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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르히아이스 Apr 02. 2019

마세요


이제 그만이라고


모든 게 마지막이라고

말하지 마세요.


아직도

많은 눈물을

당신을 위해 흘릴 수 있어요.


아직도 

당신에게

해야만 할 

나의 이야기가 너무나 많아요.


묻지 마세요.


내가 잘 

지낼 수 있는지


당신 없이도

무엇하나 변한 것 없이

잘해나갈 수 있는지.


울지 마세요.


마치 모든 

아픔을 느끼는 것처럼


나만큼 아픈 것처럼


이 모든 것이 

어쩔 수 없는 것인 것처럼


어떤 어려움에도

흘렸던 적 없는 눈물로


당신이 선택한

이 슬픈 결말에

장식 같은 그 눈물로

울지 마세요.


바라보지 마세요.


한 사람의

마음이 이처럼 무너질 때

그렇게 

맑은 눈망울로

나의 눈을 바라보지 마세요.


나의 

부서진 믿음에

동정이라도 섞인

그 눈으로

바라보지 마세요.


후회하지 마세요.


떠날 수는 있어도

이 모든

기억을 되돌이킬 수는 

없어요.


기나긴 인생의

여정에

우리가 작은

흔적이라도 남겼다면

당신도 그 흔적을

찾아볼 때가 있겠지요.


하지만

떠날 수는 있어도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그날이 될 수는 없어요.


그때가 될 수는 없어요.


발자국을 따라 

다시 돌아온다고 해도

그 끝에 있는 것은

우리가 그토록

기다렸던 시간이 아니라

당신의 미래에

남을 후회뿐이에요.


모두 사라졌어요.


당신의 뒷모습만을 쫓던

소년도


소소한 기쁨에

취해있던 

우리의 젊은 시절도


그 날로써 모두 

거미줄이 치렁치렁한

그저 지난 일이 되었어요.


잊지 마세요.


다시는 

누구도

진실을 당신에게

말하지 않는다는 것을


돌아오는 그 길에

떳떳하지 못한

당신 모습만 남아


누구를 위해

강변해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모습뿐이라는 것을.


따뜻한

눈부심으로

당신을 바라볼 그 사람은

이제 없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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