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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끓이는 소고기미역국

by 소미소리 Jan 0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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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국은 오랫동안 끓여야 맛있다. 소고기를 넣든 황태를 넣든 미역만 넣고 끓이든 마찬가지다. 포르르 한 번 끓여서는 제맛을 낼 수 없다. 한 시간 이상 폭 고아야 보드랍고 감칠맛 나는 소고기미역국이 완성된다. 가족들 감기가 꽤 오래가고 있어서 미역국 끓일 준비를 했다. 감기에는 뜨끈한 국물이 제격이다. 소고기 국거리를 한 팩 해동했다. 그 사이 미역도 찬물에 불렸다. 처음 미역국을 끓일 때, 불리지 않은 미역을 씻으려다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는 미역국을 준비할 때에는 미역부터 불리고 본다. 이것저것 하다 보면 미역이 확 불어 나기도 하지만, 미리 미역만 찬물에 담가 두었다가 몇 시간 뒤에 미역국을 준비하기도 한다. 어떻게 해도 별 상관없다.


충분히 불어난 미역을 찬물에 빠득빠득 깨끗이 씻고 채반에 받쳐서 물기를 빼고 적당한 크기로 잘랐다. 냄비에 물을 넉넉히 받고(냄비의 반을 넘지 않는 양이 좋다), 소고기 덩어리와 미역을 넣고 끓인다. 팔팔 끓어오르면 중약불로 낮춰서 한 시간 동안 끓인다. 고기가 익고 미역이 부드러워지면 고기 덩어리를 건졌다가 식으면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다시 넣는다. 멸치액젓과 굵은소금으로 간을 하면 완성이다. 부족한 간은 우동간장으로 했고 오늘은 가족들 감기 때문에 다진 마늘도 두 큰 술 넣었다(평소에는 넣지 않지만, 감기에는 다진 마늘이 좋다니 넣었다). 사실 소고기미역국 끓이기는 아주 쉽다. 시간만 오래 걸리지 과정 자체는 매우 간단하다. 게다가 한 번에 많이 끓이면 더 맛있고, 냉동실에 두었다가 먹어도 맛이 나빠지지 않으니 한 번에 많이 끓이는 편이다. 두 세끼 정도 먹을 양을 끓이고 한 끼의 양 정도는 통에 담아서 냉동해 둔다. 반찬 하기 귀찮은 날 해동해서 먹으면 아주 좋다. 아니면 미역국 육수에 떡국을 끓여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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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 차게 미역국으로 식탁을 차렸는데 가족들 반응이 별로 신통치 못하다. 감기에 걸리고 보니 뜨끈한 국물이 당기는 나와는 달리, 아이들은 국물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자연식물식 178일째다. 미역국의 소고기는 거의 건져내고 먹었지만 다 건져내진 못했고, 오늘은 소고기가 싫지 않아서 얼마간 먹었다. 나머지 음식은 비교적 자연식물식으로 잘 먹었지만, 계속 기름진 간식의 섭취가 늘고 있어서, 고구마로 담백한 베이킹을 했다. 아이들이랑 같이 먹으려고 설탕을 넣고 달게 했는데, 아이들은 거의 먹지 않고, 나만 설탕을 많이 섭취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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