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 때문에 먹지 않는 추로스를
오늘은 하나 먹으리
며칠 전까지도 열었던 가게가 문을 닫았다.
간판 의자 사람 버터 향까지
모두 빠져나가고.
임대라는 종이가 붙은 문을 바라본다.
알 수 있었다면.
입안이 아닌 머릿속에서 계피향이 퍼진다.
아쉬움이 문에 붙어 실현되지 못한 달콤한 기대가 설탕처럼 녹아 문 전체가 끈적거린다.
손잡이를 돌리면서 같이 녹아내리는 나의 손.
츄러스.
설탕이 잔뜩 묻은 츄러스 대신
사전에서 알려준 밋밋한 추로스가 남았다.
필링을 아쉬움으로 가득 채운 츄러스를 잡고 야금야금 씹는다.
녹아내린 손으로.
달지 않은 추로스가 남았다.
사진 Bernhard L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