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국 나이란 개념이 사라지고 만 나이가 일반화되었으니, 미운 세 살이란 표현도 미운 두 살로 바뀌어야 하지 않나 싶다.
이미 아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영어 표현으로도 Terrible Twos라는 표현이 유명하고, 그만큼 이때의 아기들의 비행(非行)은 세계공통인 것 같다.
한국에서도 미운 세 살 이후에 뭐 다른 표현들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영어로는
Terrible twos 다음으로는 thrilling three 혹은 threenager라는 표현이 있다.
머 대충 두 살이나 세 살이나 고만고만하다는 메시지인 것 같다.
나름대로 잔꾀도 부리고, 그냥 무근본 떼쓰기도 늘고, 그와 반대로 말도 점점 늘어서 꽤 재밌는 대화를 하는 빈도도 늘고. 달콤 씁쓸의 조화가 기적적으로 밸런스를 이룬다.
이 밸런스란게 반반이어서 상충된다라는 밸런스가 아니라,
힘든 거 8 해서 와 이제 진짜 도저히 무리다, 싶을 때 행복 한 방울 입에 떨궈줘서,
그래 다시 잘해보자
하는 마음을 다잡게 해주는, 그런 균형인 것 같다.
신의 시험 같은...
육아를 더 잘해 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아기와 시간을 더 보내고 싶다는 욕심으로 영유를 반일반으로 보내고 있는데, 새해부터는 종일반으로 보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그게 아기를 위해서도 좋은 걸까? 더 잘 배우려나? 싶은 마음이 든다.
그냥 힘들어서 그렇게 합리화하는 건지 나름 여러 번 생각해 봤는데, 정말 답을 잘 모르겠다.
원래 떼를 쓰게 설계된 거라면 그렇게 하게 놔두는 게 맞는 건가 싶기도 하고,
원래 동굴이었으면 그 안에서 길렀을 사회성을 기관에 가서 기르는 게 맞는 건가 싶기도 하고.
뭔가 육아난이도가 떡상해서 생각은 많은데 내가 무슨 생각인지조차 잘 모르겠는 요즘이다.
그냥 주저리주저리 뻘글이 되었다.
아무튼 이 글을 읽는 모두들 행복한 연말 보내십시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