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공모전 작업일지 3
2분의 1사이즈로 모든 장면을 스케치하고, 그중 몇 장면은 채색을 했다.
원화 사이즈로 작업하기 전에 대략적인 느낌을 보기 위한 선작업이다.
오늘부터는 원화 사이즈로 본 작업을 시작한다. 물감과 붓 스케치북을 더 샀다. 크기가 큰 수채화 용지는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고 해서 물 테이프와 mdf판넬도 샀다. 스트레칭을 위해 동영상을 열심히 찾아보았다.
일정은 정해져있었기 때문에 고민은 잠깐하고 빠르게 행동해야만 했다.
동영상에서 본 대로라면 과정은 이렇다.
1. 선작업으로 mdf판넬에 무광 바니시를 발라 며칠 말린다. (나무의 부풀어 오름 방지)
2. 수채화 용지를 원화 사이즈에 맞게 재단한다.
3. 수채화 용지를 물에 10분 정도 완전히 푹 담가둔다. (동영상마다 다른데 간단히 분무기로 물을 뿌리시는
분부터 1시간 이상 담가놓는 분까지 다양하다. )
4. 수채화 용지를 물에서 꺼내어 판넬에 붙인다.
5. 한쪽 면부터 물 테이프로 붙여 고정한다. 반대쪽 면을 살짝 잡아당겨 붙인다.
6. 나머지 두 면도 물 테이프로 고정해 4면을 모두 물 테이프로 마감한다.
7. 바닥에 누여 말린다.
8. 다음날 사용한다.
스트레칭하는 방법을 찾고, 스트레칭하는 시간이 제법 들었다. 게다가 큰 사이즈에 스케치하는 것도 생각한 시간보다 오래 걸렸다. 변수가 생길 것은 당연했지만 일정을 소화시키지 못할 것 같아 두려웠다. 두려움으로 온몸이 부풀어 올랐다. 몸이 자꾸 무거워진다. 하루에 10~12시간을 잠만 잤다. 요리도 하기 싫어 시장에서 13,000원짜리 국을 사서 간신히 가족들의 저녁을 때웠다. 혼자 먹는 점심은 그냥 간단한 것을 사 먹었다. 그 외의 시간은 최대한 작업에 집중했다.
하지만 일정을 맞추지는 못했다. 우울감이 온몸을 감쌌다.
우울함은 내가 부족하다는 생각, 쓸모없는 존재가 될 것 같은 느낌에서 온다.
경험은 나라는 존재가 겪는 하나의 경험일 뿐이다.
나라는 존재와는 상관이 없다.
이 경험과 느낌은 흘러간다.
스트레칭 작업과 큰 사이즈로의 스케치 작업이 익숙해지면서 서서히 우울감도 잦아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