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 질투 빌런 -나를 괴롭히는 나 탈출(10)

내 안의 악마 -초단편 소설 + 에세이

by Onlyness 깬 내면

"저런 멍청한 놈들이 잘 사는 꼴 보면, 속이 부글거리고 뒤집어져"


:침 떼려 해도 표정 관리 안되네

:가 차서 말도 안 나오네. 괘씸한 놈들 꼴 보자니 창자가 꼬이고


질:척이는 것들을 계속 보고 있잖니

:견이 되어버린 마음은 울그락 불그락 욕도 터져 나오려 하네...


* * *

좋은 건 뺏고 싶고, 내 거는 뺏기지 않고 싶은 마음, 네 건 내 거 내것은 당연히 내 것. 욕망의 불꽃이 타오른다. 보이지 않는 불꽃은 온몸의 세포와 정신을 태우며 스스로 괴롭힌다.


한때 잘 나가던 상필이는 쫄당 망한 신세가 됐다. 그와 반대로 자기보다 못났던 덕수 놈은 승승 장구한다. 그런 놈이 성공하는 꼴을 보자니 초라한 자기 모습에 억울한 심정까지 든다. 하필 또 자기가 좋아했던 사람을 그놈하고 사귀기까지 한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술 한잔 사고 싶다고 불러 놓고는 자기 자랑만 하다 멍청한 너는 망해도 싸다고 약 올리기까지 한다.


'개자식이 돈 좀 벌었다고 날 무시해. 책도 제대로 못 읽던 무식한 놈이... 어디 보자'

앙심을 품은 상필이는 덕수가 골목에서 오줌을 누고 있는 동안 그가 타고 온 차 문을 걷어차 찌그려 뜨렸다. 하필 차 안에서 자고 있던 강아지가 깨 시끄럽게 짖어 댄다.


"아니 이런 개새끼까지 날 약 올리네. 이런 썅"

반쯤 열린 창문으로 내민 강아지에게 화풀이를 하려다가 되려 손을 물려 피가 흘러내렸다. 열받아 눈이 돌아간 상필이는 술김에 창을 깨트리고 강아지를 잡아 길바닥에 내동댕이 쳤다. 개는 다리가 부러졌는지 낑낑거리며 일어나지를 못한다. 에라 모르겠다'하고 도망치듯 집으로 가려고 했으나, 하필 그때 덕수 놈이 볼일을 마치고 담배를 피우면서 가려던 방향에서 그 장면을 보고 말았다. 어디론가 전화를 하면서 가까이 오더니 전화를 끄지도 않은 채 한마디 한다.


"야 인마,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그 개 내 마누라가 아끼는 강아지야, 그 강아지가 얼마짜리 인지나 알아?"

"개 같은 소리 하고 있네. 결혼도 안 하고 벌써부터 마누라 타령은"

"약혼해서 같이 살기로 했으면 마누라지 뭐냐 이 자식아"

"야, 걔가 원래 나랑 사귀었던 애야. 이미 나랑 한번 잤었다고"


한참을 말도 안 되는 과거 이야기와 그녀에 대한 헌담을 뒤죽박죽 떠들고 있는데, 하필 그녀가 덕수의 전화를 받고 근처에 나타나 가로등 옆 어둠 속에서 다 듣고 있었다.


"뭐라고? 야, 너하고 내가 잠깐 친구처럼 지냈지. 언제 우리가 사귀어?" 그녀는 머리털을 세우듯 쏘아붙였다.

"......"

"하는 일이 어렵다고 하길래 좀 도와주려고 했더니, 아주 형편없는 놈이 됐구나 너?!"


술에 취한 상필이는 순식간에 술이 깨듯 정신이 돌아왔다. 그러나 이내 다시 얼어붙었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 어정쩡하게 서있다 말문이 막혀 뒤돌아 흐느적거리며 도망치듯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다음날 아침 깨어난 상필이는 지난밤 일이 그제야 꿈이 아니라 실제 사건이라는 기억들이 한꺼번에 휘몰아치듯 떠올랐다. 한순간의 감정의 지랄로 친구도 버리고, 좋아했던 사람에게 미움도 사고, 강아지와 차까지 화풀이한 멍청한 자기 모습은 영화 속 빌런처럼 느껴졌다.


'아, 내 안의 그림자 악마에게 완전히 당했군'


+ + + ++


생각과 감정에 끌려간 시기 질투는 악마가 되어, 스스로 괴롭히고 주변까지 전염시킨다. 내 안에서 일어난 빌런을 알아채지 못하면 큰 화를 입을 수 있다. 감정 악마가 바로 꿈틀거리며 깨어나 조절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더구나 감정 조절이 잘 안 되는 술은 악마에게 좋은 먹잇감이 된다. 에너지를 먹은 악마는 생각지도 못했던 감정들로 태어나 타인의 고통을 즐기기도 한다. 종교보다 무서운 비교는 배가 아프다 못해 심리가 비비 꼬인다. 봉인시켜 버린 줄 알았던 악마가 더 크게 폭발할 수 있다. 때로는 죽이려 해도 도저히 감당이 안될 정도로 사정없이 튀어나온다.


이 모든 것은 외부에서 연결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결국 마음에서 일어나는 악마 같은 감정들이다. 악마가 잘못해서 밖으로 표출되면 사건 사고까지 줄줄이 연출될 수 있다. 그러므로 악마의 행동을 잘 보호관찰할 필요가 있다. 또는 악마를 시기 질투하는 용도로 쓰기보다는 내가 부족해 성장하는 발판으로 삼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부러우면 나도 시도해 본다는 마음으로 관심 갖고 싶은 마음을 나를 발전시키는 동력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렇지 않고 잘못 놔두면 인생 파산이 될 수도 있다.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감정 빌런을 언제까지 잠재의식에 봉인시킬 수는 없다. 튀어나온 놈을 그러려니 하거나, 마음을 바꿔 남을 끌어내리기보다 내가 도약하는 방향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 같지만 그래도 잘 길들이면 동반자가 될 수 있기에 스스로 괴롭힐 일을 줄여 도움이 되게 해 보자. 무서운 감정의 악마를 다스리기 쉽지는 않겠지마는...... 그럼에도 하다 보면 될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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