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동안 브런치에 30초 이내에 라이크 두 개 이상 누를 수 없다는 기능이 생겼다가 사라졌다.
아마도 이 기능이 도입된 것은, 이러한 가정을 체크해보고 싶었을 거다.
"네트워킹을 통해서 L4L(내가 누르니까 너도 눌러라,라는 압박)로 수집한 라이크는 글의 퀄리티를 보여주지 못한다. 그러니까 글의 진짜 퀄리티를 보여줄 수 있게, 라이크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라는 것일 거다.
그리고 아마 롤백을 한 이유는,
"네트워킹 기능을 제한하니까 전체적인 engagement(뷰, 클릭 등)가 떨어진다. 전체적으로 비즈니스에 좋을 게 없다"
가 아닐까 싶다. 뭐 다른 기술적인 이유가 있거나 다른 의사결정 과정을 거쳤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둘의 충돌이었을 것 같다.
브런치가 소셜 미디어처럼 작가들 사이의 네트워킹을 장려할 것이냐, 혹은 허용할 것이냐, 아니면 그냥 독자들에게만 판단을 맡기는 그러한 플랫폼이 될 것이냐,
라는 문제일 것이리라.
개인적으로, 인스타그램, 구글맵, 옐프, 스레드 등등 많은 플랫폼에서 창작자로 활동해 본 경험이 있기에,
창작자들의 네트워킹을 제한하는 것은 득 보다 실이 훨씬 클 것 같았다.
창작자가, 비록 의미 없는 라이크라 할지라도, 그걸 수집하면서 들인 노력, 시간, 그게 노가다든 뭐든, 그러한 것 자체가 라이크 수에 반영되어서 그 창작자의 진심정도(commitment)를 보여주는 것이고, 이러한 점이 글의 퀄리티를 잘 보여주지 못하는 지표라고만은 할 수 없다.
특히 장기적으로 보면, 그러한 창작자들은 더 잘해보고자 하는 의욕이 높은 사람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더 많은 독자를 보유하고 더 많은 글을 배출해 낼 수 있을 수 있다.
박사과정 학생으로서 실제 데이터가 어땠을지 궁금해지고, 의사결정 과정이 알고 싶어 지는 실험이긴 하지만,
처음 도입됐을 때부터 뭔가 롤백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지긴 했었다.
아무튼, 다음이 전체적으로 쉽지 않은 형국인 와중에, 과연 브런치의 미래가 어떨는지...
지금처럼 계속 도전하고 실험해보고 하다 보면 점점 좋은 쪽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브런치의 장점은 뭔가 꾸준히 변한다는.. 그리고 그 변화가 꽤 과감하다는.. 약간 롯데리아 같은 느낌이 있다는 부분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