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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nda 린다 Jun 26. 2020

서툴렀던 아기의 첫 중이염

11개월 아기에게 가혹했고 그 애미한텐 더 가혹했던

중이염을 동반한 코감기 6주차, 그동안 아이가 겪은 축농증 형 중이염 치료 기록, 나중에 도움이 될까 싶어 남겨본다.


5/24 (+1일) 중이염의 시작


초여름 바람 솔솔 부는 근처 공원에서 저녁까지 잘 놀고 왔다. 이때 감기 당첨.... 그때는 몰랐다. 이런 선선한 바람에도 아기는 감기가 걸린다는 점? 그리고 죽일 놈의 중이염 그 서막이었다는...


이날 밤부터 코 막혀 잠을 못 자고 계속 울고 불고 힘든 밤의 연속이었다. 급 강원도 친정엄마가 소환되고 야밤에 동네 맘 카페에서 콧물에 좋다는 #유키베어럽 구해 아기 잘 때 가슴에 발라줬다. 효과는 아예 없지 않았다. 30분마다 깨던 걸 3-4시간으로 늘여줘서 최소한 밤을 새지는 않았다는 것만으로 감사했다.


5/25 (+2일) 열난다


맑은 콧물이 흐르기 시작, 열도 나기 시작했다. 37.9도. 보통 엄마들의 열나요 매뉴얼에서는 38도 넘어야 해열제 먹기는 하는데 하도 보채고 놀지를 못해서 결국 해열제 한차례 투약했다. 열은 내려갔지만 코감기는 점점 심해졌다. 소아과 가서 중이염 진단받았다. 0-7까지가 최악이라면 숲이는 중 4정도 단계라고 했음. 콧물이 뒤로 넘어간거라고 추측했다. 항생제 처방 시작-


이때까지 내가 잘못한 점은 아기가 열이 나는데 코감기 걸렸다고 추울까봐 양말신키고 조끼입히고 덥게 한 것... (아기가 계속 미열이 있었던 이유일까?) 판단미스의 결정판은 아기가 칭얼대서 계속 쪽쪽이를 물린 것... 중이염에 무지 안좋다는 걸 이틀 후에 알았다. 우짜노

기운 없는 숲.. 친정엄마 덕분에 종일 보채는 아기를 그나마 제정신으로 케어할 수 있었다. 아기를 너무 입혀놔서 더 기운이 없었나? 쪽쪽이도 참.. 엄마가 넘 미숙했단다


5/26 (+3일) 코뻥 연고도 안먹힌다


미열이 계속되고 코감기 심해졌다. 아기가 잠을 잘 못자고 코밑에 발라주는 연고도 이제 잘 안먹힘. 귀가 아픈지 자기 귀를 때린다. 사실 이때만해도 귀가 아파서 때린다는 생각을 못하고 돌이 되어가니 장난이 과격해지는구나 생각했다. (못낸 애미)

하도 보채니까 엄마가 내내 엎어주신다. 엎는동안 만큼은 조용하다. 이때는 또 역시 몰랐는데, 코감기에는 코 얼굴 부위를 좀 높에 해줘야 숨쉬기가 그나마 나서 잘 잘수 있다고 한다. 누워서는 콧물이 뒤로 가서 막힘증세가 심해지는 것- 거의 앉으채로 자는, 엎혀서는 잘잔 이유였다. (육아는 참 어렵다. 공부해야할 것 투성이- 애미는 그저 미안합니다)

새벽엔 우느라 안자고 낮에 자는 숲


5/27 다시 소아과 가다.


차도가 없어서 다시 갔다. 코 빼고 귀안에도 보고.. 아직 중이염이.. 코로나로 학교 못가고 있는 첫째언니 조카랑 울 아기까지 보느라 친정엄마 집에도 못가시고 서울 체류 중. 미안해유 엄마~ 딸셋 가진 죄로 울 엄마는 늘 바쁘다.

외함모니 껌딱지가 된 울 아기, 초딩 조카도 덩달아 맡겨졌다.


5/30 (+1주) 계속 아프고 살 빠지다.


어린이집은 계속 못가고 있고, 보채느라고 살이 좀 빠졌다. 다행히 밥은 잘먹긴 한데 코가 꽉 막혀서 힘들어하니까.... 그 와중에 쪽쪽이는 포기를 못해서 결국 쪽쪽이는 주고 있다. 그런 가운데 여름 더위가 시작해 무척 더웠다. 에어컨도 틀고 선풍기도 틀고... 애미가 또 몰랐다. 나중에 안거지만 돌쟁이 아기에겐 더워도 간접적으로 바람 노출해야하고 자연바람도 가능한 꺼리라고 한다. 목욕은 그냥 시켰다. 땀을 흘려서 컨디션 생각해 리프레쉬 해주라고 조언 받음.

친정엄마 컴백홈 하시고 이모님께서 봐주시는 숲
그래도 잘 논다

6/4 포기했던 포대기 엎는 법 재도전하다.


자꾸 못자고 보채는 아기를 위해 내가 할수 있는 여름용 보태기를 구매했다. 아기가 돌 넘어가면 엎을 일 없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이번 아픈게 오래가서 어쩔수 없이... 아파서 보챌때 엎어서 동네를 슬슬 걸으면 코가 좀 나은지 숨도 잘 쉬며 잠도 잔다. #미리살걸그랬어육아템 중의 하나... 요물이다 요물

좋아하는 숲

6/5

일단 열은 안나서 어린이집에 보냄...

