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리아 숲의 키 큰 나무 사이로 햇빛이 비치는 풍경을 바라보던 한 사람이 감탄하며 말했다.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다니!"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던 한 사람은 다름 아닌 나치 강제수용소인 아우슈비츠에 수감된 수감자였다.
끔찍한 환경에 갇힌 수감자가 강제노동을 나갔다가 문뜩 눈앞의 펼쳐진 자연에 경탄한 것이다.
그는 이내 잿빛으로 물든 초라하고 끔찍한 막사로 들어가며 다시 절망 속으로 빠져들었겠지만, 자연에 경탄했던 그 순간이 살아야 하는 아주 작은 이유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아우슈비츠에서의 끔찍한 경험을 기록한 빅터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에서 곧 닥쳐올 절망적인 죽음에 대해 격렬하게 항의하고 있는 동안 자신의 영혼이 음울한 빛을 뚫고 나오는 것을 느낀다고 썼다. 그는 가혹한 상황 속에서 아내와 대화하는 순간을 상상하며 사랑을 그렸다. 사랑은 그에게 살아야 할 큰 이유가 되었다.
그들의 끔찍했던 경험은 가히 상상하기도 어렵지만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사람은 희망을 상상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
다가올 운명을 전부 선택할 순 없지만 다가온 운명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선택할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울림을 준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자연을 바라보며 경탄하는데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는 내가 주변의 나무와 꽃을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내가 누리고 있는 소소한 일상에 경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문뜩 영국 시인의 시 한 구절이 마음에서 피어오른다.
“나는 내 운명의 주인, 내 영혼의 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