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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균율 Jun 24. 2018

불타는 밤하늘을 피하는 방법

암흑 에너지의 퍼즐 (1): 빛은 타임머신이었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물리학자들 사이에는 몇 가지 난제에 대한 공통적인 인식이 공유되게 되었는데, 쿼크의 관측이 원론적으로도 불가능하다는 양자색역학의 문제, 중력을 포함하는 대통일장이론, 블랙홀과 양자중력의 공존 여부, 우주상수의 문제, 그리고 1세대 빅뱅 우주론의 여러 퍼즐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21세기로 넘어온 지금 일부는 상당히 해결되었고 일부는 실마리가 보이는데, 유독 전혀 실마리도 보이 않는 이상한 상황에 처한 것이 우주상수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현대 우주론을 이야기할 적절한 핑계일 듯하여 몇 편의 글을 이 문제에 할애해 볼까 합니다.  3부로 이루어진 이 연재는 모두 2017년 작가의 네이버 열린 연단 강의록에서 발췌하여 편집한 것임을 밝힙니다. https://tv.naver.com/v/1942426 




요즘 도시의 밤하늘은 빛 공해로 인하여 은하수는 고사하고, 북두칠성 보는 것도 어렵지만, 청정 고산 지역에 올라가 보면 하늘은 무수히 많은 별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물론 아무리 많은 별이 있다 한들 낮과 같이 밝지는 못하다. 그런데 1823년에 올베르스(Heinrich Wilhelm Olbers)라는 독일 사람이 다음과 같은 놀라운 질문을 했다고 한다: 왜 밤하늘은 어둡지?  


코페르니쿠스 이후 지동설을 믿는 과학자라면 지구가 특별하지 않을 뿐 아니라, 태양계 역시 특별하지 않으며, 따라서 우리의 은하 역시 특별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될 텐데, 그렇다면 우주에 있는 은하의 분포 역시 위치에 상관없이 어느 정도 일정할 것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런데, 만일 그렇다면, 그리고 우주의 크기가 무한히 크다면, 밤하늘은 무한히 밝아야만 한다는 것이 올베르스의 이야기이다.


멀리 있는 별에서 지구에 다다르는 빛의 양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한편, 같은 거리에 있는 별의 수는 거리의 제곱에 비례한다. 따라서 1000광년~1001광년 거리에서 오는 빛의 총량과 1000만 광년~1000만 1광년 거리에서 오는 빛의 총량은 대략 동일하게 된다. 우주의 크기가 무한히 크다면 이런 빛을 거리 별로 다 더한 것이 지구에 다다르는 빛인데, 모든 거리에서 동일한 양의 빛이 도달하므로, 그 총량은 무한히 많을 것이다.


따라서 실제로 우주가 무한히 크다면, 지구에 도달하는 빛의 양이 무한히 많을 것이므로, 밤이건 낮이건 지구 표면은 항상 무한히 높은 온도로 달구고 있어야 한다는 이 이야기는 물론 실상과 전혀 다른데, 과연 무엇 때문인가 하는 것이 올베르스의 놀라운 질문이었다.

 

생각해 볼 수 있는 해답을 몇 가지 꼽아보자. 생각해 볼 수 있는 가장 간단한 해법은 우주의 크기가 유한하여 별의 개수 역시 유한하다는 것이다. 혹시 우주가 무한하다 하더라도, 우리 은하를 기준으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은하들의 밀도가 적당히 빨리 줄어든다면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다. 후자는 코페르니쿠스가 불편해할 것이고, 전자의 경우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과학적인 확인이 쉽지 않은 해답이다.




Heinrich Wilhelm Matthias Olbers (R. Suhrlandt 작품)

그런데, 알고 보니 올베르스의 질문에 대한 옳은 답은 의외의 곳에 있었다. 빛의 속도, 즉 맥스웰의 전자기론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어느 누가 보더라도 일정하다는 빛의 속도가 올베르스의 의문을 푸는 열쇠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빛은 항상 그 누가 보더라도 초속 300,000km 정도로 알려진 광속으로 움직인다. 이는 전자기 이론의 예측이며 상대성 이론의 근간인데, 이것이 무슨 말인지 모른다면 이 브런치 북의 첫 번째 글인 "맥스웰의 빛"을 참조하는 것도 좋겠다. 


멀리 있는 별을 보러 가기는 어려우나, 멀리서 공짜로 날아오고 있는 빛은 앉아서 보는 것은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제약이 따르는데, 별에서 오는 빛은 그 별의 거리에 따라 다른 과거에 생성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오늘 밤하늘에 보이는 별은 약 30분 전의 목성일 수도 있지만, 약 250만 년 이전의 안드로메다 은하일 수도 있다.


