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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lorabbit Oct 21. 2020

첫 사회생활, 문화센터 체험

이름표를 단 아기를 바라보는 감격스러움

코로나가 조금 잠잠해지던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시기에 조리원에서 알게 된 친구와 함께 문화센터 일일 체험을 했다. 집에서 엄마하고만 있던 아기들이 자기 또래와 어떻게 어울리고, 낯선 사람들과 상호작용할지 궁금했다.


교실로 들어서니 선생님이 아기 이름이 적힌 커다란 이름표를 나눠주었다. 윗옷 가슴께에 붙은 아이 이름을 보는데 왜 이렇게 울컥하는지. 11개월 조그마한 아기가 이제 다 커버린 것 같고, 어느새 사회의 일원이 된 거만 같았다.


6~12개월 아기들이 대상인 수업에는 저마다 개성을 지닌 아기들이 수업에 참여했다. 어떤 아기는 뚜벅뚜벅 걸어서 선생님에게 다가가고, 어떤 아기는 엄마 품에서 잔뜩 겁먹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키키는 조금 긴장한 채로 주위를 둘러보며 주변을 탐색했다. 선생님이 주는 물건을 조심히 만졌다. 집에서와는 달리 조심스럽게 물건을 탐구하고 옆 자리에 앉은 친구에게 손을 뻗었다. 


소리 나는 악기를 두드리고 흔들며 오감을 자극시킨 후, 귀여운 꿀벌 옷을 입고 촉감놀이를 시작했다. 앙증맞은 노란 꿀벌 옷에 흰 날개를 달고 안아있는 아기들이 더없이 사랑스러웠다. 선생님이 하는 말소리에 고개를 들고 쳐다보는 모습이 대견했다.


중간중간 엄마 품으로 들어와 엄마 온기를 느끼고 다시 놀잇감을 가지고 노는 키키. 어느새 이렇게 허리에 힘이 생겨서 자기 혼자 앉아 물건을 가지고 놀게 되었을까. 


장차 걷고, 어린이집을 다니고, 유치원을 다니고, 학교도 다닐 생각을 하니 만감이 교차했다. 앞으로 키키가 겪을 많은 일들이 문화센터에서 체험하는 놀이처럼 즐거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영원히 엄마 품일 것 같던 아기가 제 이름표를 달고, 또래들과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을 보니 시간의 힘이 놀랍다. 세월은 어김없이 흐르고, 아이를 품 안에서 키우는 시간도 머지않았다. 그 성장 하나하나를 소중히 지켜보고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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