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캠브리파일 Oct 02. 2024

별이 쏟아지는 곳, 홍천

그리고 계곡

강원도 홍천 계곡 앞으로 캠핑을 떠났을 때의 일이다. 그날은 꽤 더운 여름날이었다. 


나는 시골에서 태어나 20살이 되기 전까지 그곳에서 쭉 살았는데, 중간고사 시험이 끝나면 어울리던 친구들과 계곡을 가곤 했다. 마을버스로 1시간가량을 달리면 우리만 아는 계곡이 나오는데, 시험의 회포를 풀듯 하루종일 계곡에서 웃고 떠들며 수영을 했다. 차가운 계곡물에 입술이 파랗게 변할 때쯤 친구 부모님이 챙겨주신 버너에 삼겹살을 구워 먹고 해가 지기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홍천 캠핑은 어린 시절 그때와 참 닮았었다. 3시간의 운전, 평일이라 아무도 없는 계곡까지.

우린 빠르게 텐트를 피칭하고 어린아이처럼 물로 뛰어 들어갔다. 분명 더운 날씨였지만 계곡물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차가움이 익숙해지기 시작하고 나선 우린 어린아이처럼 물속에서 몇 시간을 즐겼다.


언제나 그랬듯 삼겹살을 굽는다. 물놀이 후에 먹는 삼겹살은 왜 이렇게 맛있는 건지. 챙겨 온 묵은지 마저 완벽한 저녁을 먹었다. 산에 반절정도 걸쳐있던 해는 어느덧 산 뒤편으로 자취를 감췄다.


이 캠핑장은 우리가 머무는 사이트와 화장실이 굉장히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그곳까지의 거리가 무척이나 어두워서 화장실을 가기가 두려울 정도였다.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혹여나 정체 모를 무언가가 튀어나오진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화장실을 가던 도중 우연히 하늘을 보다 우린 입이 떡 벌어지고 말았다.


'와... 이렇게 많은 별은 처음인 것 같은데?'


캠핑을 시작하고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을 찾아다니다 보니 도시에서 볼 수 없던 별을 자주 마주치곤 했는데, 이날의 별들은 그간 봐온 별들과는 다르게 유독 밝고 많았다. 아마 어둡기 때문에 더욱 밝게 느껴졌을 별.

밝게 빛나는 별들이 이날의 캠핑을 더 완벽하게 만들어주었다.


캠핑은 정말 자연을 아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여행이다. 도시에서 조금 벗어나면 자주 접할 수 없는 별을 마주할 수 있고, 어린 시절 향수를 불어 일으키는 계곡을 만날 수도 있다.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있다면 잠시 시간을 내어 도시 외곽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일상에 치이고 도시의 바쁨에 지친 사람들에게 홍천의 계곡과 밤하늘을 선물해 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날 찍은 홍천 계곡
그날 찍은 홍천 밤하늘


이전 07화 고생은 몸이 하고, 휴식은 마음이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