지금까지 인류가 만들어낸 망원경으로 볼 수 있는 가장 멀리 있는 “별”은, 그 정체가 완벽히 밝혀지지 않은 소위 Quasar들과, 가끔 나타났다 사라지는 초신성들인데, 일부는 그 거리가 100억 광년이나 되어 실제로 이들은 관측한다는 것은 사실 100억 년 전의 이 천체들의 모습을 보는 셈이다. 따라서, 우주의 거대한 공간에서는 이렇게, 멀리 보는 것이 단순히 멀리 보는 게 아니라 옛날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주의 나이가 무한하지 않다고 한다. 최소한, 별을 밝히는 주된 연료인 수소는 137억 년 전에 처음 만들어졌다고 한다. 올베르스의 질문은 지구에 다다르는 빛의 총량에 대한 문제인데,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광원 중 그 어느 것도, 지금 우주 나이라고 회자되는 137억 년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하면, 오늘 밤 지구 표면에 다다를 수 있는 빛은 137억 광년 너머에서는 올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왜냐하면 140억 광년의 거리에 있는 천체에서 오는 빛은 곧 140억 년 전의 그 천체에서 생성되었어야 오늘 밤 우리가 볼 수 있는데, 그때는 그 천체가 생기기 이전이기 때문이다.


1조 광년의 거리에 아무리 많은 은하가 있어도, 이들이 1조 년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면, 이 은하들이 방출한 빛이 아직 지구에 다다를 수 없으며 따라서 지구에서 보는 밤하늘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유한한 우주의 나이가 절대적인 빛의 속도를 만나면, 올베르스의 질문에 대한 가장 자연스러운 해답이 이렇게 쉽게 나온다.


밤하늘이 어두운 이유가 우주의 나이가 유한하기 때문이라는 이 이야기를 곱씹어 보면 참으로 놀랍지 않은가? 빛의 속도가 일정하다는 100년 전 맥스웰과 아인슈타인의 매우 이론적인 주장, 밤하늘이 어둡다는 고대로부터의 상식, 우주의 나이가 유한하다는 20세기 우주론의 결론, 이런 전혀 다른 세 가지 이야기가 이렇게 단순하게 관련되어 있다니 말이다.   


우주론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실, 이 올베르스의 퍼즐을 해결하는 데 있어 더 근본적인 대답은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두 가지 다른 방식으로 위 퍼즐을 해결한다. 첫째는 우주의 팽창을 거꾸로 생각해 보면 과거로 갈수록 수축한다는 의미이고, 이는 우주의 나이가, 조금 더 정확히는 별의 주연료인 수소와 헬륨의 나이가 유한하다는 것에 연결된다. 물론 이미 이야기 한대로 별들의 나이가 137억 년을 넘지 않는다는 말에 귀결된다. 


둘째로는 소위 우주의 지평이라는 것이 생겨 그보다 먼 곳에서 출발한 빛은 지구에 올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광원은, 우주의 팽창으로 인하여 지구에서 보기에는 빛의 속도보다 더 빨리 멀어져 가는데, 이는 그곳에서 발생한 빛이 지구에 다다를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지구에서 볼 수 있는 광원의 최대 거리에 있는 경계를 우주의 지평이라고 하는데, 이에 의한 효과는 미래로 가면 갈수록 더욱더 중요해진다. 우주의 나이가 유한한 것만이 이유라면, 오래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하늘은 점점 더 밝아질 텐데, 실은 그렇지 않고, 오히려 은하들이 하나 둘 우주의 지평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하늘은 점점 어두워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두 번째 이야기를 정량적으로 이해하려면 물리학 지식이 조금 더 필요하므로, 일단 여기서는 무시하기로 한다. 




