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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보러

by 고라니

돌 보러


모래가 돌이 돼

모래가 돌이 된다고

모래가 돌이 된다니까


우길 줄도 아는 사람이네

한 알의 모래가 몸집이 불어나 돌이 되거나

모래가 서로를 자석처럼 끌어당겨 돌이 되는 시간을 가늠했다


모래가 다 돌이 되고

결국 돌만 남을 거라고 했다

슬픔을 말하는구나


장갑 한 짝이 없었다

잃어버릴 줄 알았다면

잃은 걸까 버린 걸까


기억에 없는 꿈이 돌이 되었다

한 줌 돌을 그의 손등 위에 얹어주었다

그는 꼼짝 않고 가만히 있었다

이렇게 사랑을 하는구나


손이 시리다 해서 장갑 한 짝을 그에게 내밀었다

작을 거라며 안 끼려 하던 장갑은 그에게 꼭 맞았고

여러 개의 돌이 얼굴에서 빠져나온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말없이 말없는 돌을 보며 우리는

몇 개의 얼굴을 내려놓았다

그것을 다시 주웠는지는 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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