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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린와이 Aug 21. 2021

Hotel Peregrin



간만에 만난 NY은 테이블 건너에서 한참 동안이나

내게  얘기를 들려주고 있었지만,  시선은 자꾸만 카페 한쪽 벽에 걸린 흑백 사진의 액자로 향했다.


‘내 말 듣고 있어?’

‘어? 어…

근데 저 사진 말이야..’


가까이 이동해 들여다보는 중에 NY은,

‘나 여기를 알 것 같은데,,,’


유럽여행 패키지 인솔자로 5년간 일을 해 온 NY은

한참 생각에 빠졌지만 쉽게 기억해내지 못했다.

단서라고는 사진 속에 작게 쓰여진 

Hotel peregrin.


혹시나 하고 구글 맵스에 입력하자  세계에  10군데의 호텔 리스트가 검색됐다.


‘맞다, 여기야. 체스키 크롬루프!’

NY은 확신했다.









액자 속 사진의 작가가 서 있었을 그 자리에 서서

‘Hotel peregrin’이라 레터링  벽에 렌즈의 초점을 맞추게  ,  뒤로 2년이 지난 어느 여름이었다.








6년 동안 여행 블로그를 운영하며 참 많은 이야기를 풀어냈고, 내가 그랬듯 나의 사진과 이야기에 끌려

여행지를 결정한 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했다. 더러는 여행을 다녀온 후에까지 애써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다시  공간에 들러  글을 남기기도 했고, 작은 선물을 보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기도 했다.


거창하게 누군가의 인생이나 삶에 좋은 영향을 끼치며 살고 싶단, 혹은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단지 내가 경험한 잊지 못할 이야기들과 여행 중 마주한 경이로운 순간들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글과 사진으로 전해질 수 있다면,


누군가의 일상이 조금 더 즐겁고 행복해지는 일에

내가 아주 조금은 기여하게 되지 않을까.





- Chesky Krumlov, Cz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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