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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이음 Oct 05. 2024

[자매성장소설] 04.연하

중간에서 만나자




1화 보고 오기









으악, 깜짝이야!


호정 누나!? 여긴 어쩐 일이에요? 네? 저요? 기다렸다고요? 왜요?


아, 오늘은 일 좀 더 했어요. 연락을 하시지, 왜 초딩들 집에 가는데 교문 앞에서 혼자... 네, 보통은 네시 반에 끝나는 거 맞아요. 근데 제 퇴근시간은 어떻게 아셨어요? 아, 누나도 공무원이었죠? 근데 교육행정은 아니었잖아요?


어딜 가요? 아, 집에 같이 가자고요? 저랑 굳이 같이 가려고 이 시간에 초등학교까지 온 거예요? 진짜 왜 온 거예요?


에? 갑자기 대학은 왜요? 저 누나들이랑 같은 학교 나왔잖아요! 아래층 산 게 5년은 넘은 것 같은데 아직도 모르셨어요? 아니요, 전 수능 대박 나서 갔는데요. 원래 어렸을 때부터 뭐든 욕심 별로 없었어요. 공부도 평범했고. 오! 누나도 그런 생각해요? 맞아요, 평범한 게 사실 가장 어려운 거잖아요. 그냥 사회에서 1인분 하면 훌륭한 거 아닌가.


네, 전 정년까지 공무원 할 거예요. 뭐, 그냥 엄마 아빠 다 공무원이시니까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온 것도 있죠. 7급으로 시험 다시 보라고 가끔 잔소리는 하세요. 부모님 노후대비요? 와, 갑자기? 하하… 이런 것도 막 물어보시는구나. 누나 지금 무슨 듀오에서 나온 사람 같아요. 근데 진짜 왜 오신 거예요? 이젠 대답 좀 해주세요.




…다정이 누나요? 제가요?

아,아,아니요?




하…




네, 맞아요. 좋아해요.

어떻게 알았어요? 티 많이 나요?




그냥… 예쁘잖아요. 성격도 착하고. 웬만한 남자들 다 다정 누나 같은 사람 좋아할 걸요? 맨날 남자친구 있잖아요. 이번에 헤어진 사람 집 앞에서 몇 번 봤는데 되게 잘생겼던데요? 머리도 막 길고 수염도 따악. 네? 놈팡이요? 왜요? 아, 그걸 직업이 없다고 할 수 있어요? 싱어송라이터, 그런 거 아닌가? 그래도 뭔가 하고 싶은 게 있다는 게 멋지잖아요. 전 존중해요.


다정 누나도 웹툰 엄청 좋아하지 않아요? 누나는 왠지 순정 만화 그릴 것 같아요. 여주인공도 누나 닮게 그릴 듯. 헉, 제가요? 남주는 아니고. 서브남 재질? 아, 연하남 캐릭터 뭐 그런 거요? 마침 제 이름이 고연하이긴 하지만… 근데 저 왜 서브남이에요? 그냥 수다 떠는 건데 남주 시켜줘요. 에이, 농담이죠. 제가 감히 어떻게 다정 누나 옆자리를 넘봐요. 전 서브남도 아니고 그냥 지나가는 엑스트라 1 정도? 엄청 평범하잖아요. 와, 은근 잘생겼다니. 뭔가 엄청 억지로 위로해 주시는 듯한…. 진심이라고요? 음, 뭐, 고맙습니다. 근데 그럼 뭐해요. 다정 누나가 좋아하는 남자 스타일은 저 같은 너드남이 아닌 것 같은데…. 에? 방법이 따로 있다고요? 뭔데요?


뭐, 들어보고 일리가 있으면요! …아, 알았어요, 알았다고요. 저 사실 공무원 붙고 소개팅도 하나도 안 받았단 말이에요. 혹시 다정 누나가 남친이랑 헤어질까 싶어서… 에이, 순애보까진 아니고요. 잔뜩 웅크리고 기회를 본 거죠. 지금이 그 기횐가? 하하




네, 해볼게요.

어떻게 하면 돼요?





계속.









안녕하세요, 유이음입니다. '중간에서 만나자'는 마지막화인 24화까지 매일매일 연재될 예정입니다. 4화를 재미있게 읽어주셨다면 <라이킷과 댓글, 작가 소개 옆 구독 및 알림 버튼>을 눌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다음화에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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