빛의 속도 때문에 볼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니, 이제 무엇을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고생물학이라는 학문을 생각해보자.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것들, 즉 공룡이나 다른 멸종된 생물에 대하여 질문하고 유추하는 학문일 텐데, 이런 학문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남겨진 자취들이다. 공룡 화석을 발굴해서 그 뼈대에 어떤 근육과 어떤 표피가 얹혀 있었을 지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이에 대한 간접적인 증거들을 모아 설득하려고 하는 학문이다. 이렇게 간접적인 증거만으로 추론을 해야 하므로 생기는, 예를 들어 공룡이 조류에 가까운 것인지, 파충류에 가까운 것인지에 대한 혼란이 생기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런데 만일 화석을 발굴하는 대신 살아 움직이는 공룡을 촬영할 수 있다면, 고생물학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임을 자명하다. 물론 타임머신(time machine)을 만들기 전에는 꿈과 같은 이야기일 뿐이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는 상대론이 제한적인 타임머신을 허용한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역시 절대적이고 유한한 빛의 속도 덕분이다. 위에 말했듯이 멀리 보는 것이 곧 과거를 보는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면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다만 공룡을 촬영하려는 그 고생물학자가 지구로부터 5천만 광년 떨어져 있는 어떤 행성에 살고 있다면 말이다. 그 학자의 문명이 이를 위해 충분히 좋은 망원경을 만들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는, 5천만 년 전 지구의 모습을 지금 실시간으로 촬영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주 탐험가가 되고 싶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넘을 수 없는 절대적인 제약인 빛의 속도가, 망원경을 통해 우주를 들여다보고 있는 과학자에게는 오히려 과거를 들여다보게 해주는 타임머신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여기서 또 하나의 질문을 해보자. 만일, 위에 언급한 것처럼, 우주가 무한히 오래된 것이 아니라면, 최근의 우주론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137억 년을 조금 상회하는 나이를 가지고 있다면, 137억 광년 거리에서 오는 빛을 관측하여 우주의 시작을 직접 보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놀랍게도 불과 지난 30여 년 사이에 이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우리 우주에는 어디에나 있는 우주 배경 복사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한다. 비유를 하자면 한 겨울 아이들의 교실을 데워주는 구식 조개탄 난로를 생각해 보자. 젊은 세대라면 라디에이터나 난방용으로 쓰고 있는 시스템 에어컨을 생각해도 좋다. 이 교실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훈훈한 열기를 순간적으로 느낄 수 있는데, 이는 난로에서 발생한 적외선 광자들이 곳곳에 퍼지고 반사되어 교실을 가득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즉 난로에 손을 댈 필요 없이, 교실 전체에 퍼져 있는 적외선 복사파의 온기를 느낀다는 말이다.


우주의 텅 빈 공간에도 역시 이와 비슷하게 전자기 복사파가 가득 채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 복사파는 우주의 탄생, 즉 흔히 빅뱅이라고 부르는 당시의 열기가 차츰 식어 남은 잔재이며, 통칭하여 우주 배경 복사라고 부른다. 이 열기의 온도는, 절대 온도의 단위로 하면 대략 3 캘빈, 섭씨로는 영하 270도 정도에 해당하다. 물론 열기라는 말이 무색한 저온이지만, 주변에 있는 별들에서 나오는 매우 뜨거운 열기와 아무런 상관없는, 온전히 우주의 탄생과 연관되는 복사열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WMAP에서 관측한 우주배경복사. 붉은 부분은 우리의 은하등 천체들로부터 나오는 고온의 빛이고 그 이외 부분이 137억 광년을 날아온 우주 배경복사이다.


한편, 우주와 교실의 큰 차이 중 하나는 우리의 우주가 대부분 텅 비어 있다는 점이다. 교실 안의 적외선은 벽과 학생들의 몸에 반사되고, 흡수되고, 다시 방출되기를 반복하지만, 우주의 빛은 아주 낮은 밀도로 분포하고 있는 별이나 먼지 구름을 만나는 매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 항상 직진한다. 우주는 텅 비어 있기 때문에, 전자파 망원경에 측정되는 우주 배경 복사는 대부분 우주의 나이 동안 이렇게 직진해온 빛인 셈이다. 따라서, 이들은 137억 광년 멀리에서 온 137억 년 전의 우주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타임머신인 것이다.  


사실, 20세기 말까지만 해도 천문학을 바라보는 물리학자들의 시선은 항상 일말의 의구심이 섞여 있었는데, 이는 관측 결과를 정량적으로 100% 믿기 힘든 부분이 어쩔 수 없이 섞여 있었기 때문이다. 어떠한 측정에도 편차는 있기 마련인데, 실험 결과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통계적인 오류 (statistical error)와, 실험 자체를 디자인할 때 어쩔 수 없이 섞여오는 소위 체계적인 오류 (systematic error)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동시에 필요한데, 일반적인 천문관측은 후자에 대한 이해가 거의 항상 불완전하다.


