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인센티브 800만원에서 퇴사를 생각했다

진짜 내게 필요한 것은 따로 있었다

by 임용

숫기 없는 내게 영업이란 직무는 의외로 잘 맞았다. 매일 과거 매출 자료를 분석해 거래처별 영업 전략을 준비한다. 그리고 성실하게 거래처를 방문하며 예전에 만난 바이어와 자주 만났다. 그렇게 1년, 매출은 자연스럽게 오르며 목표 대비 132% 달성했다. 사도 실적이 매우 좋았고, 나는 S라는 평가와 함께 800만원이라는 인센티브도 받았다. 큰 금액이고 기분 좋던 것도 잠시 나는 오히려 마음에 혼란이 시작됐다.


800만원에 담긴 내 일의 가치와 의미는 뭐지?


인센티브 800만원은 아이러니하게 일의 의미를 묻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회사에서 영업이란 업무가 내게 어떤 의미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처음에는 직무가 안 맞아서 이런 생각을 하나 싶었다. 하지만 동일한 회사에서 다른 직무로 일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옮기더라도 같은 고민이 이어질 듯싶었다. 일에 새로운 의미 부여가 필요하구나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생각에 빠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매출 성과는 바닥을 찍고, 나는 돈에 끌려다니며 일한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곳에서 나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내 일에 대한 의미를 찾아서


마음속으로 퇴사를 결정했다. 그리고 의 의미를 되찾기 위해 고민했다. 사회적인 이슈를 마케팅과 영업 역량으로 해결하는 회사에서 근무하자는 결론을 냈다. 대학생 시절 교양 강좌로 듣던 사회적 기업 관련 수업이나 마케팅 전공 수업에서 가장 울림이 있던 '사랑받는 브랜드(러브마크)' 등이 내가 영업과 마케팅을 사랑한 이유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대학생 시절 만들어 좋은 평가를 받은 기획서들도 대부분 사회적 이슈와 마케팅을 연계했던 아이디어였다.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확인한 기분이었다. 그렇게 나는 구직과 일에 대한 방향과 의미를 되찾았다.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의 교집합


2년의 방황 끝에 지금 회사에 왔다. 지금 일하는 회사가 내가 원하는 방향이자 일의 의미에 필요한 방향이라 확신했으니까. 4년이 지난 지금 나는 동일한 질문을 계속한다. 어떤 일을 기획할 때마다 쓸 때마다 항상 "이 상품과 매출은 나와 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지녀야 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한다. 그게 내가 원하고 필요하고 원하는 것이자 사회와 고객들이 필요한 가치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오랜 생존과 사랑받는 비결은 사회적인 의미에서 시작되니까


누군가는 사회적인 의미까지 고려하는 이유를 묻는 다. 내가 원하고 필요해서라는 의미도 있지만 기업의 생존에 관련한 의미와 이유도 있다. 우리가 잘 아는 베지밀, 복음자리 같은 유명 브랜드와 상품도 사회적인 이유에서 시작되었다. 베지밀은 소아들의 유당불내증 질병에서, 복음자리는 철거민 주민들과 함께하기 위한 천주교 신부님과 수녀님들의 지혜에서 시작되었다. 사회적인 의미를 지닌 상품과 브랜드는 오랜 시간 생존하며,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사 받을 수밖에 없다.


800만원과 2년, 내 일의 의미와 방향을 위한 투자


인센티브 800만원에서 혼란과 퇴사를 거쳐 내 일의 의미를 찾기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800만원은 남아 있지도 않다. 지금 돌이켜보면 꽤 긴 시간과 많은 돈을 들여 돌고 돌아 고생했다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한편으로는 그 시간이 없었으면 안 되었겠다 싶다. 그 시간과 인센티브 800만원은 더 나은 나를 위한 도약의 발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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