드디어 엄마 자유! 역시 나라에서 키워주실때가 제일 행복하다.


6/6 (+2주)

다시 열이 난다. 오 마이... 눈물이 난다. 아기 말고 나...


6/8  결국 병원을 바꾸다.


소아과에서 이비인후과로 바꾸다. 아기가 코막혀서 밤에 잠을 못자서 결국 2주만에 기존 병원을 버리기로 했다. 차도가 없으면 병원을 좀 바꿔야 한다는 것... 역시 이번에 알았다. 크게 아파본적 없는 애미는 모르는게 많다. 이제부터는 차로 원정 진료 받으러 다녀야 해서 바쁜 남편 대신해서 시아버지가 경기도에서 와주신다.


이비인후과에서는 축농증형 중이염이라고 재진단함. 확실히 여기 진료방식은 조금 더 자세했다. 현미경 관찰카메라로 귀 안은 물론 코안 목구멍 다 보시고 코안이 너무 부어서 숨구멍이 작아졌다는 진단을... 중이염은 아직 중기란다. 숲이가 이렇게 자지러지게 우는 걸 처음 봐서 나도 엉엉 울었다. 의사가 나를 위로하며 안쓰럽게 쳐다 보았다.


나도 울고 숲이도 운 날... 그리고 25만원 정도 들여 전자동 콧물석션 #노시부 도 질렀다. 콧물때문에 잠을 못자는 것 더이상 보기 힘들어서... (후회 안함)

병원갔다 돌아오는 중.. 숲도 울고 엄마도 울다
전자석션 헤드만 봐도 우는 숲... 미안하다


6/9 (+3주) 이와중에 돌 촬영


아기가 아픈지 언 한달이 되어간다. 이 와중에 두달전에 예약해둔 숲이 돌 사진 촬영이 뙇! 실제 돌인 7월 예정했던 직계식사가 코로나로 취소되는 바람에 이거라도 해줘야한다는 간절한 엄마.. 간단한 돌상이라도 해보려고 이것저것 준비했다. (애미애비는 귀찮아서 웨딩촬영도 안했지만 아기 돌사진은 스킵하기 어려웠다.)

방앗간에서 급 맞춘 돌떡과 대추


6/10 코가 잔뜩 막힌채로 돌사진 촬영하다.


다행히 잘 웃는 아가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히유~

이제 나는 돌끝맘 (한달도 더 남은 돌이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좋았는데...

코막혀도 사진은 참 잘찍는 우리 숲


6/11 감기 악화로 119 부르다


밤에 잠도 못자고 내내 울다가 남편 통화가 안되어 결국 119까지 부를 정도로 울고 불고 뒤로 자빠지고 난리 부르쓰ㅠ 전화연결이 안되는 남편대신 119에 전화해 엉엉 울고 끊었더니 가정폭력인줄 알고 119대신 112 분들이 오셨다는.... 하아 아모튼 애기 엎고 아파트 단지를 휘젖다 밤 꼴딱 새고 아침에 다시 원래 이비인후과로.. 지금껏 항생제와 유산균만 처방받아왔는데 처음으로 스테로이드제를 처방받았다. 아기 코안이 너무 부어서 숨을 못쉬고 귀안의 염증을 녹일 목적이었다. 쎈약이라 하루에 두번만.. 그래도 이거 처방 받은 후 빠르게 좋아지는게 보였다. 일단 잠은 자니까...


6/13 부터 계속 같은 처방 받아서 열흘 가까이 먹다.


6/16 (+4주) 여전히 코 잔뜩 난다.


중이염은 조금 삭아지긴 하는데 일단 코가 나야지 중이염이 악화되지 않는다 하여 코감기약에 올인 하는 중이다. 항생제를 오래 같은 것을 먹어서 바꾸고 누런 콧물로 악화되어 가래 배출 도와주는 액상약을 추가했다. 이 약을 일주일 간 먹이고 조금씩 나아지는게 느껴졌다. (워낙 오래 약을 먹긴 했지만 ㅠ) 중이염은 말라가고 있는데 아직 있다.

6/23 항생제 바꾸다.


아직 콧물 찍찍... 의사 조언으로 항생제 또 바꾸다. 이 항생제 쎈건지.. 먹자마자 콧물이 확 줄어든 느낌이 들었다. 병원의사의 처방전 누락으로 두장으로 나눠져있음.


6/26 (+5주) 드디어 중이염 끝.


하지만 코는 조금 아직 누렇게 남아있다. 많지는 않지만 코가 나아야 악화되지 않을듯 하여 항생제는 계속 먹고 대신 그간 염증 컨트럴 위해 먹인 스테로이드 (피알디 현탁시럽 0.3%)는 뺐다.


대장정이 막을 내리진 못했다. 중이염은 나았지만 코감기를 잡아야 했기에... ㅜ


일단 이 경험을 통한 key learning을 남겨보자.


1. 열이나 콧물 난다 싶으면 당장 소아과 가기

2. 중이염 진단 받음 무조건 이비인후과 가기

3. 더워도 아기는 바람 직접 닿지않게 하기

4. 쪽쪽이는 (슬슬) 끊기... 아기 코나 귀 염증이 발병되기라도하면 도움이 안된다

5. 유명한 의사 진단은 일단 한번이상은 받기... 줄이 너무 길어도... 이유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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