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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멘

by 고라니

브레멘



멀리서 어디선가 겨우 왔으므로

무엇보다 오래 버려졌으므로

지치고 늙어 있었다


늙은 수탉은

울었다

개도 고양이도 따라 울었다

털이 젖을 만큼 울었다


당나귀는

도둑과 마주쳤지만

찬란한 태양 한 조각은

빼앗기지 않고 등에 두었다


기진맥진했지만

쫓기지 않고

노래를 불렀다


구걸하는 소리로 들려

피하거나, 하찮게 여겼다


노래의 입김

브레멘의 보도블록 틈

풀 씨 하나 틔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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