이 어려움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것이 허블 상수인데, 현재 우주의 팽창 속도를 말해주는 숫자이다. 우주가 일정하게 팽창한다는 것은 공간 자체가 팽창하는 것이라 은하와 은하 사이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며, 또한 멀어지는 상대 속도 v는 둘 사이의 거리 L에 비례하게 되는데,


v = H * L


그 비례 상수 H가 허블 상수이다. 천체가 멀어져 가는 속도는 그 천체가 발산하는 빛의 구성을 관측함으로써 비교적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데 반하여, 해당하는 별까지의 실제 거리 L을 정확히 아는 것은 지구에 발이 묶여 있는 천문학자들의 입장에서 매우 어려운 일이다. 허블이 처음 “측정”한 1930년대의 값과 현재 학자들 사이에 받아들여지는 값 사이에 약 10배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 그 어려움을 여실히 말해준다.  


이에 반해 우주 배경 복사에 대한 측정을 비롯한 지난 30년 사이의 우주에 대한 여러 관측들과 이를 통한 새로운 이해들은 이러한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데, 이 덕분에 우주론이라는 학문은 지난 30년 사이에 엄청난 변신을 하였다. 이러한 정확하고 믿을 수 있는 관측들은 주로, 1980년대 말 COBE를 기점으로, 2000년대 초에 전개된 WMAP, 그리고 2010년대 들어서 활동을 시작한 PLANCK라는 세 가지의 관측 위성으로 대표되지만, 그 이외에도 Boomerang이라거나 BICEP과 같은 남극에서 하는 일련의 실험, 그리고 조금 더 천문학적인 Type I 초신성 관측 등, 지난 30년 사이에 봇물을 이루고 수많은 데이터를 쏟아내고 있다.


WMAP위성은 우주탄생 직후인 400,000년 경에 방사된 빛을 측정하기 위하여 고안되었다.


이렇게 관측되는 우주 배경 복사는 조금 더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우리의 우주가 창조된 이후 약 400,000년 시점에 분포되어 있는 전자기파를 들여다보는 것에 해당하는데, 이 시기가 특별한 이유는 이때가 되어서야 우주에 떠돌던 전자와 양성자, 중성자 등이 모여서 원자를 구성하였기 때문이다. 그 이전에는 전하를 띈 입자들이 플라스마의 형태로 분포하고 있었기 때문에 빛이 직진할 수 없는 환경이었고, 따라서 이때가 되어서야 우주 공간은 빛에 대하여 투명해지게 된다. 위에 이야기하였듯, 우주는 대부분 텅 비어 있고, 이러한 WMAP을 비롯한 여러 실험이 관측한 배경 복사는 정말로 400,000년부터 지금까지 직진해온 빛들이다.  




한편, 이렇게 초기 우주에 생성된 빛들을 관측함으로써 알게 된 가장 놀라운 사실을 꼽으라면, 이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에너지에 대한 것이다.


흔히 우리가 물질이라고 인식하는, 즉 주기율표에 있는 원자들 혹은 이들을 구성하는 전자, 양성자, 혹은 중성자 등이 우주에 있는 물질의 전부라는 자연스러운 생각이 옳지 않다는 사실은, 그 이전에 이미 많은 천문학적인 관측으로 알려져 있었다. 질량이 0이 아닌 것들을, 즉 빛보다 느리게 움직이는 모든 것을 물질이라고 통칭하기로 하면, 우주에 있는 물질의 약 1/6 정도 만이 인류가 흔히 알고 있는 원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그 나머지 5/6의 정체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 역시 현재 물리학의 가장 중요한 숙제 중 하나이다.  


우주의 에너지 분포. 원자로 만들어진 5% 중에도 매우 일부 만이 빛을 내는 천체에 속한다. (Dr. Katherine J. Mack, North Carolina 대학)


우주 배경 복사를 보기 시작하면서 알게 된 가장 놀라운 사실은 현재 우주의 에너지 밀도 중, 질량을 가진 물질이 차지하는 부분은 30%에 불과하고, 나머지 70%는 소위 암흑 에너지라고 하는 질량이 없는 형태의 에너지가 차지한다는 것이다.


질량이 없다고 하면 빛이나 중력파를 생각하겠지만, 사실 이 암흑에너지는 이들과도 전혀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특히 어떤 의미에서도 입자들의 모임으로 이해할 수 없으며, 공간의 팽창이나 수축과 상관없이 항상 일정한 밀도를 유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이상한 성질은 일견 에너지 보존법칙을 위배하는 듯 보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은데, 이는 또한 21세기에 이론물리학을 전개하려는 학자들에게 매우 심오한 질문, 즉 "우주상수의 퍼즐"로 알려진 이야기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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