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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수은 Mar 06. 2024

그냥 걸었어.

하루 네 시간을 걷는다고 하면 공통적으로 하는 질문이 있다.

“걷는 동안 무엇을 하고 걸으세요?”

그 긴 시간 동안 음악을 듣느냐, 웹툰을 보느냐 이런저런 말들을 한다.


음악을 듣는 것도 좋아하고, 드라마를 보는 것도 좋아해서 걸을 때 종종 음악을 듣거나 드라마를 본다.

근데 그 비중을 요즘은 점차 줄이고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걷고 있다.

집중력이 약한 편인 나는 걸을 때 집중이 잘된다는 것을 알았다.


걷기를 마치고 귀가하여 방 안에 앉아 글을 쓰려고 해 보았다. 네시 간 걷고 난 후 피곤함과 발마사지기계의 유혹에 거의 매번 발마사지를 하다 잠이 들어 하루가 다 가버렸다. 그대로는 안될 거 같아서 걸을 땐 되도록 사색을 즐기며 생각나는 대로 글을 써보았는데 의외로 효율성이 좋아서 주로 걸을 땐 그냥 걷는다.


어느 책인지 정확하진 않지만 걸을 때 가장 좋은 친구는 ‘바로 나 자신’이라는 문장이 생각이 난다.

걸을 때 온갖 종류의 생각들이 스치듯 떠오르는데 예전엔 문제가 되는 생각에만 집중해서 끝이 없는 땅굴을 파고 들어갔다. 땅굴속에 빛이 거의 없듯이 내 삶에도 빛보단 어두움이 많았다.


이제는 매일 최소 한시 간이상은 밝은 태양을 보며 걷는다. 그렇게 밖에서 걷다 보니 자연이 주는 밝은 빛이 나의 삶을 비추어주어 예전보다는 땅굴을 조금덜 파고 내려간다. 나 또한 밝은 빛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오늘도 밝은 빛 속에서 걸어본다. 아침엔 조금 쌀쌀하지만 오후엔 완연한 봄이다. 지금 이 순간이 나의 가장 완연한 봄이 아닐까?

내인생의 가장 젊은날의 나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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