같다. 전체적으로 기름기가 다 많았지만, 치마살이 적당히 많았다.
지글지글. 서빙하는 아주머니께서 직접 구워주신다.
적당히 익으면 그릇에 놓아주셔서, 굽기 걱정 없이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대화할 때 아주머니 계신 게 좀 신경 쓰였지만, 술 좀 마시니 괜찮아졌다.
먹고 나니 후식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야무지게 먹었다.

종합 한줄평 (한 줄 아님)

1. 런치 5만 원 (5만 원이었는지 5만 5천 원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 코스는 요즘 다른 곳들 가격 생각해 보면 벽제갈비라는 사악한 이미지와 다르게 적당한 가격의 코스인 것 같다.

2. 디너는 다른 품목들은 여전히 사악한 느낌인데, 모둠 800g 32만 원짜리는 괜찮은 것 같다.

3. 가격만 맞으면 음식 맛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곳이니, 오히려 메뉴판 보면서 내가 지불 가능한 금액에 맞는 것만 고르면 돼서 편하다는 점도 있는 것 같다. 고기는 부위 상관없이 다 기름기 많고 부들부들해서 맛없을 수 없는 것 같다. 냉면은 말할 것 없이 맛있다. 돈을 좀 추가하면 메밀 100% 순면으로 시킬 수 있는데, 필자는 항상 순면으로 먹는다.

4. 서비스 좋고, 발렛 편하고 직원들 친절하다.


이상 벽제갈비 뿌시기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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